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7/3] 인도 종교행사 압사사고, 최소 116명 사망
1. 시진핑·푸틴 한달반만에 재회, 한반도 문제 논의 전망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남.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 이사회 제24차 회의 참석과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위해 2일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했다고 보도.
– 시 주석은 2∼4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초청으로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면서 SCO 정상회의(3∼4일)에 참석. 푸틴 대통령도 3일 SCO 정상회의 참석차 카자흐스탄에 도착할 예정.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3일 SCO 정상회의와 별도로 양자 회담할 예정. 양국 정상이 회동하는 것은 지난 5월 16∼17일 푸틴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이후 약 한 달 반 만.
– 그간 40차례 이상 만나며 끈끈한 관계를 과시해온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묵은 현안뿐만 아니라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한층 속도를 내는 북러 밀착과 한반도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옴. 이번 SCO 정상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새로운 안보 프레임’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옴.
–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러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안보 프레임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고,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도 중러 회담 직후 SCO 당사국들과 안보 위협·도전 대응 메커니즘 개선 등 협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
– 2001년 6월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발한 SCO는 현재 원년 멤버와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9개국이 정회원국으로 가입. 중국은 SCO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주요 축으로 삼고 있음.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SCO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음.
2. ‘남중국해 갈등’ 중국-필리핀, 차관급 회담
– 최근 남중국해에서 격렬히 충돌한 중국과 필리핀이 차관급 대화를 갖고 긴장 완화를 위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음. 필리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천샤오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테레사 라자로 필리핀 외교차관, 양국 외교·국방·자연자원·해경 등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문제 양자 협상 메커니즘(BCM) 제9차 회의를 열었음.
– 양국 외교부는 남중국해 상황, 특히 최근 충돌이 벌어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상황 통제에 관해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음. 필리핀 외교부는 “각자의 입장을 침해하지 않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전념하기로 확인했다”면서 양국이 남중국해 사안과 관련해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의를 지속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
– 다만 필리핀 외교부 측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세컨드 토머스 암초 충돌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주요 합의도 거론하지 않았음. 필리핀 외교부는 “해상의 현 상황을 관리하는 수단을 발전시키는 것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중요한 차이가 남아 있다”고 했음.
– 중국 외교부는 양국 합의 사항에 대해 ‘긴장 완화’나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 등 표현을 쓰지 않은 채 “양국은 남해(남중국해)의 평화·안정 수호가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역내 국가의 공동 목표라고 봤다”며 “BCM 등을 통해 대화와 협상을 계속 유지하고 문제과 이견을 통제하는 데 동의했다”고만 전했고, 문제의 원인이 필리핀의 ‘도발’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중점적으로 소개.
–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어 왔음.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 등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과는 격렬한 물리적 충돌도 자주 벌이는 중.
3. “일본, 동남아 재생에너지 송전망 구축 지원”
– 일본 정부가 동남아시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주요 전력 소비 지역을 잇는 송전망 구축 사업을 지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섬이 많다는 점에서 일본과 지리적 특성이 비슷한 인도네시아에서 송전망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
– 구체적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섬 간 송전 설비를 개발하는 민간 자본 프로젝트에 합류하려 하는 간사이전력에 관련 비용의 절반가량을 지원. 아울러 전력설비 공사 등을 하는 기업 ‘규덴코'(九電工)가 발·송전 제어 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북칼리만탄 지역의 외딴섬에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려는 사업에도 보조금을 줄 계획.
– 이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5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행사에서 일본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이 탈탄소를 위해 만든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 관련 협력 계획을 발표. 일본 정부는 향후 10년간 전력, 수송, 산업 부문별로 수행할 행동 방침을 정하고 이르면 가을에 라오스에서 개최될 제2회 AZEC 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들과 합의할 방침.
– 송전망 구축 지원은 그중 전력 부문 핵심 사업. 일본 정부는 동남아시아에서 지역을 횡단하는 송전 설비를 구축해 풍력·지열 등 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돕는다는 구상을 하고 있음.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세안 송전망 강화 사업에는 2030년에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9천억원), 2050년에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7천억원)를 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
– 닛케이는 일본이 동남아시아 송전망 구축을 지원하려는 데에는 ‘일대일로’를 내걸고 동남아시아에서 에너지 기반 시설 관여를 강화하는 중국에 대항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짚었음. 신문은 “중국이 생활과 산업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를 장악하면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며 “각국 안보에 직결된 에너지 분야에 대한 일본의 지원은 발언력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분석.
4. 필리핀 패스트푸드 업체 졸리비푸즈, 컴포즈커피 4천700억원에 인수
–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가 ‘필리핀의 KFC’라고 불리는 패스트푸드 기업 졸리비 푸즈에 팔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졸리비 푸즈가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인수한다고 2일 보도. 컴포즈커피 전체 지분 매각 금액은 3억4천만달러(약 4천700억원).
– 졸리비 푸즈는 이 가운데 70% 지분을 2억3천800만 달러에 인수. 나머지 지분 가운데 5%는 졸리비 푸즈가 보유한 타이탄펀드가, 25%는 사모펀드 엘리베이션이 인수한다고 졸리비 푸즈는 공시. 컴포즈커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4년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서 설립됐으며 창업자 양재석 씨가 지분 100%를 보유. BTS 뷔를 모델로 기용한 컴포즈커피는 매장을 현재 약 2천600개까지 늘렸음.
– 졸리비 푸즈는 이날 공시에서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는 세계 3위이며 한국 저가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컴포즈커피 인수 배경을 설명. 컴포즈커피를 인수할 졸리비 푸즈는 프라이드치킨으로 알려진 필리핀 최대 외식기업으로 커피와 차(茶) 사업을 확장하고 있음. 졸리비 푸즈는 베트남 하이랜드커피도 보유하고 있음.
– 졸리비 푸즈는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PE) 컨소시엄이 보유하던 커피빈을 인수하기도 했음.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천441억 필리핀페소(약 5조7천700억원)로 전년보다 15.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44억 필리핀페소(약 3천400억원)로 45.0% 급증.
5. 인도 종교행사 압사사고, 최소 116명 사망
– 인도 북부에서 발생한 힌두교 행사 압사사고 사망자수가 최소 116명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이 확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전했음. 사고는 전날 우타르프라데시주 주도 러크나우에서 남서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하트라스 지역의 힌두교 행사장에서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서둘러 떠나던 도중 발생.
– 우타르프라데시주 경찰청장 프라샨트 쿠마르는 AP에 이번 사고로 적어도 116명이 사망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음. 부상자도 80명을 넘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음. 경찰은 텐트 안이 무덥고 습해 숨이 막혔던 일부 참가자가 행사 종료 후 빨리 나가려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음.
– 한 목격자는 현지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사고 현장에 출구가 없어 사람들이 쓰러지면서 참사로 이어졌다”고 전했음. 경찰은 행사 참가자가 1만5천여명으로, 주최 측이 허가받은 참가인원 5천여명의 3배에 달한 것으로 최초 보고를 받았다면서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행사에 참여한 게 사고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음. 다만,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집단 패닉이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음.
– 행사를 주최한 힌두교 설교자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전직 경찰관으로, 과거 20년 동안 이 같은 행사를 여러 번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음. 경찰은 주최 측 과실이나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
– 인도에서는 종교행사와 관련한 압사사고가 자주 일어남. 2013년에는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힌두교 축제를 위해 사원을 찾았던 순례자들이 다리 위에 서 있다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앞다퉈 벗어나다가 압사사고가 나 최소 115명이 숨졌음. 2011년에는 남부 케랄라주에서도 종교 축제에서 압사사고로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음.
6. 튀르키예, 시리아 난민 겨냥 집단폭력 확산
– 튀르키예에서 시리아 난민 사회를 겨냥한 집단적 폭력이 확산하고 있음. 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TRT하베르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튀르키예 중부 카이세리에서 현지 주민들이 연이틀 시리아 난민의 집과 가게에 돌을 던지고 차에 불을 질렀음.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이들을 진압하고 카이세리에서만 300여명이 체포.
– 시리아 난민을 노린 튀르키예 주민들의 집단 폭력은 안탈리아, 가지안테프, 하타이, 부르사 등지는 물론 최대 도시 이스탄불 외곽에서도 벌어졌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군중이 거리에서 시리아 난민으로 보이는 이들을 무차별 구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음. 일부 난민이 다쳤다는 소식도 전해졌음.
– 이번 폭력 사태는 지난달 30일 카이세리의 시리아인 남성이 7세 사촌 여동생을 성추행한 사건에서 비롯됐음.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범인을 색출한다는 이유로 시리아 난민이 모여 사는 지역에 떼로 몰려와 집과 가게를 급습. 현지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는데도 이와 관계없이 흥분한 주민들이 집단 폭력을 행사. 경찰은 전날 이에 가담한 67명을 체포했지만, 폭력 사태는 다른 지방으로 확산.
– 시리아인을 겨냥한 폭력이 이어지자 튀르키예군이 주둔한 시리아 서북부의 튀르키예 군기지 앞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음. 특히 시위대는 튀르키예 번호판이 달린 차량에 불을 지르고 거리에 걸린 튀르키예 국기를 찢으며 항의. 시리아 측 소식통에 따르면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전날 튀르키예 측에서 바브 알하와, 바브 알살람 등 주요 국경 검문소 일부를 폐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음.
7. 대선 외면하는 이란 국민 “결선 투표율도 저조 예상”
– “수년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나니,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지난 달 28일 치러진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오랜 경제난과 정권의 탄압에 지친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에 대한 환멸과 무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AP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 통신은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거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음.
– 1차 투표에서 개혁파 후보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이 연출됐지만, 실질적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는 크지 않은 만큼 최종 승부를 가를 오는 5일 결선 투표율도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이란 대선 1차 투표율은 39.9%로, 대선 사상 최저치를 기록. 2021년 치러진 직전 대선 투표율은 48.8%.
– 사후에 무효 처리된 표도 전체의 4%에 가까운 100만표 이상에 달해,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는 갔지만 특정 후보에 한 표를 행사하기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AP는 짚었음. 이처럼 이번 대선이 역대급으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오래 지속된 경제난에 더해 이전 정권의 강경한 시위 진압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환멸과 무관심이 커진 탓으로 보임.
– 이란의 경제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오랜 침체를 겪고 있음. 2015년에 1달러 당 3만2천리알에 거래됐던 이란 환율은 최근 1달러당 61만7천리알까지 오를 만큼 화폐 가치도 급락.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유권자들이 정치에 거는 기대는 점점 바닥 나며 이는 곧 이번 대선의 낮은 투표율로 반영.
– 2022년 경찰에 끌려간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 이후 확산한 히잡 시위에 대한 당국의 강경한 진압도 이란 젊은 층이 정치를 외면하는 원인이 됐음. 이번 대선에 출마한 개혁파 페제키시안 후보는 경찰의 히잡 착용 강요와 인터넷 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기대는 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