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느림보 달린다’ 김영관

느릿느릿
나는 느릿느릿 달리고 있다
최선를 다해
이마에 땀 맺힐 만큼
겉옷이 땀에 다 젖을 만큼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느림보
언제나 매우 느리지만
장소를 가리지 않고 최선를 다해
느릿느릿 달리고 있다
항상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음를 꿈꾸며
공군 복무 중이던 21살에 불의의 사고로 뇌병변을 겪은 김영관(42) 시인. 그의 시나 글 속에는 ‘최선를’ ‘있음를‘처럼 맞춤법을 벗어난 표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는 오자가 아닌, 마비된 손끝으로 세상에 지어 보인 시인의 가장 정직한 감정의 표출입니다. 느리지만 뜨거운 진심의 기록을 전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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