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에 ‘적막대 어덕유심(賊莫大於德有心)’이라 는 말이 나온다. 유심으로 덕을 베푸는 것보다 더 큰 적은 없다는 뜻이다. 수많은 경전들 말씀도 장자나 노자와 다르지 않다. 시인만큼의 감성으로 사람과 자연을 대하는 것도 훌륭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높고 깊은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 경전들의 가르침이고 지금은 그것이 요청되는 시대다.
그 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 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씻어 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같은 시를 조금 바꾸면 수행자의 시가 된다.
나 ?는
아무개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을 때
나는 조용히 그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왔다
아무도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도
나는 묵묵히 무릎을 꿇고
그를 위해 기도하였다
그가 그의 험난한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나는 가만히 그의 곁에 누워 그의 죽음이 되어 주었다
아무도 그의 주검을 씻어 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나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그를 씻어 주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그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그를 기다리는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