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김천김밥축제 ‘대박’…”소신과 아이디어 공무원이 대한민국 살린다”
지난 주말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제1회 김천김밥축제’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도시의 이름과 ‘김천’(김밥천국의 줄임말) 이름이 같다는 데 착안해 마련한 인구 13만의 소도시에서의 26~27일 축제 기간 동안 20여만 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축제가 끝나고도 입소문을 타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친환경 용기를 적극 도입한 데 있다. 뻥튀기에 김밥을 담아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쓰레기를 줄인 것이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엑스(옛 트위터)에는 김천김밥축제를 방문한 이들의 후일담이 쏟아졌다. 한 엑스 이용자는 “김밥축제 기획한 사람 상 줘야 한다”며 “뻥튀기 접시, 나무젓가락 포장 아이디어가 좋았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또다른 누리꾼도 ”축제 뒤 쏟아질 쓰레기들을 생각해 일회용 그릇의 대체재로 뻥튀기 접시를 생각해냈다는 게 정말 좋다”고 적었다.
김밥을 다 먹은 뒤에 접시까지 먹을 수 있어 쓰레기가 전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냥 버리더라도, 옥수수를 부풀려 만든 만큼 쉽게 분해된다. 친환경 일회용기인 셈. 정말 창안자를 찾아내 포상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뻥튀기에 음식을 담아내는 방식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전북 전주시도 ‘2021 전주비빔밥축제’에서 비빔밥을 뻥튀기 그릇에 담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의 아이디어 하나로 시스템이 바뀌거나 경천동지할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도로 위 분홍 연두색 유도선(일명 ‘색깔 유도선’). 한국도로공사 윤석덕 차장이 자녀들의 색칠 공부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인 색깔 유도선은 2011년 영동고속도로 안산분기점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9백여 곳에 설치되면서 나들목 관련 사고가 40%나 줄었다. 규정 때문에 특허도 못낸 윤 차장은 도입 13년 후인 올해 국민훈장모란장을 수훈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 횡단보도 LED 바닥 보행신호등도 좋은 사례 가운데 하나다. 요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발명품의 창안자는 남양주경찰서 112상황실장 유창훈 경정. 그는 교통관리계장이던 2018년 스몸비(smombie)족들이 위험천만한 모습으로 건널목을 건너는 모습을 보고 도로교통공단과 의기투합해 이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색깔 유도선과 바닥 보행신호등을 목도하고 돌아간 각국 교통관계자들의 요청으로 현재 이 두 작품은 세계 각처로 수출 중에 있다. 밤이 되면 나타나는 초등학교 주변 활주로 형 횡단보도 역시 한 지자체에서 처음 실시됐다. 2018년 4월 당시 조은희 구청장은 서초초등학교 주변 3곳에 활주로 형 횡단보도를 시범 설치했고, 이어 야간 보행교통사고가 잦았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96개소에 이를 설치함으로 거의 제도화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