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중앙亞 진출 원하면 터키로 오라”

터키투자청 토프락 한국대표

터키투자청?한국 대표가?말하는 터키 매력?

한-터키 FTA가 5월 1일 발효된다. 터키를 유럽으로 본다면, 독일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EU에서 터키 가입을 주저하는 이유가 넓은 땅 덩어리와 많은 인구(7500만명)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터키는 에르도간 총리 집권 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01년 3400달러 수준이던 일인당 국민소득은 2010년 1만달러를 넘어섰다. 2010년 경제성장률은 중국 다음으로 높았다. 이 거대한 나라가 매년 5% 성장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건국 100주년 되는 2023년에는 세계 10대 경제권에 들어선다는 로드맵을 짰다.

목표 달성을 위해 터키 정부는 2007년 투자청을 개설했다. 전 세계 20개 나라에 터키 투자를 독려하는 인력이 활동 중이다. 한국의 코트라와 비슷하지만 좀 더 공격적이다.?총리 직속으로 운영되며 대다수 인력이 30대 민간 기업 출신들이다.

한국 대표인 웨이스 니오 토프락(Veyis Neo Toprak·37)씨는 서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무역회사, 방송국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국으로 말하면 청와대 무역담당 비서 정도 될 텐데, 공직 경험은 없다. 2008년 터키 정부에 스카우트됐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난 토프락 한국 대표는 “에르도간 총리는 열정을 중요시 여긴다”며 “젊은이라서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 실수도 열정이 만회해 줄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간 총리가 투자청을 직속으로 둔 이유도 젊은이들이 장관들의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의견을 올리라는 것이었다. 총리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당신들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나와 싸워야 한다. 싸우기 싫다면 월급을 줄 수 없다. 나를 계속 흥분시키는 일이 당신들의 할 일이다.’ 믿고 맡기기 때문에 열심히 일 할 수밖에 없다.”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해 터키투자청은 세계투자청협회(WAIPA) 소속 국가 중 투자실적 15위에 올랐다. 1923~2001년 터키 해외투자 유치실적은 18조원이었지만 2007년 한 해에만 22조원이었다.

“중동·아프리카·유럽·중앙아시아 진출 요충지”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투자유치 이야기로 흘러갔다. 토프락 대표는 “한국이 터키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터키 홍보(?)에 앞서 한국이 투자해야만 하는 당위성부터 거론했다.

“터키와 한국의 무역불균형이 얼마나 심한지 아는가? 한국이 터키에 45억5000만달러 수출하고 수입은 6억7000만달러에 불과하다. 무역격차를 줄이기 위해 FTA를 한다고 하지만 많이 줄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과 터키의 대표 품목이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건강한 무역은 하나를 줬을 때 하나를 받아야 가능하다. 결국 한국 기업이 터키 투자를 통해 ‘윈윈’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어떻게 ‘윈윈’할 수 있을까? 토프락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터키에 공장을 세우면 터키 입장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메이드 인 터키’ 제품이 늘어서 좋고 한국기업은 유럽, 중동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이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터키의 매력은 이렇다. △터키 한 나라만 7500만명이라는 거대 시장이다 △터키는 지난 50년간 EU 가입을 위해 사회시스템을 유럽기준에 맞췄다. △인건비가 저렴한 동유럽 국가에 비해 사람들이 열정적이고 스마트하다. △이스탄불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국가가 56개, 15억 인구다.

이런 장점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사 두 번째의 큰 지사도 이스탄불에 있다. 이곳에서 81개국을 관리한다. 토프락 대표는 “토요타자동차의 전 세계 50개 공장 중 터키 공장의 사장만 일본인이 아닌 터키 사람이다. 그 만큼 믿을 수 있다는 말이다. 토요타 관계자의 말이 ‘터키 사람들은 기술 전수 속도가 빠르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토프락 대표는 친절하고 터키를 알리는데 열정적이었다.

3억5000달러 포스코 터키 공장 유치

현재 터키에 현대차, LG전자, 삼성, 포스코 등이 진출했다. 이 가운데 포스코 투자 유치에 토프락 대표의 역할이 컸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에르도간 총리를 연결한 것도 그였다. 포스코는 터키 이즈미트시 산업공단의 포스코아산(Posco Assan)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건설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공장은 5월 가동을 시작해 매년 20만톤의 스테인리스를 생산한다.

그는 터키에서 스테인리스 생산이 안 돼 포스코에서 스테인리스를 생산하면 전량 터키내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가 힘들이지 않고 사업을 할 기반이 닦여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스테인리스의 원료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토프락 대표는 “러시아에서 원료가 나온다면 러시아에 공장을 세우는 게 더 이득일 텐데 왜 터키에 세웠을까?” 질문을 던지고 기자가 답이 없자 이렇게 말했다.

“그게 궁금해 정준양 회장께 물어봤다. 정 회장은 ‘우리가 터키 사람들과 손발이 잘 맞는다. 유럽·중동·중앙아시아의 허브란 점도 매력이었다’고 하더라.”

그는 포스코 외에 동희오토, 하이스코, 소일 등의 터키 유치도 이끌어 냈다. 요즘은 대한통운, LG화학, SK텔레콤 등의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토프락 대표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투자혜택이란 건 생크림 위 체리다. 체리에 혹해 케이크를 구입하고 빵이 맛이 없어 후회할 수 있다. 빵을 봐야 한다.” 공장부지 무료 임대 등의 혜택으로 혹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고 한국기업도 이런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는?당부였다. <글·사진=김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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