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격동 불구 터키경제 안정적” 국제 금융 및 언론기관 분석
터키가 정치적 격동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경제는 향후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는 중앙은행 통화위원회가 지난 1월 28일 급격하고 전폭적인 인상을 단행한 이후 2월, 3월에는 이를 동결한 결과 향후 하반기에는 현재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환율의 경우 1월의 금리인상 이후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향후에도 이 같은 안정세를 유지한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런 전망 속에서도 30일 치러지는 터키의 지방선거 및 8월의 대통령선거는 터키의 금융시장의 안정세를 흔들 수 있는 주요 변인으로 분석됐다.
28일 외환은행 이스탄불 사무소에 의하면, 터키의 1월 금리인상에 대해 세계의 주요 금융회사 및 언론사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블랙록(Blackrock)사는 지난 1월의 금리인상에 대해 “급격한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는 터키 경제를 둔화시키겠지만,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매우 유용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금리인상폭은 2~3%일 것이라는 예상을 초월하는 다소 강경한 수준”이라고 했으나, 소시에테 제네랄은 “터키가 가까스로 곤경을 면했으며, 이번 조치로 인해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도미노 효과를 멈추게 했다”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1월 금리인상 조치에 대해 다소 부정적 평가도 있다. 웰스파고는 “터키는 (금리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구조적?정치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고, 뉴욕타임스는 “금리 인상조치가 투자자를 만족시키고 중앙은행의 평판을 회복시킬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스피로 소브린 스트래티지(Spiro Sovereign Strategy)는 “성장률 하락 문제와 지방선거 및 대선 등 국가적 행사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현재와 같은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중 추가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터키는 현재의 금리를 연말까지는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에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터키는 의도적으로 ‘7일물 리포(Repo) 금리’ ‘1일물 대출금리’ ‘1일물 예금 금리’ 등 몇 가지 정책금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자칫 외부인에게 혼동을 주기도 하지만,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7일물 리포금리’가 실질적인 정책금리라고 말한 바 있다.
터키의 리라화 환율도 1월의 급진적이고 대폭적인 금리인상 이후 2월 및 3월이 경과함에 따라 안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HSBC, Garanti, ING, Ak, Goldman Sachs, 외환은행 이스탄불사무소 등은 달러당 리라화가 1사분기 2.05~2.30달러로 전망했고, 2~3사분기를 거쳐 올 연말에는 리라당 2.08~2.20달러의 안정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Goldman Sachs는 특히 “터키 경제가 높은 경상수지 적자(7.0%~7.5%/GDP), 국내소비 비중 과다(86%/GDP), 매우 낮은 저축률(13%/GDP) 등 취약성이 있으나 현재 터키의 거시경제 리스크는 1994년의 멕시코 위기, 1997년의 아시아 위기, 2001년의 터키 위기 만큼 심각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리라화의 안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작년 5월 미국 연방준비위(FED)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 논의가 시작되고, 같은 달 이스탄불 탁심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로 인해 정치적 변동성이 확대된 것을 계기로 리라화의 환율은 급락했다. 또한 작년 12월 중순부터 올해 1월 27일(금리인상 전)까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 나아가 현 터키 정부의 비리 스캔들 폭로 및 2014년 선거정국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환율의 낙폭이 증가하기도 했다.
한편 터키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로는 지방선거(3월 30일) 및 대통령 선거(8월), 총선(2015년 7월) 등 정치일정, 국제자본시장에서 터키의 해외자본 차입 여력, 터키 은행들의 건전성, 우크라이나 크림사태에 따른 영향, FED의 금리인상 가능성(2014년 4월) 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