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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환경문제 취재 언론인 30명 피살…인도·필리핀·캄보디아·브라질”


2022년 아마존에서 살해된 영국 언론인 돔 필립스와 브라질 원주민 활동가 브루노 페레이라

국경없는 기자회 “환경파괴 취재 언론인 보호는 기후 대응의 출발점”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의 안전이 지구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RSF는 각국 정부가 ‘정보 접근권’을 기후 대응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RSF는 “신뢰할 수 있는 독립 정보는 기후 위기 대응의 필수 조건이며, 이를 전달하는 언론인을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10년간 환경 문제를 취재하다 살해된 언론인만 30명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는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2022년 아마존에서 살해된 영국 언론인 돔 필립스와 브라질 원주민 활동가 브루노 페레이라의 사건은 대표적 사례다.

살해뿐 아니라 협박, 장비 파손, 임의 구속, 온라인 괴롭힘 등 다양한 방식의 억압이 지속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금광 시위를 취재한 기자가 ‘외화 밀수’ 혐의로 구속됐고, 유럽에서도 독립 탐사 매체 기자들이 장비 훼손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에서는 최근 2년간 85건의 언론자유 침해가 보고됐다.

RSF는 특히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남미를 언론인에게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지목했다. 인도에서는 최근 10년간 살해된 언론인 중 절반이 환경 문제를 취재하던 중이었다. RSF는 “저널리즘도 불타고 있는 아마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언론인을 위한 보호 제도와 처벌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후 위기를 둘러싼 허위 정보 확산도 심각한 문제다. RSF와 정보와 민주주의 포럼은 과학적 합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정치·경제 세력이 실질적 기후 행동을 저지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독립 언론의 강화와 플랫폼 규제의 투명성을 함께 요구했다.

RSF는 “기후 대응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서 시작되며, 그 정보는 목숨 걸고 진실을 추적하는 언론인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이들의 안전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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