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동남아행’…경제외교·중국견제

말레이시아와 정상회담…중국 겨냥 “일방적 행동 자제해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대승을 이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5일 경제외교와 중국 견제를 테마로 해외순방을 재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전용기 편으로 동남아 3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의 첫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나집 라작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해양진출 강화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과 양국이 나란히 참가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중국을 겨냥 “모든 관련국은 (해양 영유권과 관련한) 일방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법을 준수하는 한편 자국 주장의 국제법상 근거를 명확히 해야한다”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하나되어 이 문제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나집 총리는 “우리도 같은 입장”이라며 동조했다.

두 총리는 의료 및 건강, 교육 등 분야에서의 협력 촉진 방안을 협의했다. 더불어 일본의 고속철도와 상하수도, 의료기술 등의 대 말레이시아 수출을 촉진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TPP협상과 관련, 쌀을 비롯한 주요 5개 품목을 관세철폐 유예대상으로 지정하려는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어 26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리셴룽(李顯龍) 총리와 회담한다. 더불어 싱가포르 방문일정이 겹치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만나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 등 미일동맹 현안을 협의한다.

27일에는 필리핀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회담하고서 귀국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작년 12월 취임 후 이번을 포함해 총 3차례 아세안국가를 방문하는 등 동남아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올 1월 첫 외유지로 동남아를 택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 갔었고 지난 5월에는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25일 출국 직전 하네다(羽田)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세안의 활력을 일본 경제 재생에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이번 순방의 핵심 목표가 경제외교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순방기간 최근 급증하는 동남아 관광객들의 일본 방문을 더욱 고무하기 위해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을 대상으로 일본 방문 비자의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동남아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중국 포위망 구축이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과의 해상 영유권 갈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아베 총리는 이어 내달 하순 걸프협력이사회(GCC)에 소속된 주요 산유국인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찾아 자원확보 루트를 다지고, 경제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한국, 중국과의 정상외교가 역사인식 및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성사 전망이 보이지 않자 중국포위와 경제외교를 테마로 외국방문 일정을 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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