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대한민국 국군, 이스라엘 군대서 배울 것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이스라엘 군은 젊다. 세계적으로 여단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먼저 사단보다는 작고 연대보다는 큰 여단이 있다. 6.25전쟁 초기 땅크 사단으로 승격되기 전의 105군부대(땅크 여단)은 7천명 수준의 사실상의 사단에 근접했다. 대부분의 유럽의 여단은 연대급이다. 대표적으로 영국에서 여단장인 brigadier는 대령 위에 있지만 장관(將官)이 아니다. 장관은 major general부터다.
영국의 위임통치 하에 있었던 이스라엘도 영국의 군제를 따랐다. 여단은 전투의 기본단위인 대대를 편조한 전술의 기본단위다. 여단장이 이스라엘 군 전력의 중추라 함은 이를 말한다. 여단장이 젊어야 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 군의 주력은 기갑부대다. 전차장들은 진격명령을 받으면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진격한다. 좌우의 전차도 반드시 자신과 같이 진격하고 있으리라고 믿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후퇴는 없다. 청년들은 마사다 요새(고대 이스라엘이 로마에 맞서 끝까지 저항했던 곳)에서의 결의를 통하여 죽음을 넘어서는 결단을 한다.
직업군인이 아닌 소위, 중위-우리의 학군 장교와 같은-는 병사와 봉급이 같다. 직업군인의 숫자는 극히 적다. 이스라엘 군은 전투기 조종사와 수송기 조종사를 별도로 양성하지 않는다. top gun에서 볼 수 있듯이 전투기 조종사는 최고의 체력과 과감성을 가져야 한다. 전투기 조종사로서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수송기 조종사로 전환한다. 전투기는 단독비행이지만 수송기는 소대, 중대를 수송할 수도 있으므로 더욱 원숙하고 노련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인력운용이다. 이스라엘의 군 운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북한공군의 주력인 MIG-19, 21은 대단히 우수한 전투기다. 문제는 훈련시간이다. 아무리 우수한 항공기도 훈련하지 않고 지상훈련만 하여서는 이불 위에서 수영을 배운다고 허우적대는 것과 같다. 북한 공군 조종사의 연평균 비행시간은 두 시간이다. 연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치명적이다. 이에 비해 우리 공군의 비행시간은 세 자리 숫자다. 북한은 중국의 관함식에 참여시킬 만한 군함이 없다. 남북한 해군의 실력은 연평해전에서 본 그대로다. 그러나 국력과 전투력이 직결된다고 하는 것은 여기까지다.
북한은 이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쓴다. 방법은 비대칭전략이다. 천안함 폭침은 한국 해군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습이었다.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정일은 일찍이 전두환의 아프리카 순방시 폭살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행 직전에 알게 된 김일성이 중지시켰다. 북한이 비동맹국가에 들인 공력이 얼마인데 외국에서 이런 일이 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랑군 테러 이후 버마는 아예 북한에 대한 국가승인을 취소해 버렸다.)
김정일의 기괴함과 포악함은 히틀러, 스탈린, 김일성을 넘어선다. 문제는 김정일, 김정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수하에서 실제로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은 정찰총국장 김영철,? 6자회담에서 미국을 번롱(?弄)하고 있는 강석주, 김계관, 이근 등이다. 만만치 않은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북한을 넘어서는 처절한 고민을 하는 간부(장관, 국장 등)가 필요하다.
대통령 혼자만으로는 절대로 안 된다. 문제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