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감자 26명 석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수감자 26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 교정 당국에 따르면 석방자들을 태운 버스는 이날 밤늦게 중부 아얄론 교도소를 떠났다. 이는 만일의 소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이들 대부분은 20년 이상 복역한 장기수들로, 죄목은 단순 투석 행위부터 인신매매, 폭탄테러 등 민간인을 겨냥한 살상 공격까지 다양하다.

이날 아얄론 교도소 주변에는 일부 시위대가 모여 버스를 가로막고 수감자들의 석방에 항의했고, 수도 예루살렘에서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공격에 희생된 유족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항의 집회가 열렸다.

한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는 이들을 ‘영웅’으로 맞이하는 대대적인 환영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석방 조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재개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장기 수감자 104명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3년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평화협상을 미국 정부의 중재로 지난달 말 워싱턴서 재개했다. 14일에도 협상이 예정돼 있다.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04명은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총 네 차례에 걸쳐 석방될 예정이다. 한편 14일 속개되는 평화협상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협상의 주체나 사안, 배경 등이 지난 13년간 아무런 소득 없이 흘러간 과거 협상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중동 국가들에서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정국혼란이 시리아 내전과 이집트 쿠데타 등 지속적인 유혈사태를 빚는 것 또한 이번 이·팔 협상의 걸림돌이다. 중동 지역의 안보 위협은 팔레스타인 국경 지역을 포함한 일대 이스라엘의 군사력 증강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스라엘은 요르단 계곡과 국경에 병력 배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리 만무한 만큼 협상에 대한 기대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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