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EIU 아시아 속담여행] “빵도 빵이고, 빵 부스러기도 빵이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과 함께 ‘아시아 속담여행’을 게재합니다. 속담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버려야 할 빵, 쓰레기통 아닌 가축에게
‘빵도 빵이고, 빵 부스러기도 빵이다’(Non ham non, uvog’i ham non, 논 함 논, 우보기 함 논)라는 속담은 작은 빵 부스러기라고 해서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작은 것이라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
고대에는 비단길을 따라 동서양의 다양한 문물이 곳곳으로 전파됐다. 음식 또한 예외가 아니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오쉬 역시 비단길을 타고 온 음식이다. 오늘날 오쉬는 우즈베키스탄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쉬는 팔롭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쌀과 양고기 또는 소고기를 솥에 넣고 당근, 콩, 양파, 마늘 등 다양한 채소를 섞어 기름에 볶는 볶음밥과 비슷한 요리다. 고기 대신 생선을 넣어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돼지고기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무슬림이기 때문이다.
우즈벡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을 정도로 오쉬를 좋아한다. 특히 결혼식이나 생일, 장례식 등 특별한 날 손님을 초대할 때는 반드시 오쉬를 준비한다.
보통 오쉬는 다른 음식을 모두 대접한 뒤에 마지막으로 내놓는다. 주인은 오쉬를 지름이 30cm 정도 되는 넓은 접시인 라갼에 담아 식탁에 올리고, 손님들이 함께 먹는다. 오쉬를 함께 먹는 것은 친근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에는 오쉬를 오른손으로 먹었지만, 지금은 숟가락으로 먹는다.
오쉬를 먹을 때는 아칙-추축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아칙-추측은 토마토, 양파를 소금과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한 샐러드이다.
인도 ‘난’, 우즈벡은 ‘논’??
그럼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매일 먹는 음식은 무엇일까? 바로 논이다. 논은 밀가루를 반죽해 둥글고 납작하게 구운 빵인데, 탄디르라는 진흙 화덕에서 굽는다. 탄디르에 빵을 구우면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맛이 일품이다.
논 중에서 가장 자주 먹는 것은 오비-논으로 밀가루와 물, 효모만 섞어서 구운 것이다. 이외에도 우유나 버터로 반죽하는 논, 향이 나는 풀로 만든 논 등 다양한 논이 있다.
논을 먹을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엄격한 격식이 있다. 무엇보다는 논을 칼로 잘라서는 안 된다. 자르지 않은 둥근 빵을 식탁에 올려야 하고 손으로 뜯어야 한다. 또 자른 빵은 모두 앞면이 위로 올라오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논이 땅바닥에 닿게 해서는 안 된다. 버릴 때는 쓰레기통에 버리면 안 되고, 동물들이 먹을 수 있도록 담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심지어 옛날에는 논을 옮길 때 존중의 뜻으로 머리에 이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위 글은 대교의 출판브랜드 <꿈꾸는 달팽이> ‘다문화 속담여행’에서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