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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비쉬누 고탐 ‘라이징네팔’ 편집장] 네팔 정국이 단 이틀 만에 격변했다. 정부의 소셜미디어 전면 차단에서 비롯된 시위가 전국적인 봉기로 확산됐다. 이번 시위의 주도세력은 이른바 Z세대(26세 이하 청년)다.K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는 청년들의 부패 척결과 소셜미디어 차단 해제 요구를 외면한 채 강경 진압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최소 21명이 숨졌다. 이는 전국적인 분노를 촉발했고, 학생과 시민들은 정부 기관과 정치인들의 관저, 대통령궁까지 불태우며 저항에 나섰다. 네팔은 관공서와 공항 등 주요 인프라가 봉쇄된 상태지만, 시위대는 비폭력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기 직전인 월요일 8일까지만 해도 의회 3분의2를 장악한 네팔회의당과 네팔공산당 연립정부는 철옹성과 같은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9일 화요일 정부청사인 싱하두르바르와 대법원, 국회의사당이 불길에 휩싸이며 이들은 허무하게 몰락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라메시 레카크 내무장관이 사임했지만, 올리 총리는 각료들에게 사퇴하지 말 것을 지시하며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9일 올리 총리도 결국 사임을 표하며 내각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올리 현 총리와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푸쉬파 카말 다할 등 전직 총리들, 그리고 네팔 고위층은 군부대로 몸을 숨긴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 중 데우바 전 총리와 외무장관 부부는 분노한 군중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10일 새벽, 네팔 군은 수도 카트만두를 장악하며 진화에 나섰다. 현재 네팔 군과 Z세대 대표들은 6개월 안에 치러질 총선 직전까지 정국을 수습할 임시 총리와 정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의회가 공식적으로 해산되진 않았으나, 정치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합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가장 유력한 임시총리로 꼽히고 있으며, 발렌 샤 카트만두 시장과 하르카 삼팡 다란 시장도 후보군에 올라와 있다. 다만 차기 지도자를 두고 Z세대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봐 온 네팔의 한 유력 언론인은 “정부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국가의 체제 자체가 붕괴됐다. 경찰서와 마트, 카트만두의 명물인 케이블카까지 거의 모든 것이 전소됐다”는 말을 남겼다. 내전을 딛고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헌법을 제정하고 국가를 재건해 왔던 네팔이 다시 한번 중대한 기로에 올라섰다.
이번 봉기의 핵심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기성 정치 체제에 대한 저항이다. 임시 지도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네팔은 새로운 민주주의와 개혁을 맞이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도 있다. 전 세계가 위기와 재건의 갈림길에 선 네팔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엔 영어판: Nepal’s Political Order Overturned in Just Two Days by Gen Z – THE A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نيپال، جتي جين زي ھلچل سياسي سرشتي کي ٻن ڏينھن اندر اُٿلائي ڇڏيو – THE AsiaN_Sind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