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1인당 GDP 3000달러 ‘남아시아 최고’ 수준

홍차 생산 세계 1위…국민 65% 농업 종사

스리랑카는 경관만큼이나 매력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스리랑카는 남아시아 국가 중 소득수준이 가장 높다. 2012년 기준 1인당 GDP는 약 3000달러. 같은 남아시아의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에 비해 소득수준이 2~3배 높다. 성장속도도 매우 빠르다. 2012년 6.4%로 둔화됐지만 2011년 8.3%, 2010년 8.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2011~2012년에는 인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리랑카의 산업구조는 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선진화돼 있다. GDP 생산에서 차지하는 1차 산업 비중은 약 11%로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가장 낮고, 2차 산업비중은 30% 이상으로 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 경제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인프라는 물론 교육과 보건위생, 복지 수준 또한 높다. 스리랑카의 항만 물동량은 GDP 규모가 약 2배인 파키스탄은 물론 섬유류 수출 세계 2위 국가인 방글라데시보다도 많다. 항만시설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뿐 아니라 인도양의 중심에 있어 물류거점으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양호한 인프라, 개방정책, 정치안정 등 매력

스리랑카 정부는 수도 콜롬보를 인도양 물류의 허브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항만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은 현대건설이 수주해 마무리 공사중이다. 중국도 대규모 물류항 건설에 뛰어들었다. 도로는 넓지 않지만 포장률이나 전천후 도로 비중이 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전력 사정도 남아시아에서 가장 양호하다. 생산규모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보다 적지만 인구 대비 전력소비량이 가장 많고, 전력 손실률은 가장 낮다. 초등학교, 중등학교, 상급교육 입학률·이수율·진학률 등도 가장 높다. 독해율은 90% 이상으로 남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국립학교의 경우 대학까지 무상교육이 제공되며 전국 도처의 국립병원에서 무상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개방적인 경제정책 기조를 견지하며 안정적 정치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스리랑카 경제의 매력 포인트다. 스리랑카의 정식 국호는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공화국(Democratic Socialist Republic of Sri Lanka). 무상교육, 무상의료, 저렴한 교통요금 등 사회주의적 색채가 잔존해 있지만 사유재산 인정은 물론 경제개방, 친서방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2000년과 2005년부터 각각 발효됐다. 상대적으로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6년간 끌어온 타밀반군과의 내전이 2009년 종식돼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인프라 확충, 수입관세 인하, 각종 세금인하 등을 통해 외국인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0년 재선된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안정적인 국회의석을 바탕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정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2016년 임기까지는 물론 그 이후 연임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스리랑카는 홍차 생산 세계 1위국인 만큼 농업, 특히 플랜테이션 농업에 강하다. 포르투갈·영국 등의 식민 지배과정에서 생겨난 것이지만 인구의 약 65%가 종사하는 농업은 스리랑카의 대표 산업이다. 홍차·코코넛·고무는 물론 최근에는 계피 플랜테이션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유기농업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 섬나라의 이점을 살려 해양수산업도 적극 육성한다. 제조업은 농수산물을 가공 처리하는 업종 위주로 발달해 있다. 차·고무 관련 제조업, 가공식음료, 의류·섬유산업, 최근에는 세라믹 산업이 발달했다. 자연히 이들 산업들과 관련된 기자재 수요, 인프라 확충 등 개발과 관련된 원부자재·장비 수요가 많아 외국인들에게 수출 및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내전종식 뒤 관광객 급증…100만명 돌파

최근에는 관광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내전 종식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2010년 65만 명을 기록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근로자들이 관광업종으로 몰리면서 노동집약적 제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대형 호텔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고 있지만, 스리랑카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관광업은 미래가 밝은 대표적인 산업이다.

통신·IT 산업 또한 유망산업 중 하나다. 휴대폰 보급률은 인구 2050만 명 중 1800만 명 이상으로 90%를 넘는다. 시골과 산간벽지까지 휴대폰을 사용한다. 외국계 이동통신 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은 물론 4G 수요가 예상됨에 따라 관련 사업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스리랑카 경제는 여러 측면에서 매력적이지만 단점도 있다. 1인당 GDP규모는 약 3000달러로 남아시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작지 않지만 총 GDP가 약 6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앞으로 고성장을 계속하더라도 내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현재 2000만 명 정도인데, 인구증가율이 이미 1% 정도로 낮아져 있어 경제규모가 급속히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스리랑카 기업들이 내수보다는 수출 등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생산거점으로서 스리랑카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스리랑카의 인건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소득수준에 비해 사회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또한 영어사용권으로 상호소통은 물론 국제적인 소통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인도는 물론 인근에 중국, 동남아 등 신흥경제국과 인접해 있다. 이런 장점들을 잘 활용해 내수시장 규모를 극복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스리랑카 진출기업들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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