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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봄비’ 박인수, 파킨슨병 없는 하늘나라에서 ‘소울 콘서트’ 이어가길…

박인수 앨범

한국 최초의 솔(Soul) 가수로 불린 박인수(본명 백병종)가 지난 8월 18일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그는 오랜 세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왔고,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폐렴이 악화되며 삶을 마쳤다. 무대는 떠났지만, 하늘나라에서 ‘소울 콘서트’를 이어가길 기원한다.

1947년 평북 길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전쟁 중 어머니와 헤어진 뒤 미군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에 입양됐다. 뉴욕 할렘가에서 접한 흑인 음악은 그의 삶을 바꾸었다. 1960년대 미8군 무대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1967년 ‘신중현 사단’에 합류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1970년 그룹 ‘퀘션스’의 데뷔 앨범에 실린 ‘봄비’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봄비’, ‘나팔바지’, ‘펑크 브로드웨이’, ‘꽃과 나비’ 등 그의 노래는 솔·알앤비·사이키델릭 같은 낯선 장르를 한국에 뿌리내리게 했다. 1980년 발표한 ‘당신은 별을 보고 울어보셨나요’는 그가 헤어진 어머니와 극적으로 재회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마초 사건, 건강 악화가 겹치면서 그의 음악 인생은 짧았다. 수차례 재기를 시도하며 무대에 섰지만,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박인수를 괴롭힌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되며 발생하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65세 이상 인구의 1%에서 발견되며, 떨림·동작 느림·강직·보행 장애가 주요 증상이다. 말기에 환자의 30~40%는 치매를 겪는다. 파킨슨병 환자가 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도 이 병과 싸웠다.

폐렴은 박인수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감염을 일으켜 호흡곤란, 발열, 전신 쇠약을 가져온다. 특히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치명적이다. 폐렴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 가운데 하나다. 운동 기능 저하, 연하 곤란 등으로 기도 흡인이 발생하면서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박인수의 인생은 병마와 시련으로 얼룩졌지만, 그의 음악은 세대를 넘어 살아 있다. 봄비에 젖은 길을 노래하며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래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파킨슨병치매와 폐렴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적 질환이다. 음악인의 삶과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가 노년 질환 관리와 돌봄의 중요성을 다시금 돌아볼 때다.

‘한국 최초의 소울 가수’로 사랑받았던 고 박인수 씨가 단기기억상실증에 시달리는 투병 과정이 2012년 KBS 1TV ‘인간극장’에서 소개됐다. 사진은 30여 년 전 이혼했으나 당시 병마에 함께 맞서며 곁을 지키고 있는 복화씨.(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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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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