
<세상을 바꾸는 힘 – 희망을 심은 20인>(백경학 지음, 문학동네, 2025)은 푸르메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 동안 ‘희망의 동반자’로 함께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헌사이자 기록이다. 이 책은 재단 설립을 이끌어온 백경학 상임대표가 직접 쓴 글로, 소설가 박완서, 김성수 성공회 주교, 강지원 변호사, 넥슨 창업자 고 김정주 대표, 가수 션, 시인 정호승, 이지선 이화여대 교수,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고 노무라 모토유키 등 20명의 이름을 통해 ‘선한 영향력’이 만들어낸 기적의 과정을 보여준다.
책은 3개 파트로 나뉜다. 1부 ‘희망의 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재단이 태동하던 초창기, 아무도 길을 내지 않았던 곳에 묵묵히 씨앗을 심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장애 아동과 가족을 위해 함께한 이들의 용기와 헌신이 소개된다. 박완서 작가는 재단의 첫 기부자로 참여했고, 이지선 교수는 화상 사고 후의 삶을 희망의 메시지로 바꾸어 수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2부 ‘우리 모두가 기적입니다’는 푸르메재단이 추진한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시민 기부 캠페인, 마라톤 모금 운동 등 실제 변화를 만들어낸 연대의 기록이다. 가수 션이 마라톤 완주로 모금 운동을 이끈 이야기, 초등학생이 장난감을 팔아 기부한 사례, 시민 수만 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정성이 병원 건립으로 이어진 과정이 생생히 그려진다. 저자는 “기적은 몇몇의 영웅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일상의 합작품”임을 강조한다.
3부 ‘인생은 농사와 다르지 않습니다’는 재단이 추구하는 나눔의 지속성과 자립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장애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스마트팜과 재활농장 설립, 농지 4천 평을 기부한 부부의 사연 등, 나눔이 단지 돕는 행위를 넘어 함께 일구는 공동체의 삶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백경학 상임이사는 나눔을 “농사처럼 시간과 정성을 들여 결실을 맺는 일”이라 정의하며, 사회적 가치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로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단순한 기부 사례집이 아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선한 결심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 연결이 다시 사회의 구조를 바꾸는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인간학적’ 기록이다. 작은 손길이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킨 지난 20년의 여정을 통해, 독자는 “나도 세상을 바꾸는 한 사람일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얻게 된다.
푸르메재단은 이제 스무 살 청년이 됐다. 백경학 저자는 책 마지막에서 “우리는 이제 마라톤의 10킬로미터 지점을 지났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포기하지 않고 함께 달리면 반드시 결승점이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그 길 위에서 함께 뛰어온 이들과 앞으로 함께 걸어갈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응원의 편지다.
한편 세상을 바꾸는 힘을 보탠 이들로 책에 등장하는 20인은 다음과 같다. 고 박완서 작가,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이철재 전 쿼드디멘션스 대표, 이지선 이화여대 교수, 정호승 시인, 강지원 변호사, 고 김정주 넥슨 대표, 션(가수)·정혜영(배우) 부부, 이해인 수녀, 고 권오록 할아버지, 조무제 전 대법관,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 김주영 변호사, 장춘순 여사,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고 노무라 모토유키 할아버지, 이금희 아나운서, 황보태조 선생님, 원택 스님, 민정기 화백.
아래는 백경학 상임이사가 페이스북에 ‘새 책이 나왔습니다’란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올해 푸르메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큰 희망을 주신 분들을 꼽아봤습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과 김성수 주교님, 강지원 변호사님을 비롯해 김정주 넥슨 대표님, 가수 션 씨, 이지선 교수, 시인 정호승 선생님, 박점식 회장님, 이정모 관장님 등 모두 스무분입니다. 물론 20년 동안 푸르메재단을 믿고 정성을 모아주신 기부자와 시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프레시안에 연재해온 이야기를 정리해 문학동네에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책은 푸르메재단에 은인이 되어준 분들께 바치는 헌사입니다.

재단 홍보대사인 이지선 이화여대 교수가 7시간 44분이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뉴욕마라톤을 완주한 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달렸더니 마침내 결승점이 보이더라고요”라고 한 말이 생각납니다.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푸르메재단은 이제 10킬로미터를 통과한 스무살 청년입니다. 열심히 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