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EIU 아시아 속담여행] 우즈벡 “오래된 초폰이 편안함을 준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과 함께 ‘아시아 속담여행’을 게재합니다. 속담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 ‘초폰’…더워도 추워도 안성맞춤

‘오래된 초폰이 편안함을 준다’는?속담은 오랫동안 사용한 물건이 더 편하다는 의미다.?’장은 묵은 장맛이 좋다’ 라는 한국 속담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남자들은 전통적으로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하얀색 셔츠, 쿠일락과 낙낙한 바지를 입는다. 그 위에 초폰이라는 외투를 걸치고 돕프라는 모자를 쓴다.

초폰은 옆뿐만 아니라 앞도 길게 트인, 한복 두루마기 같은 겉옷이다. 옆을 튼 이유는 바닥에 앉기 편하고 말을 타기도 쉽기 때문이다. 길이는 다양해서 무릎 위로 올라오는 것도 있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것도 있다. 겨울에는 솜을 누빈 초폰을, 여름에는 얇은 천으로 만든 초폰을 입는다. 여름에도 초폰을 입는 이유는 40도가 넘는 강렬한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돕프와?초폰을 입은?우즈벡 남성?

초폰은 원래 의례용 옷이었다. 옛날에는 초폰을 통해 그 사람이 속한 부족이나 직업, 사는 곳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 등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주로 공단 소재의 옷을 입었던 반면, 신분이 높은 사람들은 벨벳같이 값비싼 천으로 만든 초폰을 입었다. 특히 귀족들은 금실로 수를 놓고 비단이나 벨벳으로 만든 허리띠를 둘러 입었다.

초폰은 지금도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즐겨 입는 옷이다. 전통 옷은 보통 현대 옷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함께 입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초폰은 현대에 입는 옷과도 잘 어울려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결혼식, 장례식 등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반드시 초폰을 입고 참석한다.

여자들도 초폰과 비슷한 외투를 입었는데 종류에 따라 무르삭 또는 캄줄이라고 부른다. 외투 안에는 낙낙한 바지를 입고 그 위에 일자형 원피스를 입었다. 어른들은 주로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원피스를, 젊은 여자들은 대부분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원피스를 입었다.

전통 씨름 ‘쿠라시’ 때 초폰 입기도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옷차림에서는 돕프라는 모자가 중요하다. 남자들이 쓰는 돕프는 동그란 모양이나 네모난 모양이며, 단순한 문양으로 수를 놓는다. 지금도 우즈베키스탄 남자들에게는 돕프가 필수품이다. 특히 이슬람 성원이나 결혼식, 장례식 등 중요한 행사에 갈 때는 반드시 돕프를 쓴다. 추운 겨울에는 털모자를 쓰기도 한다.

여자들은 대부분 전통 옷을 입을 때만 돕프를 쓰는 편이다. 여자들이 쓰는 돕프는 다양한 문양과 색깔로 수를 놓으면, 유리 구슬이나 금, 은 등으로 장식을 한다. 중년 여자들은 돕프를 쓰지 않고 큰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기도 한다. 스카프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것이 있는가 하면, 허리 아래까지 길게 늘어뜨리는 것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초폰을 운동복으로도 입는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씨름을 ‘쿠라시’라고 하는데, 쿠라시 선수들은 초폰을 입고 경기를 한다. 선수들이 입는 초폰은 폭이 넓고 길이가 짧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튼튼한 천으로 만들기 때문에 부상을 입을 염려도 적다. 씨름같이 격렬한 운동에 제격인 옷이다. 또한 목동들은 길고 따뜻한 초폰을 입는데, 산에서 잘 때는 이불로 사용하기도 한다.

초폰은 존중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존경의 뜻을 표현하고 싶을 때 초폰을 선물한다. 귀한 손님이나 예비 신랑과 신부의 가족들, 각족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사람들, 사회적으로 높은 업적을 세운 사람들,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초폰을 선물한다. 소년들은 친구들과 우정의 표시로 초폰을 교환하기도 한다. 초폰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참으로 뜻 깊은 선물이다.

*위 글은 대교의 출판브랜드 <꿈꾸는 달팽이> ‘다문화 속담여행’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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