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홀로서기 도전 장애인들에 편견 대신 격려를
‘천국’ 장애인수용시설에서 나와 자유를 찾아 홀로서기에 나선 장애인들의 도전과 고난, 그리고 적응 과정을 전하는 이야기다. 12월 13일 한국일보가 11면 머리에 올린 기사.
뇌병변장애로 휠체어가 있어야 이동할 수 있고, 언어장애로 말하는 것도 쉽지 않은 중증장애인 김동필(35)씨, 지적장애인 김준영(26)씨 등 16명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 3년간의 자립생활을 평가했다고 한다.
대형마트 농산물 검품 일자리를 얻어 새벽 4시 20분에 일어나 6시까지 출근하는 생활을 7개월 동안 이어가다 체력적 한계 탓에 무단결근해 권고사직 당한 이가 있었다. 또 십수 년을 시설에서만 지냈기에,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대인관계를 맺는 일에도 한동안 고생한 사람도 있었다.
이런 용감한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주거 문제였다고 한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집이 드물었고, 어쩌다 있더라도 집주인들이 장애인에게 세주기를 꺼렸다고 한다.
수소문 끝에 겨우 찾은 집도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집주인은 거부했고, 또 편의시설 설치 등 ‘추가 비용이 들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이렇듯 장애인들의 3년 동안의 홀로서기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모두들 “누구나 실수도 하고 잠시 방황도 하면서 좌충우돌 살지 않냐”며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장 먼저 자립생활에 나선 정승배(33)씨도 “장애?비장애를 떠나 삶은 진행형일 뿐이다. 새로운 삶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것”이라고 했단다.
불굴의 의지로 감옥을 빠져나와 외딴섬 절벽에서 거친 파도에 던진 탈출용 ‘뗏목주머니’에 올라 자유를 얻고 함성을 지르는 영화 빠삐용(Papillon)의 마지막 장면 스티브 맥퀸이 떠오른다.
장애인들이 홀로서기에 가장 힘들었다는 주거 시설. 이것은 따지고 보면 결국 비장애인들의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의 자신들에 대한 편견이라고 말은 못했을지 모르나, 집주인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집 세주기를 거부한 것은 엄격히 말하면 ‘장애인 차별’이다.
예로부터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깨지 마라”는 속담이 있다. 힘들지만 스스로 ‘자유’를 찾아 ‘천국’을 버리고 나온 용감한 장애인들의 홀로서기를 돕지는 못할망정 장애인이라는 한 가지 이유로 차별을 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