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꿀벌’ 김시림

온몸을 활처럼 구부리고
제 몸보다 작은 배청채 장다리꽃 화분을
모으고 있는 꿀벌
빠른 입놀림으로 종아리마디 꽃가루 통을
채울 때마다
통째로 몸이 휘는
장다리꽃 노란 꽃송이들
삼십여 년 이 나라 저 나라
산업플랜트 화학 정유공장
거미줄 같은 배관을
설계하고 있는 남편
이 아침
둥그렇게 몸을 구부려 신발을 신고
출근하는
내 언덕
온몸을 활처럼 구부리고
제 몸보다 작은 배청채 장다리꽃 화분을
모으고 있는 꿀벌
빠른 입놀림으로 종아리마디 꽃가루 통을
채울 때마다
통째로 몸이 휘는
장다리꽃 노란 꽃송이들
삼십여 년 이 나라 저 나라
산업플랜트 화학 정유공장
거미줄 같은 배관을
설계하고 있는 남편
이 아침
둥그렇게 몸을 구부려 신발을 신고
출근하는
내 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