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칼럼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이것이 자유를 향한 핵심 질문

모든 걸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욕망이 만들어낸 망상입니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자기 마음대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능력이 과연 능력일까요? 그는 술을 거부할 능력이 없어서 술을 마음대로 마실 뿐입니다. 선악과를 먹은 인간은 알코올 중독자와도 같습니다. 선을 선택할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따라서 ‘내 마음대로’란 ‘내 욕망의 노예처럼’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습니다.-본문에서. 사진은 미켈란젤로가 1509년 그린 ‘타락과 낙원에서의 추방’(The fall and expulsion from paradise)


빌립보서 4장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하나님 안에 있으면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지 않나요? 하나님 눈치가 보여서 못 하는 일이 있습니다. 성경에는 우리가 하면 안 되는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입니다.

바울은 지금 하나님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로마의 감옥에 갇히기까지 한 상황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감옥은 죄수에게 기본적인 음식조차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외부의 후원이 끊기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철저히 무력한 상태였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누가 보면 정신승리가 오진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울이 사용한 ‘할 수 있다’의 헬라어 동사 ‘이스큐오’(ischuō)는 ‘버티어 내다’, ‘이겨내다’, ‘감당하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이 구절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모든 걸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욕망이 만들어낸 망상입니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자기 마음대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능력이 과연 능력일까요? 그는 술을 거부할 능력이 없어서 술을 마음대로 마실 뿐입니다.

선악과를 먹은 인간은 알코올 중독자와도 같습니다. 선을 선택할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따라서 ‘내 마음대로’란 ‘내 욕망의 노예처럼’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악을 선택하는 능력은 무능력입니다. 무능해서 악을 선택합니다. 선을 선택할 능력이 없어서 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악인들의 꾀”는 영리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 좋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이자 무식입니다.

욕망이 시키는 대로 반응하는 것은 짐승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요?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것이 자유를 향한 핵심 질문입니다.

“네가 너를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하고”(막 15:30) 예수님은 끝까지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셨습니다. 끝까지 자유로우셨습니다.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감당하셨습니다.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 4:12)

주 안에 있으면 모든 상황 속에서 자유를 배웁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을 자유 말입니다. 그 자유야말로 선을 선택할 수 있는 진정한 능력입니다.

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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