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부 정풍 본격화···시진핑 “구쥔산 사건 철저 조사하라”
중국군 지도부가 전군(全軍)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일종의 정풍운동) 관련 주요발언을 철저히 학습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가 6일 보도했다.
이는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관들이 지난 4일 해방군보를 통해 시 주석에게 공개적으로 충성맹세를 한데 이은 것으로, 시 주석의 군에 대한 고강도 정풍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해방군보에 따르면 ‘전 군당(軍黨)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영도소조’(영도소조)는 최근 “전군과 무장경찰부대는 ‘시진핑의 당 군중노선교육활동에 관한 논술(발언 등) 요약’을 진지하게 조직학습하라”는 내용을 담은 ‘통지’를 전군에 내려 보냈다.
‘통지’는 당 간부들에 대해 시 주석 발언을 조직적이고 집중적으로 학습할 것을 지시했다.
영도소조는 군에 대한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과 관련해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의 비준을 거쳐 총 18개의 지도감독검찰조를 전군에 파견하기도 했다.
‘군중노선’은 중국공산당 탄생 초기 만들어진 하나의 실천강령으로, 모든 것을 군중을 위해서 하고 모든 것을 군중에게 의존해 처리한다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1차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에 참석, 관료주의, 형식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를 이른바 ‘사풍’(四風)으로 규정한 뒤 당에 대한 강력한 정풍운동을 추진해 왔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중국 7대군구와 공군, 제2포병부대, 무장경찰부대, 총정치부, 총참모부 등을 이끄는 사령원(사령관) 등 최고지휘관 18명은 해방군보에 시 주석이 주창한 정책 방향과 그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고문을 올리며 공개적인 충성맹세를 했다.
개혁개방 35년 이래 군 지휘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한꺼번에 입장을 발표한 것은 유례없는 일로 최근 군의 대규모 비리 사건과 앞으로 있을 군개혁 등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군 역사상 최악의 부패사건으로 거론되는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에 대한 조사를 시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신망>(財新網)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궁팡빈(公方彬) 군대건설연구부 부주임(현역 대교(大校)·준장과 대령 중간 계급)은 지난 2일 블로그에 올린 ‘구쥔산 부패사건은 무엇을 증명했는가’라는 글에서 구쥔산에 대한 사법처리는 후 전 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 전 총후근부가 후 전 주석에게 구쥔산 사건을 처음 보고하면서 ‘전근 처리’를 건의했는데 후 전 주석은 그런 인사는 어디에 보내도 골치라고 여기며 구쥔산을 처벌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궁 부주임은 특히 2012년말 후 전 주석의 모든 권력을 승계한 시 주석 역시 구쥔산 사건을 매우 중시해 10여 차례에 걸쳐 이 사건을 언급하며 철저히 조사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구쥔산에 대한 조사를 직접 지휘했다는 궁 부주임의 발언은 당 최고지도부가 군 간부들의 일탈 및 부정부패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고 고강도 군 사정작업은 결국 군에 대한 대대적인 정풍운동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당 중앙군사위 순시조는 최근 베이징(北京)군구와 지난(濟南)군구에 대한 순시업무를 완료하는 등 군에 대한 고강도 감찰을 진행 중이다
한편, 궁 부주임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대다수 ‘숫자’들이 사실에 근접한다”며 “현금, 황금, 부동산, 마오타이주, 명품시계, 상아, 호랑이가죽, 서화 등 거대한 규모의 재물이 압수된 불법소득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중에는 총후근부 기율기관이 그의 고향집 지하실에서 발견한 550상자의 마오타이주도 있다”고 덧붙였다.
궁 부주임은 구쥔산이 ‘대사’, ‘선녀’(여도사) 등을 귀빈으로 대하는 등 마르크스주의가 아닌 귀신을 신봉했고 군내에서 전권과 월권 등을 일삼았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