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남중국해 분쟁’ 쟁점

필리핀 외무 “남중국해 중국 군 증강, 평화 위협”

브루나이 반다르세리베가완에서 30일 개막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 영토 분쟁 문제가 다시 핵심 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알베르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발표문에서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이 지역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필리핀과의 분쟁 해역 2곳에 “군 함정과 준 군사 선박을 대규모로 파견하고 있다”며 “이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영토 문제는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의 단골 의제가 돼 왔으며 중국과 필리핀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남중국해 일부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도 회의를 앞두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필리핀이 중국을 계속 자극하면 역공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남중국해 영토에 대한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아세안은 남중국해 영토분쟁이 무력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분쟁 당사국 모두에 대해 구속력이 있는 ‘행동 강령'(Code of Conduct)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행동강령의 필요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는 분쟁 당사국 간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아세안 차원의 논의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간 외교 갈등을 초래한 수마트라 산불과 대기오염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는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담과 남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모두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으로 이어져 내달 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이주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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