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7/10] 이란 대통령 당선인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 지지 계속”
1. 중국 공산당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 적대세력과 타협한 배신자”
– 중국 공산당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의 당적을 박탈하면서 배신자에게만 적용하는 이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27일 웨이 전 부장의 당적 제명 사실을 알리는 공식 문서에 ‘충성실절'(忠誠失節)이란 단어를 썼음. 이는 충성심과 절개를 잃어버렸다는 의미.
– ‘절'(節)이란 기원전 4세기경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대나무나 청동 막대기(홀)를 의미했는데 이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왕과 국가를 배신했다는 의미. 또 송(宋)대에는 재혼한 과부 등 절개를 잃어버린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됐다고 신문은 전했음. 공산당 역사를 잘 아는 중국 전문가들은 공산당이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당을 배신하고 적대적인 세력과 타협했다는 의미라고 분석.
– SCMP가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군부 사정기관이 발표한 공식 문서를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간 이런 표현이 사용된 고위 군 장성은 웨이 전 부장이 유일. 베이징 인민대학의 한 정치학자는 “‘실절’이란 단어는 국공 내전 중에 국민당으로 이탈한 샹중파(向忠發)나 구순장(顧順章) 같은 전직 공산당 지도자들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음.
– 1920년대 공산당 안보기구의 핵심 인물이었던 구순장은 국민당군에 체포된 뒤 각종 기밀을 누설하면서 공산당 조직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인물로 국민당으로 전향.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였던 샹중파는 국민당군에 체포돼 1931년 6월 처형된 인물로, 처형 직전 국민당에 공산당과 비밀 조직에 대한 주요 정보를 넘겨 공산당으로부터 배신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까지도 비판받고 있음.
– 웨이펑허는 2015년 만들어진 로켓군의 초대 사령원(상장·대장급)이자 로켓군 출신 첫 중국 국방부장. 2012년 11월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단행한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으로 승진한 뒤 2018년에는 국방부장 자리까지 올랐음. 그는 지난달 말 자신의 후임인 리상푸 전 국방부장과 함께 부패 혐의로 중국공산당에서 제명됐음.
2. 일본 연기금, ‘2천조원’ 자산 재배분 개편
– 2천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일본의 대형 연기금이 운용 포트폴리오 개편을 앞둔 가운데, 이에 따른 엔화 강세 가능성 등 주식·외환 시장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5년에 1번 이뤄지는 투자 전략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도.
– 1분기 말 기준 GPIF의 자산 운용 규모는 246조엔(약 2천113조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은 외국 주식·채권이고 상당수는 달러화 자산. 내년 4월 새로운 전략이 공식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GPIF는 전환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미리 가중치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 이번 조정 논의는 이달 한때 엔/달러 환율이 37년여만에 최고인 161엔선을 넘기는 등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
– 엔/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여파 등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 지지율이 25%에 불과한 만큼, 일본 당국으로서는 환율 방어에 나설 유인이 있는 상황. 일본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매도하는 가운데 GPIF는 2014년 당시의 정책에 기반해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며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음.
– 앞서 GPIF는 2014년 외국 자산 비중을 23%에서 40%로 늘린 데 이어 4년 전에는 50%로 끌어올렸는데, 일본의 다른 대형 기관들도 GPIF의 변화를 따라가는 측면이 있음. 이에 따라 시장 애널리스트 다수는 일본 당국이 정부 통제하에 있는 달러 보유분을 엔화 자산으로 돌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음.
– GPIF가 운용자산의 10%를 외국 통화에서 엔화로 바꿀 경우 해당 자금 규모는 24조6천억엔(약 211조원)에 이름. 다만 외환시장의 규모와 변동성을 감안하면 GPIF의 자산 비중 조정으로 반드시 엔저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안그릭은 설명.
3. 일본 집권 자민당, ‘도쿄선거 쇼크’에 세대교체론
–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40대 무소속 후보의 도쿄도 지사 선거 돌풍과 파벌 해체를 계기로 참신한 인물을 차기 총재로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 특히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긴 2009년 이후 처음 당선된 4선 이하 중견·신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9월 총재 선거에서는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음.
– 이번 총재 선거에는 ‘비자금 스캔들’로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인물을 제외한 자민당 의원 371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중 4선 이하가 약 140명. 닛케이는 ‘아소파’를 제외한 5개 파벌이 모두 해산을 선언하면서 젊은 의원들이 파벌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민당 간판’이 될 새로운 인물을 추대하기 쉬워졌다고 짚었음.
– 이들이 차기 총재로 기대하는 인물은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 후쿠다 다쓰오(57) 전 자민당 총무회장,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담당상, 사이토 겐(65) 경제산업상 등. 40대 초반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최근 주요 언론이 실시한 차기 총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에 이어 여러 차례 2위에 오를 정도로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편.
– 후쿠다 전 총무회장은 비자금 문제가 터지기 전에 기존 최대 파벌인 ‘아베파’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았고 지난 4월부터 아베파 출신 젊은 의원들과 공부 모임을 열고 있음.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4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향후 총리가 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고, 사이토 경제산업상은 중견·신진 의원 대상 공부 모임에서 강사로 활동한 적이 있음.
– 4선 이하 자민당 의원들이 참신한 인물을 갈구하는 배경에는 비자금 스캔들과 도쿄도 지사 선거 충격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음. 신문은 “당선 횟수가 적어 지역 기반이 불안정한 의원은 ‘(중의원) 선거 얼굴’에 민감하다”며 “비자금 문제를 계기로 차기 중의원 선거는 ‘오래된 자민당으로부터의 탈피’와 정치 개혁이 쟁점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음.
4. 태국, 대마 합법화 취소 가시화
– 태국 정부의 대마 마약류 재지정이 가시화한 가운데 대마 합법화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섰음. 9일 방콕포스트와 AP통신에 따르면 태국 마약통제위원회는 지난 5일 대마를 마약류 목록에 재등재하고 의료용, 연구용 대마 사용만 허용하는 방안을 승인. 이로써 마약통제국(NCB) 승인을 거쳐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 내년 1월부터 대마가 다시 마약류로 지정.
– 대마 뿌리, 가지, 씨 등은 마약류 재지정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향정신성 화학물질을 다량 함유한 대마 싹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향락용 소비가 많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 대마 마약 재지정이 유력해지자 대마 합법화 지지자들은 시위를 시작. 대마 재배 농민과 판매업자를 비롯한 100여명이 전날 방콕에서 대마 화분을 들고 정부 청사를 향해 거리 행진을 했음.
– 이들은 “정부가 의학적 용도로만 대마를 허용하면 소수 이익집단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며 “대다수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 다른 참가자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급진적 정책 철회는 대마 관련 사업에 투자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판.
– 아시아권 최초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2022년 6월부터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만 불법 마약류로 분류. 전 정권은 ‘대마 산업 허브’가 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으나, 지난해 8월 출범한 현 정부는 대마 규제 강화를 추진해왔음.
5. 인도네시아 불법금광 산사태 사망자 23명, 실종자 35명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한 불법 금광에서 발생한 산사태 관련 사망자 수가 23명으로 늘어났음. 10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술라웨시섬 북부 고론탈로주 보네 볼랑고군의 한 불법 금광에서 벌어진 산사태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구조 당국은 전날 수색작업을 재개, 지금까지 생존자 66명을 구조.
– 당국은 다수의 생존자를 찾아냈지만, 사망자 유해도 다수 발견되면서 이번 산사태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었음. 또 실종자 35명을 수색 중. 당국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경찰과 군인 등 약 400명을 투입했으며 헬리콥터 등 중장비를 동원하고 있지만 궂은 날씨와 진흙더미들로 인해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음.
– 이번 사고는 지난 6일부터 계속된 폭우로 인해 발생. 이번 산사태 외에도 이 지역 강둑이 무너지면서 약 300가구가 피해를 봤고, 주민 1천여명이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 하지만 폭우가 계속되면서 구조 작업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음.
– 인도네시아는 소규모 금 채굴을 금지하고 있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허가받지 않은 광산에서 불법으로 금을 채굴하는 일이 많음. 불법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도 자주 일어남. 2022년 4월에도 수마트라섬 북수마트라주의 한 불법 금광이 산사태로 파묻혀 작업하던 여성 12명이 숨졌음.
6. 사우디 아람코 “2050년에도 자동차 절반 이상 내연기관”
–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내연기관 전문 제조업체 호스 파워트레인 지분 10%를 인수. 내연기관 차량이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사용될 것을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거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가 호스 파워트레인 지분 10%를 7억4천만 유로(약 1조1천76억원)에 인수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
– 호스 파워트레인은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제조업체 지리그룹과 프랑스의 르노가 절반씩 투자해 만든 내연기관 파워트레인 전문 제조업체로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일반 엔진은 물론, 에탄올 등 여러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을 만들고 있음.
– 이번 거래를 담당한 사우디 아람코의 야세르 무프티 부사장은 “내연기관 차량을 근절하는 것은 큰 비용이 든다”면서 “저렴한 가격과 기타 요인을 고려하면 내연기관은 오랫동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음. 앞서 사우디 아람코는 오는 2050년에도 전체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일종의 연료를 사용해 운행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음.
– 2021년에는 내연기관 차량의 종말이 곧 다가올 것처럼 보였음.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영국 등 일부 정부가 오는 2035년, 혹은 2040년까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음. 하지만 이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고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내연기관 차량의 미래는 다시 밝아지고 있음.
– 아람코를 비롯한 호스 파워트레인의 주주들은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의 설계와 개발을 중단하면 이를 인수한다는 전략. 호스 파워트레인의 마티아스 지아니니 최고경영자(CEO)는 “2040년 이후에도 상당수의 내연기관 차량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인구의 절반 이상, 최대 60%가 순수 내연기관이나 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일종의 엔진 차량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
7. 이란 대통령 당선인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 지지 계속”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헤즈볼라를 비롯한 ‘저항의 축’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밝혔다고 AFP, 로이터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이날 국영 뉴스통신 IRNA를 통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불법적인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저항 전선에 대한 이란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음.
– 그는 “저항 세력에 대한 지지는 이란의 기본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라며 “가자지구의 저항 운동이 숙적 이스라엘의 호전적인 전쟁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강조.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와 저항의 축 지지는 이란 내 보수, 개혁파를 막론하고 일치하는 기본 정책으로 6일 대통령 당선 뒤 페제시키안이 대외 정책 노선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
–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와 이라크의 민병대와 함께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거의 매일 포격을 주고받고 있음. 특히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고위급 지휘관을 죽이고 헤즈볼라가 로켓 공격으로 보복하면서 양측간 전면전 우려가 더 커지면서 이란의 군사적 개입 수위가 초미의 관심사.
–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온건 개혁파 성향이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란의 대외 정책에 큰 변화는 없으리라는 관측이 우세.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가 이란 대외정책의 방향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