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장쩌민 탄생 100주년 맞아 대대적 기념
– 중국이 장쩌민 전 국가주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대회를 열고 그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에 나섬. 12일 홍콩 명보와 싱가포르 연합조보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장 전 주석의 탄생 100주년인 오는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념대회를 개최할 예정. 각계 인사 수천 명이 참석하는 기념대회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음.
– 중국에서 전직 최고지도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 명보는 장 전 주석이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류사오치, 주더, 덩샤오핑, 천윈에 이어 탄생 100주년 기념대회가 열리는 일곱 번째 지도자가 될 것으로 전망. 중국 관영매체도 장 전 주석의 생애와 업적을 집중 조명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음. 중국중앙TV(CCTV)는 전날 오후 장 전 주석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장쩌민’ 1·2부를 연속 방송.
– 장 전 주석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열림. 세미나에는 중국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해 연설할 예정. 장 전 주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도 발행될 것으로 알려졌음.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은 지난달 장 전 주석의 고향인 장쑤성 양저우에 있는 그의 옛집을 애국주의 교육 시범기지로 지정하기도 했음.
– 1926년 8월 17일 태어난 장 전 주석은 1989년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올랐음. 2002년 당 총서기에서 물러났고 2004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도 내려놓았음. 2022년 11월 30일 상하이에서 96세를 일기로 사망. 중국이 장 전 주석 탄생 100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것은 그의 역사적 공헌을 평가하는 동시에 현 지도부의 권위를 강조하고 당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옴.
– 커우젠원 대만 정치대 정치학과·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연합조보에 “장쩌민의 장례식 격식이 덩샤오핑 사망 당시와 비슷했던 만큼 올해 기념행사도 2004년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 그는 최근 중국에서 고위 간부와 군 장성들이 잇따라 낙마한 상황을 거론하며 “이 시점에 장쩌민을 높은 수준으로 기념하는 것은 역사를 계승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 지도부의 통치 이념을 부각해 일정 부분 당내 인심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
2. 중국, 태평양 정상회의 대만 참석에 “하나의 중국 준수해야”
– 태평양 도서국과 호주·뉴질랜드 등 18개국의 모임인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이 이달 말 열리는 정상회의에 대만을 초청하기로 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라며 반발. 1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기자 문답 형식의 발표문에서 “중국 대만 지역의 국제기구 활동 참여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음. 이어 “이는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가 확인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공감대”라고 주장.
– 앞서 배런 와카 PIF 사무총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대만은 매우 중요한 개발 협력 파트너”라며 대만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음. 대만은 고위급 대표단을 구성해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음. PIF에서 대만의 참여 문제는 중국과 대만의 외교전이 맞물리면서 민감한 현안으로 떠올랐음. PIF는 지난해에도 대만을 정상회의에 초청하려 했으나 개최국 솔로몬제도가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반대하면서 무산. 반면 올해 정상회의는 대만의 12개 수교국 가운데 하나인 팔라우에서 열리면서 대만 참석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음.
– 남태평양은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을 잇는 주요 해상 교통로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해저 자원과 수산 자원도 풍부해 지정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 전통적으로 미국과 호주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지만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경제 지원 등을 앞세워 태평양 도서국과의 관계를 빠르게 확대해왔음.
– 이 과정에서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던 태평양 도서국들이 잇따라 중국과 수교하면서 역내 외교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났음.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는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으며, 나우루도 2024년 대만과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 이에 따라 현재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태평양 도서국은 팔라우, 마셜제도, 투발루 등 3개국으로 줄었음.
3. 일본, 외자 유치로 ‘반도체 패권’ 재현 총력
– 일본 정부의 파격적인 보조금 지원 정책에 힘입어 대만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일 투자 규모가 2021년 이후 6조엔(약 53조3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음. 과거 반도체 패권을 쥐었다 몰락했던 일본이 외자를 고리로 생산 기반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
–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전날 소니그룹과 함께 구마모토현에 이미지 센서 양산을 위한 7천470억엔대 투자를 공식 발표. 이에 앞서 진행된 TSMC의 구마모토 1·2공장 관련 투자액만 3조엔을 넘음. 미국 마이크론도 히로시마 공장에 1조5천억엔을 투입해 최첨단 D램 생산 라인을 구축하며, 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 역시 도야마현 등에 6천억엔 규모의 투자를 진행.
– NEC,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등의 활약으로 1980년대 후반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던 일본은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한국과 대만에 주도권을 내줬고, 그 결과 2010년대에는 점유율이 10%대로 추락. 이에 일본 정부는 외자 유치와 함께 자국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설비 증설,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 양산 추진 등 생태계 복원에 사활을 걸고 있음.
– 다만 한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800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를 추진하고, 미국이 거대 빅테크 수요를 앞세워 막대한 외자를 흡수하는 것에 비하면 일본의 투자 규모는 여전히 열세. 그런 만큼 일본 반도체 산업이 부활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 생산 기지 유치를 넘어 반도체 설계 기업과 국내 수요처를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
4.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 후보로 수석부총재 지명
–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둔 중앙은행(BI) 총재가 최근 돌연 사임한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여성 중앙은행 총재가 나올 전망. 1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프라세티요 하디 인도네시아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현재 BI 총재 대행을 맡고 있는 데스트리 다마얀티(62) 수석 부총재를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고 밝혔음. 다만 신임 BI 총재가 페리 와르지요 전 총재의 잔여 임기 2년을 채울지, 아니면 새로 5년 임기를 시작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음.
– 2019년부터 수석 부총재를 맡은 데스트리 부총재는 지난달 25일 페리 전 총재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놓고 갑자기 사임한 뒤 총재 대행을 맡았음.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이 여러 명의 BI 총재 후보자를 지명하면 의회 심사를 거쳐 이들 중 한 명만 승인받아 총재로 임명. 그러나 이번에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데스트리 부총재만 후보로 지명하면서 이변이 없는 한 그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BI 총재가 될 전망. 2008년 이후 인도네시아 의회가 대통령이 지명한 BI 총재 후보를 거부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음.
– 경제학자 출신인 데스트리 부총재는 과거에 씨티은행과 인도네시아 국영은행인 만디리 은행 등지에서 근무했으며 BI에 합류하기 전인 2015∼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예금보험공사 이사회에서 위원을 역임. 전문가들은 그가 금융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올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가 급락한 상황에서 통화 정책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 싱가포르 DBS 은행 소속 경제학자인 라디카 라오는 “데스트리 부총재가 BI와 국내 금융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고려하면 그의 지명은 시장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
– 인도네시아 트리메가 증권 소속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파크룰 풀비안은 “(데스트리 수석 부총재는) 실용적이고 안정 지향적”이라면서도 “성장 지향적 인상도 가진 정책 입안자”라고 평가. 다만 페리 전 총재가 정책 의견 차이 등으로 프라보워 대통령과 대립한 뒤 돌연 사퇴하면서 그는 BI의 독립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음. 앞서 소식통들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공격적인 경제 성장을 원했지만, 페리 전 총재는 통화와 금융 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음.
5. 베트남, 첫 민간위성 내년 발사
– 베트남 대기업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손잡고 첫 민간위성을 내년에 발사. 12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대기업 빈그룹의 항공우주 자회사인 빈스페이스는 스페이스X와 위성 발사 계약을 맺었다고 전날 밝혔음.
– 빈스페이스는 성명에서 자사의 “위성이 내년에 스페이스X의 ‘트랜스포터’를 통해 공동 발사될 예정”이라고 설명. 트랜스포터는 여러 고객사의 위성을 한 로켓에 함께 실어 발사하고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 빈스페이스는 자사가 직접 위성 연구와 개발뿐만 아니라 제조와 궤도 운영까지 담당한다고 설명.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가 위성 설계부터 제조, 조립, 시험, 발사 등 우주산업 전반에 걸친 역량을 구축해 종합 항공우주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자사 전략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음.
– 빈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초기 자본금 3천억동(약 162억원)으로 설립됐으며 베트남의 유일한 민간 우주 기업. 베트남 최고 부자로 대기업 빈그룹 설립자인 팜 녓 브엉 회장이 빈스페이스의 지분 절반 이상을 갖고 있음. 부 쫑 투 빈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와의 이번 계약은 베트남의 우주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고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베트남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빈스페이스의 장기 전략이자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음.
– 베트남은 과거 수십 년 동안 항공우주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려고 시도했으나 아직은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음. 베트남은 지난 3월 하노이에 대규모 우주 과학기술 센터를 열었으며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중견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
6. ‘물 부족’ 중앙아시아, 시르다리야강 계측 시스템 구축 합의
–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역내를 관통하는 시르다리야강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자동 수량계측 시스템 구축에 합의. 11일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 대표들은 최근 카자흐스탄 남부 투르키스탄주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무진은 다음달 말까지 구성될 전망.
– 합의는 옛소련 시절 구성된 중앙아시아 5개국 협의체인 ‘국가간수자원조정위원회'(ICWC) 회의에서 이뤄졌는데, 기후 변화로 시르다리야강 수량 부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갈등 대신 협력을 선택함으로써 수자원 외교의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 길이 2천200여㎞인 시르다리야강은 나린강과 카라 다리야강의 합류 지점인 페르가나 계곡에서 형성돼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지나 북아랄해에 유입.
– 나린강은 키르기스스탄에서 발원하기 때문에 이들 4개국이 시르다리야강 관리를 맡고 있음. 시르다리야강 수량은 주로 농업지역에 공급되고 일부는 수력발전에 쓰임. 강물 이용과 관련해 공유국들 간 이해관계가 늘 일치하지는 않았음. 강물은 상류지역에선 수력발전, 하류지역에서는 여름철 농작물 재배에 이용되면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음. 따라서 정확한 수량 계측과 시의적절한 자료 공유는 강물의 효율적 이용에 큰 도움이 됨.
– 시르다리야강과 함께 대표적인 중앙아시아 강인 아무다리야강을 비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관련국들은 그동안 큰 경제적 손실을 봤음. 세계은행은 경제적 손실이 연간 45억달러(약 6조4천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음. 이런 점을 고려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각각 국내 시르다리야강 유역에 자동수량계측소를 5개씩 구축하고 있음. 이번 투르키스탄주 회의에서 양국은 계측소 구축을 위한 무상원조 자금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이 시스템을 유역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
– 앞서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타지키스탄의 바흐리 토지크 저수지에 대한 여름철 운영 일정에 합의한 바 있음. 상류국가 타지키스탄이 여름에 저수를 방류해야 하류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가뭄을 겪지 않고 목화 등 농작물 재배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음. 중앙아시아의 양대 젖줄인 사르다리야강과 아무다리야강이 톈산산맥과 파미르고원의 빙하 융해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빙하가 옛 소련 시절에 비해 약 36% 소멸. 이 때문에 물 부족 현상은 환경문제를 넘어 국가의 안보와 에너지, 식량, 경제구조를 뒤흔드는 최대 위기로 부상.

7.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 궐석재판서 사형 선고
– ‘학살자’로 불린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게 궐석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법원은 이날 궐석 재판에서 아사드 전 대통령과 그의 남동생 마헤르, 외사촌 아테프 나지브에게 사형을 선고. 재판장은 아사드 전 대통령에 대해 “2인 이상 및 아동에 대한 계획적·의도적 살인, 고문, 무단 체포,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
– 아사드 전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무자비한 학살로 진압한 독재자. 그는 민주화 운동 진압 과정의 사회 혼란이 내전으로 번지자 반군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해 최악의 전쟁 범죄자로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왔음.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유엔(UN)의 조사에 따르면, 아사드 치하의 정부군은 내전 기간 반군 장악 지역을 공격할 때 신경작용제인 사린 가스와 염소를 무기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음. 2018년 독가스 공격 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아사드를 ‘짐승’이라고 맹비난.
– 유엔 조사관들로부터 ‘중세 시대 수준’이라고 규탄받은 포위전 전술을 포함해 반군을 향한 그의 무자비한 대응은 1980년대 부친인 하페즈 알아사드가 이슬람 반군을 진압했던 방식과 비교되기도 했음. 그러나 시리아 당국은 내전 중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해 왔고, 아사드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응을 정당화하며 스스로를 상처를 도려내는 외과 의사에 비유. 그는 2012년 의회 연설에서 “우리가 의사에게 ‘당신의 손이 피투성이가 되었소’라고 비난하겠는가? 아니면 환자를 살려준 것에 감사하겠는가?”고 반문.
– 시리아는 내전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도시들은 초토화했으며,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해외로 피난을 떠났음. 아사드 전 대통령과 그의 동생 마헤르는 2024년 12월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격한 뒤 러시아로 도피. 이후 그는 약 50만 명의 사망자를 낸 14년간의 내전 기간 저지른 범죄로 기소. 아사드 축출 후 시리아의 악명 높은 감옥에서 풀려난 수감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고문과 학대를 생생히 증언. 시리아를 방문한 한 국제 전쟁범죄 조사관은 집단 무덤에서 나온 증거들이 ‘국가가 운영한 죽음의 기계’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다고 말했음.
– 아사드 전 대통령과 함께 이날 사형 선고를 받은 외사촌 나지브는 시리아군 준장 출신으로 2011년 시리아 민중 항쟁과 내전의 도화선이 된 남부 다라주(州)의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혐의. 지난해 1월 체포된 그는 법정에 선 아사드 정권 인사 중 최고위급에 속함. 법원은 나지브에 대해 살인, 15세 미만 아동에 대한 의도적 살해, 고문치사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그의 범행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 그에게 법이 정한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을 선고한다”고 판시.
8. 미국-이란 치킨게임, 트럼프 정치역풍 vs 이란 경제붕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력한 제재와 해상 봉쇄를 동원해 이란의 굴복을 유도하고 있으나, 이란 지도부는 국가 경제를 ‘생존 체제’로 전환하며 장기전 대비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부족한 물자를 배급하고 외화 사용을 제한하는 한편 투자를 줄이고 경제적 부담의 상당 부분을 가계에 떠넘기고 있음. 다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수입품과 국가 운영에 필요한 핵심 기능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압박에 맞서 경제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음.
–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란 경제난이 심화할 것이라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미루며 버틸 수 있는 여지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음. 현재 이란을 둘러싼 긴장감은 최근 기대를 모은 협상 재개의 불씨마저 사라질 정도로 다시 높아지고 있음. 이란이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으로 기존의 종전 양해각서(MOU)보다 한층 강경한 6개 요구 사항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은 이날 대이란 해상봉쇄를 위반하려던 파나마 선적 선박에 헬리콥터 미사일을 쏴 무력화.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선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 이후 이란의 국부 창출 원천인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 영국의 경제분석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6월 45억달러(약 6조4천억원)에 달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액은 7월 들어 거의 ‘0’이 됐음. 이란 내부의 경제적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음. 연간 물가상승률은 80%를 넘어섰고, 닭고기와 우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190%, 150% 뛰었음.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의 경제성장률이 -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란 내 일자리 200만∼30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추산.
– 이란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응해 밀, 의약품, 분유 등 필수 물자 수입에 사용할 35억 달러(4조9천억원) 규모의 외화에 대해 대폭 보조된 환율을 적용하고 있음. 전력난에 대비해 휴일에 공장을 가동하도록 조치하는가 하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생필품 외상 구매 제도를 도입하고 식품 바우처 지급액을 인상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다는 전략이지만, 이란 내 정치 구도가 강경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타협의 여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WSJ은 지적.
– 문제는 버티기 싸움이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돌아온다는 점.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류 차단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음.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하디 카할자데 연구원은 “미국은 장기적인 경제 압박이 이란을 억누를 것으로 보고, 이란은 분쟁 장기화가 미국에 정치적 부담을 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양측 모두 상대방이 무너지는 속도를 오판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음.
9. 레바논, 중동 최초로 사형제 공식 폐지
– 레바논이 중동 국가 최초로 사형제를 전면 폐지. 레바논 의회는 11일(현지시간) 전체 128명의 의원 중 무장 정파 헤즈볼라 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과반의 찬성으로 사형제를 폐지하고 그 대체 형벌로 가중 노역(중노동)을 수반하는 종신형을 부과하는 법안을 가결 처리. 레바논 의회 의장실은 “레바논 내 사형제 폐지를 골자로 한 법안이 일부 수정안을 거쳐 최종 가결되었다”고 발다.
– 의회 표결 현장에 출석한 아델 나사르 레바논 법무부 장관은 사형제 폐지를 ‘역사적 진전’이라고 평가했고, 사형제 완전 폐지를 촉구해 온 인권 단체들도 이날 표결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했음. 지중해 연안의 소국인 레바논은 지난 2004년 1월부터 비공식적으로 사형 집행을 중단. 하지만 그 이후에도 수십 건의 사형이 선고된 바 있으며, 이들 판결은 추후 집행이 유예되거나 감형. 레바논 법무부 교정국에 따르면 2026년 1월 말 기준 레바논 내 사형수는 85명.
– 레바논 시민권리협회(LACR), 레바논 사형제 폐지 국민 캠페인, 정의와 자비 협회(AJEM) 등이 사형제 폐지 운동을 이끌어 왔음. 지난해 10월 7일 의원 7명이 의회 인권위원회에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정부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내각은 2025년 11월 20일 찬성 의견을 냈음. 이어 이 법안은 지난 2월 23일 의회 인권위원회를 시작으로 법사위원회와 합동위원회를 거쳐 이날 본회의에서 최종 승인.
– 국제앰네스티의 헤바 모라예프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사형제 폐지 결정은 레바논 인권 역사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이자 승리”라며 “정의는 돌이킬 수 없는 잔혹한 형벌이 아닌 인권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고 논평.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에서 공식적으로 사형을 폐지한 레바논 의회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제 레바논은 이 지역(중동)에서 그렇게 한 첫 국가”라고 지적하고 다른 국가들도 이런 비인도적 관행을 종식한 레바논을 따르라고 촉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