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룩소르’서 열기구 폭발 19명 사망
홍콩, 일본 관광객 등 인명 피해 커
이집트의 유명 관광지에서 26일(현지시간) 열기구가 화재와 폭발로 지상으로 추락해 19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과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수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510㎞가량 떨어진 룩소르에서 비행하던 열기구가 화재와 폭발이 발생한 뒤 사탕수수밭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19명과 이집트인 1명 등 모두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외국인 관광객 2명과 열기구 조종사 1명 등 3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탑승자 가운데 일부는 열기구가 불길에 휩싸인 채 추락하는 순간 맨몸으로 기구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보안 소식통은 전했다.
현지 일간 알 아흐람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국적별 외국인 사망자는 홍콩 9명, 일본 4명, 벨기에 2명, 영국 2명, 프랑스 2명 등이다.
일부 외신은 한때 이번 열기구 관광을 주선한 여행사 직원의 말을 인용해 “열기구 탑승객은 한국, 일본, 영국 출신”이라고 전했으나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룩소르에 직원을 둔 카이로 주재 한국여행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룩소르 현지 직원으로부터 열기구 사고에 의한 한국 국적의 피해자는 없다란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한국인 피해자가 있는지 계속 확인을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카이크루즈’가 관리하는 문제의 열기구는 이집트인 1명을 포함해 모두 21명을 태운 채 룩소르 나일강 서안에서 약 300m 상공을 날 때 갑자기 폭발한 뒤 불길에 휩싸였다고 이집트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열기구 내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엔진의 열기가 풍선에 전달되면서 갑자기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관광업이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이집트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발생한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게 됐다.
룩소르에서는 2009년에도 열기구가 전화 송신장치와 충돌해 외국인 관광객 1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룩소르는 이집트에서 고대 왕들의 매장지인 ‘왕가의 계곡’으로 유명한 관광지로 새벽 시간대 이곳 상공에서 일출과 유적지를 보기 위한 열기구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