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15] 중국 ‘첩보공작 쓰나미’, 국제사회 방첩 대응 고심

중국 남서부 쓰촨성 청두에 위치해 있는 사이버 범죄 방지 사무소 <사진=AP/연합뉴스>

1. 중국 ‘첩보공작 쓰나미’, 국제사회 방첩 대응 고심
– 국제사회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중국의 첩보활동에 대한 대응책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음.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국은 중국이 정보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과 민간인까지 동원해 벌이는 대규모 첩보 공작을 잇따라 적발하고 있음.
– 지난달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루마니아 등에 침입한 중국 해커들을 적발. 중국의 국영기업과 연관된 해커들은 감시 카메라나 네트워크 중계 장치인 라우터 등 26만개에 달하는 인터넷 장비에 침입한 것으로 전해졌음. 또한 미국 당국은 중국 해커들이 미국 사법 기관의 도청 활동 등 비밀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미국의 상용 네트워크에 침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음.
– 중국의 첩보 공작은 해킹에만 그치지 않음. 지난 5월 캐나다 당국은 중국이 최근 두차례 연방 선거에서 선호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중국 유학생을 동원하는 등 공작을 벌였다고 공개. 이와 함께 호주에선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는 사업가가 정부 각료에 접근하기 위해 지역 병원에 2만5천 달러(약 3천400만 원)를 기부했다가 기소.
– 독일과 영국에선 수출 제한 품목인 레이저 기기를 중국으로 몰래 발송하고, 해외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던 중국 공작원 7명이 체포. 영국 국내정보국(MI5)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후 링크드인을 통해 중국 요원으로부터 ‘정보를 넘겨달라’는 요청을 받은 영국인의 수는 2만 명을 넘어섬. 중국이 세계를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첩보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은 인력과 자원 면에서 타국을 압도하기 때문.
– FBI는 중국이 운용하는 해커의 수가 미국의 사이버 분야 요원 규모의 최소 50배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음.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사이버 요원 수를 합산한 것보다도 큰 규모. 유럽 정보기관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첩보·안보 관련 요원의 수는 총 60만 명에 달함.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후 정보기관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음
– 중국이 자국 정보기관의 활동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다른 태도를 보인다는 것도 서방 국가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요인으로 꼽힘. 정보기관 요원이 타국에 체포될 경우 수감자 교환 등을 통해 석방 노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국은 자국 요원이 체포돼도 석방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 이와 함께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치 때문에 강경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도 각국의 고민.

2. 이시바 일본 총리 “아시아판 나토 구상 진행 의향”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중국군이 14일 대만해협과 대만 주위에서 ‘포위 훈련’에 나선 데 대해 “상황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일본)가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음. 이시바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
–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도 중국 훈련에 대해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있어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에 만전을 다하겠다”면서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강조. 그는 그러면서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중국 탄도미사일이 날아오거나 피해가 있다는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음.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음.
– 교도통신은 “나카타니 방위상과 이와야 외무상이 오늘 이시바 총리와 면담하고 외교와 안보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시바 총리는 자신이 주장해 온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상에 대해 외무성·방위성과 조율하면서 논의를 진행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전했음.
– 중국인민해방군에서 대만을 담당하는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동원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남부·동부에서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음. ‘친미·반중’ 성향 라이 총통이 대만 건국기념일(쌍십절)인 지난 10일 연설에서 대만과 중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양국론'(兩國論)을 재차 꺼내 들자 중국이 군사 훈련으로 대응한 것.

3. 태국, 온라인 다단계 피해 확산
– 태국에서 발생한 온라인 다단계 사기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음. 14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논란의 중심인 아이콘 그룹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740명이 넘는다고 경찰은 밝혔음.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액은 2억6천600만밧(108억원)에 달함. 태국뿐 아니라 일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도 이 업체에 투자해 사기당했다는 이들이 나오고 있어 피해 규모는 계속 증가.
– 아이콘 그룹은 100밧(4천원) 미만의 저렴한 비용으로 온라인 마케팅 강좌를 제공해 관심을 끈 뒤 참가자들에게 건강보조식품을 팔고,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한 온라인 광고비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음. 아이콘 그룹 제품에는 자국 식품의약청(FDA) 인증을 받지 못한 것도 있었음. 피해자들은 아이콘 그룹 온라인 직판 사업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라고 설득당했다고 주장.
– 경찰은 지난 12일 아이콘 그룹 사무실 등 9곳을 수색해 증거 확보에 나섰음. 당국은 아이콘 그룹의 와라타폰 와랏야워라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도 소환. 와라타폰 CEO는 정상적인 판매 활동이었다며 사기 혐의를 부인.
– 연예계에도 불똥이 튀었음. 아이콘 그룹은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해 대중을 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음. 아이콘 그룹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알려진 태국 유명 TV 진행자이자 배우인 칸 칸따타본과 다른 연예인 2명이 업체의 투자자 모집과 제품 홍보 등을 도와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 받았음. 칸은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주장했고 아이콘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말했음.

4. 파키스탄, SCO 정부수반회의 개최
–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 안보 협력체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회원국 정부 수반 등이 모이는 회의가 오는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림. 이번 제23회 SCO 정부수반이사회(CHG·Council of Heads of Government)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비롯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수석 부통령 등 10여개국 정부 수반이나 외무 장관 등이 참석.
– CHG는 SCO의 최고 의사결정 협의체인 연례 정상회의 다음으로 높은 협의체. 지난 7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연례 정상회의에서 국제 정세와 안보 상황 등을 논의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회원국 간 무역과 투자, 경제적 연결성 등 경제 협력 부문이 주로 다뤄질 전망. 특히 이번 회의에는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이 참석하는데, 인도 외무장관의 파키스탄 방문은 약 9년 만.
–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깊은 갈등 관계를 고려할 때 자이샨카르 장관의 방문이 양국 외교 관계를 재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당국은 이슬라마바드 경계를 강화하고 있음.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분리주의 무장 세력의 테러 활동이 늘어나고 있으며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지지자들도 대규모 시위를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음.
– SCO는 2001년 6월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6개국으로 출범.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가 합류하면서 정회원은 10개국으로 늘었음. 또 몽골과 아프가니스탄, 튀르키예, 카타르 등 16개 국가가 옵서버 또는 대화 상대국으로 참여.

5. 유엔난민기구 “가자·레바논, 휴전만이 고통 끊는 유일한 길”
–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14일(현지시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상황에 대해 “휴전만이 폭력과 증오, 고통의 악순환을 끊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음. 그란디 최고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HCR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전쟁을 통해 평화를 위한 길을 찾겠다는 건 끔찍한 거짓말”이라며 이같이 밝혔음.
– 그의 이날 발언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소탕하면 중동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 가자지구 전쟁은 작년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하마스 거점에 보복 공습을 가하면서 시작. 이후 헤즈볼라와 레바논까지 전선이 넓어지며 중동 전쟁은 확전 양상으로 번졌음.
– 그란디 최고대표는 “가자지구에 이어 레바논까지도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해졌다”면서 “더 넓은 지역으로 분쟁이 번지기 전에 긴급히 휴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지난주 시리아를 다녀온 그는 “내전을 피해 국경을 넘어 레바논에 정착했던 시리아인들이 다시 전란을 피해 시리아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음. 그러면서 “시리아로 돌아간 난민 수는 최근 10여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부연.
– UNHCR에 따르면 작년 10월 이후 이달 12일까지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돌아간 난민은 27만6천여명에 이름. 그란디 최고대표는 작년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유엔 직원들이 226명에 이른다면서 “활동가들의 생명이 부수적 피해로 무시되거나 더 나아가 잘못된 행동 내지는 누군가와 공모한 결과라는 식으로 비난하는 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음.

6. EU, 이스라엘의 평화유지군 공격 비판
–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14일(현지시간)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에 강제 진입한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강력히 비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UNIFIL의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며 “유엔군을 공격하는 건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음.
– 보렐 고위대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UNIFIL 철수를 요구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강도 높게 비판. 그는 “(UNIFIL의) 잔류 여부를 결정하는 건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권한”이라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라”고 요구. EU는 27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 하에 보렐 고위대표 명의로 이스라엘의 UNIFIL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
– 회의에 참석한 EU 각국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을 향해 자제를 촉구. 카스파 벨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가급적 빨리 (공격을)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고,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평화유지군을 향한 공격은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지적.
– 일각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에 대해선 회원국 간 입장차가 엇갈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려면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10일 “우리는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 중단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무기를 공급해왔고 앞으로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음.
– 보렐 고위대표는 관련 질의에 “(무기 공급은) 개별 국가 권한이며 회원국 간 입장차가 극명히 갈리므로 (오늘 회의에서) 분명히 논의는 되겠지만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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