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태풍으로 마비…마닐라 60% 침수

마닐라만에 하루 600㎜ ‘물폭탄’…사망·실종 11명

12호 태풍 ‘짜미(Trami)’의 영향으로 필리핀 루손섬 일대에 20일 폭우가 이틀째 쏟아지면서 최소한 7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또 수도 마닐라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가운데 정부기관과 각급 학교, 외국공관, 증권거래소, 기업체들이 문을 닫는 등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며 혼란이 계속됐다.

필리핀 방재당국은 집중호우로 북부 루손섬 일대에서 적어도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으며 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시간당 30㎜ 이상 쏟아진 이날 폭우로 마닐라 주요 도로가 침수돼 차량 통행이 중단됐으며 일부지역의 강과 하천이 범람, 극심한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닐라와 주변 지역의 대피센터 등에는 수만명의 이재민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마닐라 부근의 라구나 강 주변 마을과 주변 농촌지역 곳곳에는 주민들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건물 지붕으로 긴급 대피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을 출발하는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도 상당수 운항 취소됐다.

마닐라 북동부 케손시티에서는 이날 낮 라메사 댐이 범람, 주변지역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방재당국은 이번 폭우로 마닐라 전체 면적의 60%에 해당하는 지역이 물에 잠겼다며 피해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코라손 솔리먼 사회복지장관은 이번 폭우로 루손섬 등지에서 6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며 각계의 지원을 호소했다.

과학기술부는 마닐라만 일대에 한달간 평균 강수량에 해당하는 600㎜의 비가 하루 사이에 내렸다면서 “이번 호우는 지난 2009년 마닐라 일대를 강타, 약 460명의 인명을 앗아간 태풍 ‘켓사나(Kesana)’ 상륙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 대통령궁은 이날 오전 마닐라 지역에 심각한 침수피해가 났다며 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에 다시 휴무령을 내렸다.

필리핀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을 기해 마닐라와 불라칸, 삼발레스, 카비테, 바타안, 라구나, 케손 등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향후 사흘간 더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폭우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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