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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석의 신쾌도난마] 트럼프 ‘뻘짓’ 2종 세트, 서민 또 죽여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두 가지 정책-외국 영화에 대한 100% 관세 부과와 알카트라즈 감옥 재개장 계획-은 그 상징성과 파급력 면에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백인 중산층과 보수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실질적 효과와 타당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미국 영화 산업을 보호하고, 외국의 인센티브로 인해 해외로 이전하는 제작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외국 영화가 미국에 대한 선전과 프로파간다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미국 영화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영화 산업에서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226억 달러의 수출 수익을 기록했다. 또한 현대 영화 제작은 다국적 협업이 일반적이어서, 관세 부과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더욱이 이러한 관세는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 영화의 가격 상승은 물론, 미국 영화 제작사들도 해외에서 촬영한 경우 관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전반적인 제작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관람료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만에 위치한 알카트라즈 감옥을 재개장해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수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법과 질서 강화 차원에서 연쇄 범죄자, 강력범 수감 전용 교도소로 알카트라즈를 다시 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알카트라즈 감옥은 1963년, 높은 유지비용과 시설 노후화로 폐쇄됐고, 지금은 연간 15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립공원이자 관광 명소다. 샌프란시스코 부두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이 바위섬은 영화 <더 록>의 배경이자 지역 소상공인과 여행업계의 주요 생계 기반이다.

이곳을 다시 흉악범 수용 교도소로 바꾼다면 수많은 영세 관광 상인들의 생계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실질적 범죄 예방 효과도 불확실한, 상징적 조치를 위해 지역 경제를 희생하는 셈이다.

게다가 트럼프의 이런 접근은 미국 사법 제도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엔 이민자들을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하겠다는 발언도 했는데, 이는 법의 심사와 판결 과정을 무시하는 위험한 포퓰리즘적 접근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들은 정치적 상징성에 치우친 행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백인 보수층의 감정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그 여파는 고스란히 문화산업과 지역 서민에게 전가된다. 오히려 문화 다양성과 법치주의, 지역 경제를 훼손하는 자충수가 될 공산이 크다.

정책은 강한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효성과 현실성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근거와 책임 있는 실행은 퍼포먼스와는 다르다. 트럼프의 이번 ‘2종 세트’는 단지 서민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뻘짓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윤재석

'조국 근대화의 주역들' 저자, 傳奇叟(이야기꾼), '국민일보' 논설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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