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고용한 공직자는 ‘돈 먹는 하마’…못 믿어”
“정책 차이 뭐냐?” 실망속 대선 막판에 납세자들 개혁요구 봇물
야당 의원 납세자소송법 제기, 납세자연맹 공무원연금 개혁요구
정책적 쟁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18대 대통령선거를 열흘 남짓 앞둔 한국에서는 막판에 ‘납세자소송제도’나 ‘공무원연금개혁’ 등 납세자들의 개혁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공무원과 군인 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납세자들이 힘겹게 납부한 세금의 대부분이 복지예산 중 공적연금을 지탱하기 위해 쓰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납세자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지난 4일 납세자인 국민이 공공기관을 상대로 재무 상태 등을 감시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긴 ‘납세자소송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납세자가 국가, 지방자치단체,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공기관으로부터 그 재정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했다. 또 재무 등에 대한 실질적인 시민감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이 국가 등의 공공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정부 내의 감시·통제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납세자소송제도가 가동되면 예산집행 관련 부패행위나 위법행위에 유효한 외부적 감시·통제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납세자단체들도 대선후보들의 적극적인 개혁의지를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7일 “국민들이 공무원들의 노후를 보장해 주기 위해 국민연금가입자 1인당 1706만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면서 “모든 대통령 후보들은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납세자연맹은 대선후보의 공무원연금 개혁방안 제시를 촉구하는 백만인 서명운동을 6일 저녁부터 시작했는데 서명자가 쇄도하고 있다.
납세자연맹은 최근 각종 통계와 언론보도 등을 인용, “2013년 공무원ㆍ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적자가 3조 원, 2030년에는 무려 30조에 이를 전망”이라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적연금의 부채가 342조 원으로, 국민연금가입자 1인당 1706만원(342조원÷2004만5309명)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특히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이 같은 적자 규모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2013년 복지예산의 20.6%, 복지예산증가액의 19.6%정도가 공무원연금ㆍ군인연금ㆍ사학연금에 충당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연맹 김선택 회장은 “세금이 어려운 사람과 일반국민들을 위해 쓰이지 않고 특권층을 위해 주로 사용되는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니라 봉건국가”라면서 “개혁이 늦어지면 국민들의 심각한 조세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