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통신] 일본의 ‘이누토모'(犬友)를 아시나요?
일본에서는 소자화(少子化)와 반비례하면서 애완동물이 해마다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소자화를 반영해 애완동물을 기르는 부부나, 파트너로 택하는 미혼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페트푸드공업회(工業會) 조사에 따르면 2006년 이후 15살 이하?인구보다 등록해 기르는 개나 고양이가 많아졌다고 한다.
옛날에는 주로 수상한 사람을 보면 멍멍 짖는 번견(番犬)으로 집에서 개를 길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집 식구 하나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애견 주인이 적지 않다.
나도?애견을 두 마리 기르고 있다. 먹이야말로 도그푸드이지만 매일 산책하는 일은 물론이고 한지붕 밑에서 기거를 같이하고 아플 때는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기도 한다.?차를 타고 같이 놀러 가기도 하고 가끔 애견카페에서 같이 식사할 때도 있고 여행까지 데리고 간다. 번견이 아니고 식구가 되었다는 말이다.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개를 기르는 주인에게는?책임이 늘어나고 애견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생각됐다.
애견의 목숨이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먹이 외에도 해마다 예방접종도 맞혀야 하고 만일의 경우 비싼 치료비를 감당할?경제력도 요구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해야 되고 개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돌본다는 각오도 개주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애견은 그냥 귀여운 동물일 뿐만 아니라 마음도, 개성도 있는 동물이다. 기르는 주인의 생각대로는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집 안에서 애완견에게 오줌 교육 하나 시키려고 해도 끈기나 인내력이 필요한 것이다.
밖에서는 애견 주인이 배설물을 처리해야 한다. 쓸데없이 멍멍 짖지 않게 해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는 물론 다른 개에게도 위해를 끼치지 않도록 교육시킨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 데리고 갈 때는 애견유모차나 가방에 넣어서 개를 싫어하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애견을 데리고 들어가도 되는 곳에 갈 때도 들어가기 전에 오줌을 미리 누이고 가게 안 자리에서는 주인 발밑에서 얌전하게 있도록 해야 한다.
애견이 옷을 입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음식을 제공하는 가게에서는 개털이 조금이라도 흩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애견가들이 지켜야 할 매너의 하나다. 애견교육뿐만 아니라 개가 인간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사회성을 배우는 것으로 세상이 더욱 애견을 받아들일 수 있게?된다고 생각한다.
오래 살면 개 수명은 15년에서 20년쯤 된다. 기르기 전에 관리책임이나 애견에게 돈이 따로 드는 것, 기르는 주인의 체력이나 정신면에서의 인내력이나 끈기도 필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견을 기르고 싶어하는 매력이 무엇일까?
재해구조견이나 맹도견, 간호견 등 전문적인 역할을 맡는 개가 아니라 애완견으로서의 개에게는 뭐니뭐니해도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물론?기르는 주인과 애견이 좋은 사이가 아니면 안 된다. 우리집에서는 가족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애견이 마치 “어서 오세요”라고 말하는 듯이 꼬리를 치고 뛰면서 기뻐한다. 여기서 스트레스가?확 풀린다.
또 우리 애견은 사람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뇌쇄포즈를 잘한다. 마치 누구를?꼬이기라도 하는 사람처럼?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똑같은 짓을 한다. 우리 개한테 걸린 사람은 꼭 걸음을 멈춰 준다. 의학적으로도 애견이 기르는 주인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인간에게는 옥시토신이라고 하는 뇌호르몬이 분비되어서 불안감이나 긴장감 같은 스트레스가 억제된다고 한다.
또 최근 ‘이누토모’(犬友)라고 하는 일본어가 생겼다. 애견 산책을 통해서 기르는 주인끼리 비교적 쉽게 아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애견을 데리고 있으면 먼저 개끼리 코를 맞대면서 인사를 나누기 때문에 기르는 주인측도 말을 걸기 쉽고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스스로 말을 걸어 준다. 애견을 매개(媒介)로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퍼져 가는 것이다.
한편 애견은 어떻게 여기는 것일까? 집 안에 있으면 자유롭게 걸어걸어다닐 수 있다고 해도 마음대로 혼자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말하자면 연금상태라고 할 수 있고 ?주인이 부르면 잠을 자더라도 곁으로 달려가야 하는 ’24시간 영업’을 해야하기도 한다. 자신을 귀여워하는 인간측이 생각하는 만큼 속 편한 생활이 아니겠지만 우리집에서는 둘도 없는 존재인 것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