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통신] ‘다코야끼’에 문어를 넣는 이유?
오사카 사람들은 ‘고나몬(가루를 기초로 한 식품의 총칭)’을 아주 좋아한다. ‘고나몬’은 밀가루나 메밀가루, 쌀가루 등으로 만든 음식으로 국수는 물론이고 경단이나 수제비 등이 있다.
그러나 여기 오사카 주변에서 이르는 ‘고나몬’은 가다랑어포나 다시마, 멸치 등을 삶아서 우려낸 국물에 밀가루를 풀어서 구운 것을 가리킨다.?가이드북이나 ‘괜찮은 집 특집’이라는 정보잡지에도 꼭 나오는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오코노미야끼’와 ‘다코야끼’다. 오코노미야끼는 양이 풍부한 음식이라서 점심이나 저녁 때 먹지만 다코야끼는 간식이다.
원래 전후(戰後) 식량난을 겪을 때 밀가루가 배급되면 이 귀중한 밀가루를 어떻게?아끼면서 먹을 수 있는지를 생각했고, 반죽을 만들 때 많은 물을 사용하면 적은 밀가루로도 배를 채울 수 있었다고 한다. 다코야끼는 간사이(關西) 지방을 중심으로 여러 종류가 있다. 다코야끼에는 왜 문어를 넣는 것일까?
오사카에서 보면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효고현(兵庫懸) 아카시시(明石市)에 ‘아카시야끼’라고 불리는 음식이 있다. 이 아카시야끼는 겉보기에 다코야끼와 비슷하지만 그 지방에서는 ‘다마고야끼(계란 부침)’라고 불릴 정도로 반죽에 계란을 많이 넣는다.
아카시나 와카야마현(和歌山懸)은 낙지의 고장이라서 원래부터 아카시야끼에 낙지를 넣었던 것 같다. 이것을 알게 된 오사카의 어떤 가게 주인이, 당시 다코야끼에 힘줄고기를 넣었는데 힘줄고기를 낙지로 바꿔 보니 대박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집집마다 한 개씩 다코야끼판이 있다는?소문이 날 정도로 다코야끼를 더없이 좋아하는 오사카 사람들은 집에서도 다코야끼를 만들어 먹는다. 우리집도 예외가 아니다. 집에서 다코야끼를 만드는 것은 실컷 먹을 수도 있기도 하고 자기가 직접 만드는 즐거움이 있기도 해서다. 어렸을 때 포장마차에서 아저씨가 다코야끼를 대꼬챙이로 뱅뱅 돌리면서 만드는 동작은 어린 마음에서도 한번 해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우리집에서 만드는 다코야끼는 다싯물이나 참마 등이 배합된 다코야끼분말를 사용해서 ‘덴까수’라고 불리는 기름 찌꺼기나 파, 문어를 넣고 만드는 단순한 것이다. 집마다 곤약을 넣거나 좋아하는 재료를 잘게 썰어 문어 대신 넣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다코야끼 포장마차를 볼 수 있고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고 들었다. 동아시아로 퍼져 가는 다코야끼. 한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대만에서도 다코야끼 포장마차가 출현했다고 한다. 2002년 4월 일본사람이 발견한 소혹성 6562호에도 ‘TAKOYAKI’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드디어 우주까지 간 것인가?
다코야끼 하나로 한일우호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 한일관계를 보면서 그렇게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오사카로 오실 때에는 대표적인 서민의 맛 다코야끼를 본고장에서 꼭 드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