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옛 그길’ 김영관

졸졸졸 흐르던 시커먼 냇가 옆에
여럿이 모여 앉아 무수한 이야기들
아이들 물장구에 어른들 술판 한상
아이들 요란스러운 물장구 끝이 없네
시냇물 속으로 보이던 쓰레기들
오늘도 시끌벅적 물장구 난리법석
흙탕물 사이사이 떠올라 흐르네
그때는 몰랐지, 그게 더럽단 걸
이제는 다리 놓인 반 나뉜 냇가
맑아진 물 사이로 딱딱한 길 지나고
하늘빛 가려버린 높은 아파트
커다란 회색빛 고가도로가 덮어버린
그 옛길, 자연스레 추억이 되어버린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