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망명’ 스노든, 러시아판 ‘페북’ 일자리 제안
변호사 “스노든, 러서 집·직장 찾을것”… 러에 감사
미국 정보당국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하고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30)이 ‘러시아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로부터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러시아 최대 SNS업체인 브콘탁테의 공동 창업자 파벨 두로프(29)는 1일(현지시간) “에드워드를 (회사 본사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자신의 브콘탁테 계정에서 “그가 브콘탁테 프로그래머들의 ‘드림팀’에 합류해 준다면 기쁘겠다”며 “그가 우리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안을 다루는 업무에 관심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러시아에서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도 비견되는 인물로, 그가 공동창업한 브콘탁테는 2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행위를 폭로한 스노든은 홍콩을 거쳐 러시아로 피신,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 지난 40일간 머물렀다.
그는 미국 정부의 여권 말소조치로 공항에 발이 묶였으나, 러시아 정부가 임시 망명을 허용하면서 돌파구를 얻게 됐다.
스노든에게 법률 자문을 해온 현지 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2시께 환승 구역을 떠나 일단 한 미국인 가정집에 몸을 의탁했다.
스노든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이날 공항 바깥에 세워진 차량에 타려는 모습이 현지 뉴스전문채널 ‘라시야 24’에 포착됐다.
러시아가 허가한 임시 망명기간 1년은 무기한 연장될 수 있으며 스노든에게는 러시아 시민권을 요청할 권리도 주어진다. 그러나 외국으로 나가면 망명자 자격이 말소된다.
쿠체레나 변호사는 스노든이 지금으로서는 러시아를 떠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스노든이 러시아에서 아파트를 임대하고 직장도 잡을 생각이라며 “고도의 전문가인 그에게 기꺼이 일자리를 내주려는 기업과 개인들이 접촉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스노든은 자신을 지원해온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러시아가 국내법과 국제적 의무에 따라 망명을 허용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지난 8주간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법과 국내법에 대한 어떤 존중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하고는 “결국에는 법이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스노든의 부친 론 스노든(52)도 라시야24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긴 한 주였다. 아들을 사랑한다”며 안도감을 표했다. 쿠체레나 변호사는 현재 스노든 부자의 상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민의 절반 이상은 스노든을 ‘반역자’가 아닌 ‘내부고발자’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달 28∼31일 유권자 1468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응답자 55%가 그를 내부고발자로 여기고 있었다. 그가 반역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34%에 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