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말레이·싱가포르에 ‘연무사태’ 사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마트라 섬 산불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최악의 연무가 발생한 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25일 유도요노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 사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형제들에게 사과한다”며 양국의 이해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이번 산불에는) 자연적 요인과 인적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의 방향 때문에 연기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집중됐다”며 산불 진화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수마트라 산불과 연무 피해를 놓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고위 관리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등 정부 간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도요노 대통령 이에 앞서 트위터에서 “이번 산불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며 “팜유농장 확대를 위해 숲에 불을 지른 기업들에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산불이 가장 심각한 수마트라 섬 리아우주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헬리콥터와 항공기를 파견, 진화와 인공강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진화에는 몇 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되는 산불로 연기가 확산하면서 수마트라 섬 내부는 물론 말라카해협 건너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짙은 연무로 대기오염도가 관측 역사상 최고치를 오르내리는 등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E.E. 망인다안 인도네시아 교통장관은 수마트라 잠비·리아우·벵쿨루주의 비행여건이 연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라며 모든 항공기는 비행 전 반드시 항공관제센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대기오염도가 건강에 위험한 수준으로 치솟은 남부 조호르 주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싱가포르 정부도 주민들에게 야외활동 자제령을 내렸다. <연합뉴스/이주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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