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문화칼럼

이란 유명가수 호마윤 ‘아디자광장 무료 공연’ 무산…당국 행정력 부재·예술 짓누르는 사회가 빚은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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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표적인 가수 호마윤
[아시아엔=푸네 네다이 이란 쇼카란매거진 편집장] 이란 유명 가수 호마윤 샤자리안이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서 기획했던 무료 콘서트가 발표 즉시 취소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예술과 정치, 그리고 여론 사이의 복잡한 긴장관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호마윤 샤자리안은 1975년 테헤란 출생의 이란 전통음악가이자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성악가다. 그는 이란의 전설적인 가수 모하마드레자 샤자리안의 아들로 타림과 가창을 배운 경력이 있다. 샤자리안은 페르시아 전통 음악과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켜 젊은 세대와 국제 무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샤자리안은 대중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하려 했으나 시간과 장소의 상징성, 시 당국의 반대, 공연 장비 반입을 허용하지 않는 강경파들의 저항 등 여러 장애물들로 인해 결국 취소됐다. 이란 문화이슬람지도부는 “이번 콘서트는 국민에게 힘을 주기 기획됐다”며 승인했지만 특히 시 당국과의 협조 부재로 광장에 장비 반입이 불허되면서 공연이 무산됐다. 이는 예술가-국민-정부기관 간의 상호 불신을 증폭시킨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취소 소식에 분노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뻐했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 시점에서 공연이 열리면 사회적 고통과 문제들을 무마시키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민감한 시기의 공연이 그릇된 문화적·정치적 메시지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열리지 않은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일부 단체와 개인들은 “우리의 반대로 콘서트가 무산됐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반면 소셜미디어와 TV채널들에서는 호마윤 샤자리안과 그의 부친 모하마드레자 샤자리안을 비난하고 모욕하는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적·개인적 앙금이 뒤섞여 거친 말들이 오가고 있다. 비난이 거세지자 호마윤 샤자리안은 “(현실의) 문제를 덮기 위해 콘서트를 기획한 것이 아니었다”고 항변했지만 경직된 사회 분위기와 엇갈린 여론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당국 역시 일관되지 않은 변명을 늘어놓으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번 사태는 이란 문화예술 당국의 행정이 국민이 기대하는 규모의 행사를 치러낼 역량을 갖추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또한 정치가 예술을 짓누르는 현실 속에서 이란 사회가 이러한 행사를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점 또한 명백해졌다.

이란의 예술과 문화를 대표하는 거장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란의 국민도, 권력자도 이러한 예술가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예술가의 어깨에 정치라는 무거운 짐을 지워서도 안된다. 무력감 빠져 있는 우리는 위대한 예술가나 운동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곤 하지만 때로는 그 기대가 지나칠 때가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

아시아엔 영어판: Failure and Ingratitude in Homayoun Shajarian’s Cancelled Concert – THE A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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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네 네다이

이란, 시인, 암루드(Amrood) 출판사 대표, 문예월간지 '쇼카란(Shokaran)' 발행인, 시집 'This Flower was brought by Gabriel'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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