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전 세계 스쿠크 50% 이상 발행

이슬람 금융의 ABC

말레이시아가 세계 스쿠크(이슬람 채권) 발행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수쿠크 발행의 58%를 차지하는?말레이시아는 바레인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IFSB(Islamic Finaicnal Service Board)를 유치했으며, 이를 위해 2002년 Islamic Financial Service Board Act를 마련하기도 했다.

IFSB는 이슬람 금융의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기구로 2002년 11월에 설립돼 2003년 3월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했다. 현재 43개국 187개 기관이 회원으로 돼 있으며 IMF, World Bank, Asian Development Bank 등도 회원으로 돼 있다. 은행업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BCBS), 보험업의 국제보험감독자협회(IAIS)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코트라 쿠알라룸프 무역관이 15일?발표한 ‘말레이시아 이슬람 금융의 성격과 가능성’을 통해 이슬람금융의 ABC를 알아본다.

전 세계 스쿠크 발행 현황 <그래프=이코노미스트>

이슬람 금융의 3대 원칙 “사회정의, 샤리아, 위험 및 이익의 분담”????

이슬람 금융은 단순히 이윤극대화만을 추구하기보다 사회적 가치, 사회적 정의를 생각하는 금융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담배, 술, 포르노, 무기, 도박 등 비윤리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는 금융지원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또한 도박을 금지하듯이 투기성이 높은 금융제도 자체도 운영할 수 없게 돼 있어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금지돼 있다.

샤리아라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자금은 운영된다. 샤리아는 코란과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기초한 이슬람의 법률로, 샤리아가 금융제도에 적용될 때는 자금 대출 시 이자를 못 받게 한다. 샤리아는 이슬람 금융의 기본 토대가 되는 것으로 IFSB에서 이슬람 금융의 표준을 제정할 때에도 2차례의 샤리아 미팅을 거치도록 돼 있다.

위험분담-이익분담 역시 이슬람 금융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상품거래, 실물거래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위험은 금융을 지원한 사람을 포함해 모두 균등하게 나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채권자도 채무자의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는 뜻인데,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이자를 수취할 경우 채권자는 이자라는 이익만을 계속 수취하는 반면 채무자는 이자 부담뿐 아니라 사업의 성패에서 오는 리스크도 혼자 짊어져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이슬람 금융에서 이자수취를 금지하는 논리적 기반이 되고 있다.

이슬람 금융 실물자산 기반·높은 성장 잠재력 갖춰?

이슬람 금융은 원칙적으로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통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말레이시아가 전 세계 발행액의 50~70%를 차지하는 이슬람 금융 채권인 스쿠크 역시 실물에 기반한다.

일반적인 채권이 채무를 포착하는 증서임에 비해 스쿠크는 기초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하는 증서다. 스쿠크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SPE(Special Purpose Entity)라는 일종의 특수목적 회사를 세워야 한다.

이때 샤리아 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SPE를 설립한 이후에는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는 실물자산을 SPE에 매각하고 SPE는 이에 기반해 스쿠크를 발행하게 된다. 스쿠크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SPE는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에 전달한다. 이후 SPE는 실물자산을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에 임대를 하게 되고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는 SPE에 임대료 등 적정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

SPE는 이 같은 임대료를 이자 대신 수쿠크 매입자들에게 지급한다. 이상의 과정에서 보듯이 수쿠크는 건물이면 건물, 공장이면 공장 같은 실물자산을 기초로 해 자금을 조달하는 자산유동화 증권과 유사한 점이 있다.

수쿠크는 향후 높은 성장성이 예상된다. 이슬람금융의 표준을 만드는 IFSB의 최고의사결정권을 가진 Council Member 국가들을 살펴보면 방글라데시, 이집트,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UAE 등으로서 대형 인프라 공사를 많이 시행하고, 대규모의 주택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이다.

즉 이들 국가들이 이슬람 금융을 운영하는 주요 나라들인 바, 향후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이슬람 금융을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이슬람금융의 향후 성장성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자금 조달 원천을 다양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될 수 있다. 이슬람 금융의 공식 통계를 집계하는 기관이 현재는 없어 공식 통계는 없지만 전 세계 금융산업에서 이슬람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로 알려졌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기존의 이자방식에 기반한 기존금융의 중요성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볼 때 이슬람 금융은 기존 금융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하던 방식의 좋은 대체수단이 될 수 있다.

국제표준 강화, 단기자금시장 활성화?과제?????

이슬람 금융의 근간이 되는 샤리아의 경우 말레이시아 지역의 샤리아 해석과 중동지역의 샤리아 해석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말레이시아에 발행하는 스쿠크는 말레이시아 지역 샤리아에 맞게, 중동지역에서 발행하는 수쿠크는 중동지역 샤리아에 맞게 발행해야 한다. 또한 수쿠크 발행에 필요한 서류양식, 절차 등도 아직 표준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IFSB에서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단기자금시장 활성화도 필요하다. 이슬람 금융은 투기적 자금운영과 이자수수를 금지하고 실물에 기반한 금융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장기금융상품이 많다. 이에 이슬람금융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기자금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유동성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관련 금융상품 및 금융기관의 숫자와 규모도 키우는 것이 과제다. 이 같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2012년 3월 IFSB에서는 Liquidity Risk Management 기준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건설사들이 중동지역 등에서 대형 건설공사를 수주했을 때 스쿠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지에서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할 때 건설할 발전소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스쿠크를 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스쿠크 발행에는 기존 채권과 달리 법인세, 취득세, 등록세, 계약서 작성 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추가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스쿠크 발행 관련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재 한국의 국내 법인이 이자 수수를 금지하는 종교상의 제약을 지키면서 해외특수목적법인(SPE)을 통해 외화표시증권을 발행하는 경우, 국내 법인이 해외특수목적법인에 지급하는 임대료를 이자로 보고 소득세·법인세 등을 면제하는 법이 통과되지 못해 스쿠크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일반 채권에 비해 높은 상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등 외국에 있는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해 스쿠크를 발행할 경우 위와 같은 자금 조달비용의 불리한 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현지자금 조달원으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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