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초등생 21명 학교급식 식중독 사망
분노한 시민들, 경찰차 부수며 이틀째 항의시위
인도에서 초등학생 21명이 학교의 무료급식을 먹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16일(현지시간) 동부 비하르주(州) 주도 파트나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사란 구역 마스라크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고 인도 언론이 17일 전했다.
이날 8세에서 11세의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밥과 기름에 튀긴 채소를 먹은 뒤 얼마나 지나지 않아 아프기 시작했다고 학교측이 밝혔다.
현재 30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위독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
주정부의 한 관계자는 채소에 살충제 성분인 인산염이 함유되거나 쌀에 인(燐) 성분이 들어 있어 사고가 났을 수 있다면서 급식 샘플 등을 확보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선 곡물을 저장하면서 인 성분이 든 방부제를 사용한다.
학교 소식통은 조리사가 학교 부엌에서 채소를 튀기면서 유독 성분이 함유된 겨자씨 기름을 사용한 게 사고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망한 학생은 모두 10세 미만이었다. 이들의 주검은 17일 오전 학교 부근 부지에 매장됐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사란 구역의 중심 도시인 차프라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사고 다음날인 17일에도 이어졌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차와 일반 자동차 창문을 부수고 경찰 부스를 넘어뜨리기도 했다.
주정부는 사고 학교의 급식 감독을 정직했다. 또 사망 학생의 가족마다 20만 루피(4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입원 학생의 치료비 일체를 부담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인도 서부 도시 푸네에서도 초등학생 130여명이 급식을 먹고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으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사결과 급식에 대장균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28개 주정부 가운데 상당수가 주립학교에 무료급식을 제공한다. 무료급식은 가난해서 학교조차 다닐 수 없는 어린이들을 학교로 이끌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인도에선 곡물, 채소, 과일, 생선류에서 약품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유창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