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4/16] 싱가포르, ’51년 집권’ 리콴유 가문 집권 종결

1. “중국, 반체제 인사 가족까지 탄압”
– 중국이 구금된 반체제 인사의 가족들을 심각하게 탄압하고 있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주장이 나왔음. 16일 영국 가디언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CHRD)는 최근 발간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이 최근 몇 년간 인권운동가 가족을 집단으로 처벌해 오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박해는 ‘국가정책’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
–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구금된 인권운동가 자녀를 구금하거나 정신병원이나 보육원에 수용하는가 하면 학령기 아동들을 자퇴시키고 아동들에 대한 출국금지령까지 내렸음. VOA는 가족 탄압 사례로 인권변호사 왕취안장이 겪은 일을 소개. 그는 2015년 ‘709 검거사태’ 당시 국가 정권 전복 혐의 등으로 투옥됐다가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출소.
– 709 검거는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부터 약 250명에 달하는 인권변호사와 활동가들을 국가 정권 전복 혐의 등으로 체포한 사건. 그는 지난해부터 거주하는 집이나 호텔 등으로부터 12차례 이상 쫓겨났고 11살 된 아들도 여러 차례 학교에서 퇴학 조치를 당했다고 VOA에 전했음. 그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로 보내려고 했으나 지난해 10월 공항에서 출국이 금지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음.
– 인권활동가 허팡메이는 2021년 2월 구금되면서 그의 11살짜리 아들은 위탁가정에 넘겨졌고 생후 한 달 된 딸과 네살짜리 딸은 친척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원에 강제수용. 구금된 인권변호사 위원성과 부인 쉬옌의 19살 아들은 일시 구금됐다가 석방됐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2차례나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전했음.
– 재작년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퇴진 요구 현수막 시위를 벌인 활동가 펑리파의 경우 본인이 구금된 것과 별도로 가족 여러 명이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이 단체는 지적. ‘연좌제식 집단 처벌 행위’는 국제인권법상 금지돼 있고, 중국 당국 역시 지난해 12월 말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 가족에 대한 집단 처벌 관행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은 그 약속을 위반하고 있는 셈.

2. 엔/달러 환율 154엔대…엔화 가치 34년만에 최저
–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 하락에 연일 ‘구두 개입’하고 있지만 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음. 교도통신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15일(현지시간) 오전 8시 40분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27엔∼154.37엔에 거래. 이로써 엔화 가치가 1달러당 154엔대로 떨어지기는 1990년 6월 이래 약 34년 만에 처음.
–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시장에서 달러 매수, 엔 매도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음. 이에 따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엔화 약세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만전의 대응을 하고 싶다”고 또다시 시장 움직임에 경계감을 표시했지만 엔화 약세는 지속.
–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했음. 같은 날 닛케이지수는 전일보다 0.74% 하락한 39,232에 장을 마감. 장중 한때는 1.8%가량 떨어져 39,000선이 뚫리기도 했음.
–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말을 앞두고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했기 때문에 매도세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 12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24%)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46%), 나스닥지수(-1.62%) 등은 모두 1% 넘게 하락.

3. 일본 ‘세계최대’ 원전 재가동 절차
– 일본 도쿄전력이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소로 알려진 혼슈 중부 니가타현 소재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7호기 재가동을 위해 핵연료 반입 절차를 시작했다고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이 16일 보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7호기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8월에 운전이 정지됐고, 2016년 10월 연료가 반출.
–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전날 원자력규제위원회 허가를 받아 오후 5시께부터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부지에 있던 핵연료 일부를 7호기 원자로 내에 넣었음. 도쿄전력은 약 2주간에 걸쳐 핵연료 872개를 원자로에 반입한 뒤 물이 담긴 압력용기에서 누출이 발생하는지, 핵분열 반응을 억제하는 제어봉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등을 점검할 방침.
– 아사히는 “제어봉을 뽑아내면 핵분열이 연속해서 일어나 언제라도 발전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며 “재가동을 위한 준비가 한 걸음 나아갔다”고 평가. 다만 신문은 도쿄전력이 지역 동의를 얻기 전에 연료를 원자로에 반입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음.
– 아사히는 “2013년 새로운 규제 기준이 만들어진 이후 재가동한 다른 전력회사 원전 12기는 지역 동의 후에 작업했다”며 당국이 도쿄전력 경영 실적을 개선하고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철에 앞서 전력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가시와자키·가시와 원전 재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 이 원전이 자리한 기초자치단체는 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나타냈지만, 광역자치단체인 니가타현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
–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핵물질 방호 미비 등을 이유로 2021년 이 원전에 대해 사실상의 운전 금지 명령을 내렸다가 지난해 12월 해제한 바 있음.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원자로 7기로 구성되며, 합계 출력 821만2천㎾로 단일 원전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큼. 부지 총면적은 넓이가 약 4만7천㎡인 도쿄돔 90개분에 이름.

4. 말레이시아 총리, 이란 옹호 “이스라엘 본토 공격 정당”
–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온 이슬람국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정당했다고 강력하게 옹호. 이전까지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입장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노골적으로 이란을 감싸고 나선 것.
– 16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시온주의자 정권의 잔혹한 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 공격에 따른 이란의 드론 발사는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 그는 중동 위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스라엘을 향해서는 “극도로 긴장된 중동 상황을 악화시킬 어떠한 추가 조치도 취하지 말라”고 촉구.
– 그는 가자지구의 비인도적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전 세계 관심이 이에 집중돼야 한다고 덧붙였음. 안와르 총리는 지난 14일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란 영사관을 악랄한 이스라엘 정권이 폭격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음.
– 앞서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등 7명이 사망.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에도 하마스를 지지해왔음.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5. 싱가포르, ’51년 집권’ 리콴유 가문 집권 종결
– 싱가포르 총리 자리를 50년 넘게 지킨 ‘리콴유 가문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음.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는 고(故) 리콴유 초대 총리는 1959년 6월부터 1990년 11월까지 31년간 장기집권. 2대 고촉통 총리에게 2004년 8월 자리를 넘겨받은 리셴룽(72) 총리는 다음 달 약 20년 만에 물러남. 리콴유·리셴룽 부자가 총리 자리에 있던 기간이 약 51년에 달할 정도로 싱가포르 현대사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
– 리셴룽 총리는 고촉통 총리 내각에서도 부총리 등 고위직을 지내며 국정에 참여. 리 총리는 70세가 되는 2022년 전에는 물러나겠다고 과거 여러 차례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퇴임을 미뤄왔음. 그는 지난해 11월 70세 생일 전에 물러나려던 계획은 지키지 못했다며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인민행동당(PAP)의 ’70번째 생일’인 오는 11월 전에는 권력을 넘길 것”이라고 언급.
– 이 약속대로 그는 다음 달 15일 후계자로 이미 낙점된 로런스 웡(51)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넘기겠다고 15일 발표.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줄곧 현 여당인 PAP가 집권하고 있다. 총리는 사실상 PAP 지도부가 결정. 리 총리는 2018년 PAP 내 ‘4세대’ 정치인을 대거 내각에 배치하고 후계자 선발에 나선 바 있음.
– 웡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로 구성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에서 맡은 공동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음. 또한 재무장관으로서도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의회와 국민을 상대로 소통 능력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음.
– 한때 후계 구도를 놓고 리콴유 가문 ‘3대 세습설’이 나돌기도 했음. 선친 유언 등을 둘러싸고 리셴룽 총리의 남동생 리셴양, 여동생인 리웨이링은 리 총리가 ‘왕조 정치’를 꿈꾸며 아들 리홍이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고 주장. 형제간 갈등 속에 일단 차기 총리는 두 번째로 비(非) 리콴유 가문 출신으로 확정.
– 웡 차기 총리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싱가포르 경제를 성장시키고,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 싱가포르 선거에서는 여당 승리가 당연시되지만, 2020년 총선에서 PAP가 93석 중 83석을 얻자 사실상 패배라는 해석이 나왔음.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웡 차기 총리가 국민적인 지지를 받을지도 관건.

6. 이스라엘의 딜레마, 확전 또는 대이란 억제력 약화
–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한 대응을 놓고 이스라엘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옴. 재보복이 너무 강력하면 동맹, 주변국과 관계가 파탄 날 수 있고 너무 약할 경우 이란의 담력을 키워 안보위협을 부풀릴 수 있다는 것. 15일(현지시간) 전쟁내각이 긴급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 보복의 대원칙에는 이 같은 고심이 잘 반영돼 있음.
– 이스라엘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중동 내 생존을 뒷받침해주는 최대 우군인 미국의 자제 압박.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급습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가장 충실한 우군 역할을 했음. 하지만 전쟁의 장기화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충돌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휴전을 압박하며 상황 관리에 안간힘을 써왔음.
–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이 촉발한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이 최악의 확전 위기에 직면하자 이스라엘을 향해 단호한 ‘자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음. 지난 13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미국은 이란에 대한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오늘 밤을 승리로 여겨야 한다’ 등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음.
– 이스라엘로서는 이러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주변국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음. 전쟁 전략·전술적 측면에서 미국 의존도가 상당함. 이란의 이번 공습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과정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뿐만 아니라 아랍권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입증.
– 다만 이스라엘로서는 이란에 강력히 대응하지 않을 시 직면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보 위험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가도 있음. 이번 공습은 1979년 혁명으로 이란에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의 본토를 직접 공격한 첫 사례로 기록. 이란이 지원하고 또 ‘저항의 축’이라 명명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반군 후티 등의 단체들도 이스라엘을 동시에 공격.
–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과 그 동맹들은 현재 수십만 기 미사일과 다양한 종류의 로켓을 보유했다”며 이들의 미사일 발사를 그냥 내버려 둔다는 것은 이스라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자국의 억제력이 타격을 입은 데 대해 우려하면서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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