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통신] 오사카에도 있는 ‘코리아 타운’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있는 코리아타운이 유명하지만, 재일교포라 불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바로 오사카다. 그리고 여기 오사카 이쿠노쿠(生野區)에도 코리아타운이 있다.
이 주변은 원래 ‘이카이노(猪飼野)’라고 불렸다. 고대로부터 일본과 한반도 사람들이 교류해 왔던 땅이었다고 한다. 쓰루하시(鶴橋)역 주변의 코리아타운에는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모모다니(挑谷)역에서 조금 떨어진 미유키도오리(御幸通)상가인 코리아타운에 처음으로 가 봤다.
한 500m 길에 130개 정도의 개인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곧장 뻗은 상가에는 한국식 2층으로 된 문(樓門)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문이 4기(基) 있고 또 해태나 장승, 돌하루방의 상이 곳곳에 서 있다. 철도의 육교 아래 공간을 이용한 가게가 많은 쓰루하시역 주변의 코리아타운과는 달리?많은 햇빛이 쏟아진다.
한국 식료품은 물론이고 정육점이나 과일가게, 음식점, 호떡 같은 간식을 파는 포장마차, 옷가게, 한복집, 이불집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여러 깔끔한 가게가 눈길을 끈다. 한국 잡화나 인기 한류 스타의 상품, K팝 CD 등을 팔고 있는 가게다. 옛날에는 없었겠지만 한류 열풍을 의식해 생긴 것 같다.
식당도 쓰루하시역 주변의 식당은 좁고 한국에서도 골목길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의 집이 많은데 이 근처 식당은?관광객들을 의식하는 깔끔한 가게가 많은 편이다.
고춧가루를 사러 들어간 가게에 물어 보니 요즘은 역시 관광객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 가게 아줌마 얘기에 따르면 원래 이 상가는 장사꾼들이 사러 오는 곳이었지만 요즘은 관광객들이 더 눈에 띄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사러 오는지 돌아보니, 역시?자전거를 타고 온 오사카의 아줌마들이나?관광객들이었다. 관광객은 보통 친구라고 하기 보다는 ‘칸토모(한류친구)’ 일행이 많은 것 같다.
저고리를 입어 볼 수 있는 가게나 김치 담그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 게다가 이 주변을 중심으로 ‘이쿠나비(生野區의 navigation)’라고 불리는 자원봉사 안내원들이 있어서 관광객들을 데리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여기가 오사카의 명소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권이 필요없는 한국에 찾아온 느낌이 드는 쓰루하시역 주변과는 달리 한국과 일본이 동거하고 있는 것 같은 이 상가. 가게도 ‘明洞’이나 ‘慶州’, ‘Lee’라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山田商店’ ‘西島商店’와 같은?이름도 있고 제각각이다.
또 한국 일색으로 보이는 이 상가 중 일본이 느껴지는 가게도 몇몇?있다. 일본식 과자 가게나 초밥집, 일본 포목점 등이다. 옷가게에서는 역시 오사카의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호피무늬 옷을 팔고 있다. 벽에는 대선에 참여하자는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고 바로 그 옆에 일본 재건이라고 하는 일본 공명당(公明黨)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눈에는 즐겁고 입에는 맛있고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오사카 코리아타운. 요즘 일본 상가들은 인기 많은 대형 쇼핑몰에 고객들을 빼앗기는 상가가 많은데 여기는 상가 옛날 모습이 남아 있으면서 관광객들을 받아들이고 잘 활성화하고 있는 매력적인 동네다.
일본 관광객들에게는 이런 문화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호평이지만 한국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비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