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회의원연금 폐지는 국민의 ‘자해행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연금 지급을 축소하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은 분명 경박한 ‘포퓰리즘’의 소치였다. 하지만 <안면 바꾼 국회의원들…특혜 누리며 ‘희희낙락’>이란 기사 제목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한국 관료과두체제의 폐해를 지적해왔던 한 시민단체 지도자는 8일 기자와 만나 “의원연금 폐지 헌법소원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때 묻지 않은 ‘진보정의당’은 같은 날 “의원연금 폐지 등 국회쇄신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태겠다”고 비장하게 발표했다.
인기에 민감한 몇몇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 연금을 폐지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갖가지 변명을 늘어놨다. 이미 해당 예산부수법안이 통과된 뒤였지만 “정치개혁특위에서 약속했던 의원연금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는 국회의원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단 하루라도 국회의원을 지냈으면 재산이 많건 적건 매달 120만원을 받는 전직 국회의원들은 과연 ‘죽일 놈’들인가. 한국인들은 왜 그들에게 연간 128억원을 지급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3권 분립’을 뼈대로 하는 민주주의체제에서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거나 고치며, 행정부와 사법부를 감시하라’면서 국민들이 뽑아준 유일한 선출권력이다. 그런데 관료들은 이 선출권력에게 국가의 실책과 과오, 부패, 무능, 추태, 비리, 비효율 등 모든 악덕을 덤터기 씌우고 있다. 사실 최근 10여년 사이에 행정부와 사법부, 아울러 국회사무처 공무원들을 아우르는 관료사회에서 구조화된 부패와 비효율이 드러난 경우는 거의 없다. 기껏 지방자치단체 소속 하급 공무원의 비리가 간간이 알려지면서 행정부나 사법부의 자정능력을 뽐내는 장신구로 쓰였을 뿐이다.
한국 사회에 모든 정치적 부패와 무능, 비효율은 온통 국회의원들이 뒤집어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는 4년짜리 대의권력을 마치 자신이 너무나 눈부시게 잘 나서 획득한 양 떠벌이면서 천방지축 자발없이 설쳐대는 일부 협량한 국회의원들이 자초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리 노회한 4년짜리 선출권력도 짧게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간 다져온 행정부와 사법부 관료들의 ‘권력 즐기기’ 노하우를 따라잡을 재간이 없다.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 등 3부를 지배하는 관료사회는 언론을 장악해 국민들에게 최면을 걸었다. 관료들이 써 준 기사를 내보내기 바쁜 게으른 언론은 돈을 넘어 정신까지 관료사회에 장악됐다. 최면에 걸린 국민들은 “이 나라 정치의 모든 악(惡)은 바로 국회의원들 때문”이라고 합창을 한다. 국회의원이 뭐 하는 사람인지를 정확히 아는 국민들은 아무리 후하게 셈해도 절반을 넘지 못한다. 사교육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도, 서울역 노숙자도 자신의 불행이 국회의원들 때문이라고 말하고, 재래시장에서 채소 파는 노파는 “국회의원은 싸우고 뇌물 받는 사람들”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행정부와 사법부, 국회사무처 공무원들이 수십년간 받는 봉급과 적잖은 판공비며 복리후생비가 얼마인지, 퇴직 후 관료들이 평생 누리는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왜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는지?문제삼지 않는다. 문제삼기는커녕 거의 모른다.
요약해 보자. 한국 국민들은 자기 손으로 손수 뽑은 4년짜리 권력에 대해 한 달에 120만원씩, 연간 128억원을 지출하는 게 너무 아깝다. 반면 수십년간 신분이 보장되면서 별다른 ‘알뜰함’ 없이 그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쓰는 것도 모자라 공무원연금 적자까지 국민 혈세로 보전하는 관료사회에 대해서는 그것을 따질 의사도 능력도 없다. 관료들이 국민의 선출권력인 국회의원을 ‘개망나니’로 폄훼하고 대놓고 무시해도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다. 인기 있는 대통령 후보까지 나서서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자고 할 정도였으니, 한국인들의 ‘선출권력에 대한 자해행위’는 그 뿌리가 깊고 강하다.
한국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4년의 임기를 국민을 위해 몸을 던져 불사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선출했다. 국민을 위해 4년간 몸을 던져 봉사했다는 것을 전제로,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120만원의 생활비를 보조받아야 할 전직 국회의원(A형)이 있을 수 있다. 몸을 던져 불살랐지만 임기 후 생활비 걱정이 필요 없는 전직 국회의원(B형)도 있을 수 있다. 평생을 써도 다 못 쓰고 죽을 정도로 돈이 많아 120만원을 받을 필요가 없는 전직 국회의원(C형)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유형의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월 120만원을 지급하는 상황의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전직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이 나라를 더 합리적이며 안전하며 희망적이고 부강하게, 그래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만들어 줄 능력이 되는 사람이라고 믿어준 점을 새삼 겸허히, 또한 감사히 여겨야 한다.
따라서 퇴임 후 받게 될 월 120만원을 모두 한데 모아야 할 것이다. 모아서 그 일부는 A형 전직 의원들을 부양하기 위해 써야 할 것이다. 나머지 돈으로는 자신들을 신뢰하고 선출하고 따라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의정발전과 ‘정치인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사업비로 써야 할 것이다. 재임 중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혹은 미처 깨닫지 못해 합리적으로 쓰지 못하고 합의에도 이루지 못했던 ‘불편한 기억’을 되새겨, 이 기금으로 다시 예산결산 착실히 해서 선배 정치인들로서 자신들의 위대함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기자는 이 기금을 ‘헌정회 기금’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리고 그 앞에 “대한민국의 베테랑 국회의원들이 국가와 국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운영하는 벤처캐피탈”이라는 좀 장황하지만 근사한 수식어를 달아주고 싶다.
기자는 이 기금을 ‘헌정회 기금’이라고 부르고 싶다지만 민초인 나는 그 기금을 ‘도둑놈 비축금’이라고 싶다.
단 하루를 일해도 연금을 주는 국회의원.
국민은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부어도 떼일판인데…헐
내가 알고 있는 국회의원의 정의란.
1, 목디스크가 생기도록 굽신거려 당선되기
2, 다시 목에 깁스하고 도도해지기
3, 국회에 출석해서 쿨쿨졸기
4, 이권이 있는 안건엔 드잡이나 킥봉싱을 해서 쟁취하기.
5,목소릴 크게 하거나 어떻게든 이슈가 되어 티브이화면에 잡혀 성실히 일한척 하기.(허나. 정작 티브이에 안잡힌 국회의원은 개중에 열심히 일한분들도 있다.)
그외 심심한놈은 제수씨 성추행등…
국회의원들이여 발끈하지마라.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보여준 결과다.
기자도 민초입니다. 행정부,사법부 공무원들의 문제점을 모르면서(알수도 없는 구조) 국민이 직접 선출한 권력의 문제만 부각시키도록 만들어놓은 시스템 때문에 님의 문제의식은 당연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