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사·계열사·협회, 수신료 통합징수법 국회 재의결 통과 결의대회
“품격 있는 콘텐츠 제작으로 수신료 가치 증명할 것”

KBS 노사가 17일 아침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냈다. KBS 노사는 이날 아침 박장범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500여명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계단에 모여 수신료 결합징수를 핵심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의 국회 재의결 통과를 촉구하는 전 사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신료 결합징수는 공영방송 재원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박장범 KBS 사장은 “지난 31년 동안 우리는 수신료의 고마움을 잊고 살았다. 우리가 경영을 어떻게 하든, 방송을 어떻게 하든, 수신료는 당연히 들어오는 돈이라고 오만하게 생각했다”면서 “수신료 분리 고지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뼈저리게 반성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특히 “KBS는 그동안 많은 중소 제작사들과 협업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으며, 수신료는 이러한 방송 제작 생태계의 풀뿌리를 지탱해 온 든든한 재원이었다”라면서 “통합징수를 통해 재원이 안정화돼야 KBS가 한국 방송제작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수신료 통합징수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면서 더욱더 품격 있고 신뢰받는 콘텐츠를 통해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모든 KBS인들과 함께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박영춘 KBS 수신료국장은 “지난해 7월 수신료 분리고지가 시행된 후 연간 700억원 이상의 미납금이 발생했다”며 월 수신료 2500원의 최대 28%가 징수비용으로 소모되면서 4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의대회에는 KBS 직원 가운데 막내 기수인 영상제작국 소속 김채근씨가 직원 대표로 참석해 “수신료는 ‘제대로 일하는’ 공영방송을 위한 토양”이라며 “국민이 우리에게 준 ‘공영성’이라는 책임감의 무게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KBS 계열사인 KBS비즈니스, KBS미디어, KBS아트비전, KBSN, KBS미디어텍, KBS시큐리티, 몬스터유니온의 임직원과 KBS노동조합, KBS같이노조, KBS공영노조와 기술인협회, 영상제작인협회 등 분야별, 부문별 노사 등이 망라해 동참했다.
TV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결합해 징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지난 1월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방송법 개정안은 17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