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4/8] “가자전쟁 반년, 이스라엘 그 어느때보다 국제고립 깊어”
1. 옐런 “중국 과잉생산 억제 필요”…리창 “생산능력, 세계에 공헌”
–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재차 제기. 이에 리 총리는 미국이 문제 삼은 중국의 태양광 패널·전기차 저가 생산 문제는 시장 원리상 세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반박.
–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리 총리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국의 산업 과잉 생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중국이 양국의 복잡한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음.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 발전은 글로벌 녹색·저탄소 전환에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맞섰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음.
– 리창 총리는 또한 “중국과 미국은 세계 양대 경제 대국으로서 경제적 이익이 깊이 융합되고 경제·무역 협력 강화는 양국 각자의 발전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며 “미국이 중국과 함께 공평 경쟁과 개방 협력의 시장경제 기본 준칙을 견지하고, 경제 문제를 정치화·안보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음.
– 지난 4일 엿새 동안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 옐런 장관은 5∼6일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만나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가진 최대 불만인 과잉 생산과 불공정 관행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중 추가 회담 개최에 합의. 옐런 장관은 회담에서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달라고 중국에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음.
2. 일본 오커스 가입 가시화 “미·영·호주 협의 개시키로”
–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동맹) 가입을 추진하면서 기존 회원국인 미국과 영국, 호주가 관련 대화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3개국 국방장관이 오는 8일 오커스의 양대 축인 필러(pillar) 1과 2 가운데 필러 2 확장과 관련된 대화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보도.
– 필러 2는 3개국이 해저, 양자 기술, 인공지능(AI)과 자율무기, 사이버, 극초음속과 대(對)극초음속, 전자전, 국방 혁신, 정보 공유 등 8개 핵심 방위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인데 여기에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것. 미국과 영국, 호주는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하는 계획인 필러 1은 참여국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음.
– FT는 “오커스가 외연 확대와 관련한 협의를 개시한다고 선언하는 건 일부 미 당국자가 일본을 오커스에 정식 가입시킬 것을 요구한 이후 나온 동맹국 간의 타협안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 오커스 내부에선 2021년 출범 당시부터 다른 동맹국, 특히 일본을 필러 2에 가입시키자는 논의가 이뤄져 왔음.
–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의 오커스 가입을 주장해 온 미국과 달리 영국과 호주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음. 당장 기존 회원국 3개국 간 협력 과정에서도 여러 복잡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건 적절하지 않으며, 일본이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에 충분한 정보보안 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
– 일본 정부 일각에서도 오커스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을 강력히 추진하기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FT는 짚었음. 이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진행한 내외신 인터뷰에서는 “현시점에서 일본이 오커스와 직접 협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미국, 영국, 호주와 계속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음.
3. 일본인 91% “중국, 안보에 위협”
– 일본인 대다수가 중국을 안보 위협 대상으로 느끼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음. 일본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3월 유효 응답자 2천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보 인식 관련 우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91%가 중국을 안보상 위협으로 느낀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8일 보도. 지난해 3월 요미우리 조사보다 5%포인트 오른 것.
– 북한을 안보 위협으로 느낀다는 일본인 비중은 작년 조사와 같은 87%, 러시아를 안보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의견은 4%포인트 상승해 88%가 됐음. 국가를 특정하지 않은 ‘일본 안보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가’ 문항에는 84%가 ‘느낀다’고 답했음. ‘중국이 향후 대만을 군사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65%가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31%에 그쳤음.
– 안보 관련 관심사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62%·복수응답), ‘중국 해군 전력 확대와 해양 진출'(59%), ‘일본 방위력과 방위체제'(5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47%)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음.
–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방위력 강화에 대해서는 71%가 ‘찬성’을 선택했고, 26%는 ‘반대’한다고 했음. 유사시에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능력’ 보유에 대해서는 57%가 긍정적으로 평가. 반격능력 보유를 반대하는 응답자는 41%. 자위대와 미군 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78%가 찬성했고, ‘미국 이외 국가와 협력을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도 73%가 찬성.
– 일본인 다수가 방위력 강화와 미일 동맹 심화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부터 14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최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필수적인 군사 장비 공동 개발, 미군과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 강화 등 안보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음.
4. 아프간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든 나라와 외교 원해”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모든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밝혔음. 7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나라와 외교, 경제적 관계를 맺어 아프간의 안정과 번영이 다른 국가들에 호의적인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음.
–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아프간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철수 과정에서 정권을 재장악한 뒤 이슬람 율법에 따른 통치를 한다면서 여성 교육권 등을 제한해 국제사회에 비판받고 있음. 탈레반은 정권 재장악 후 어떤 국가에서도 정부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했음.
– 아쿤드자다는 또 이번 성명에서 정부 관리들이 이견을 제쳐두고 아프간을 위해 봉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음. 그가 탈레반 내부 이견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 일부 고위 탈레반 관리는 지도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졌음. 그는 교육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여성과 여학생의 중등학교와 대학교 입학을 언제 재개할 지는 밝히지 않았음.
– 우크베크어 등 7개 언어로 작성된 이번 성명은 그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음성파일이 1월부터 최근 수 주 동안 널리 공유된 뒤 발표. 그는 이 음성파일에서 간통한 여성에 대한 투석형 등 탈레반 집권 1기(1996∼2001) 때 사용한 처벌방식을 이행하겠다고 다짐. 일각에서는 아쿤드자다가 음성파일에서 보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옴.
5. “가자전쟁 반년, 이스라엘 그 어느때보다 국제고립 깊어”
– 유대인 안식일이던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급습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변국과의 화해를 모색하며 새로운 중동 질서를 꿈꾸던 이스라엘이 가자전쟁으로 어느 때보다 고립이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옴.
– ‘검은 안식일’로 명명된 악몽을 되갚기 위해 가자지구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스라엘에 연대를 표하던 국제사회의 시선은 불어나는 민간인 피해와 맞물려 점차 싸늘해졌음. 이스라엘 국내에선 내각의 전쟁 전략 등에 대한 불신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음. 또한 시리아 영사관 폭격을 계기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음.
–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6개월간 지속되면서 이스라엘이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 왕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 하마스 급습 직후, 국제사회는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 이래 최악의 공격을 당했다며 이스라엘에 동정의 시선을 보냈음. 하지만 가자지구 군사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동정의 대상은 팔레스타인인으로 대체됐다고 WSJ는 평가.
– 여기에 지난 1일 가자지구에 구호 식량을 전달하던 국제구호단체 활동가 7명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사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무차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의 생각을 무너뜨리고 미국으로 하여금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었다”고 WSJ는 지적. 이 밖에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 우호국들과의 관계도 악화한 것으로 평가.
– 전쟁 이후 사우디와의 수교 협상이 중단된 점도 이스라엘로서는 뼈 아픈 대목. 양국의 수교는 ‘중동 데탕트'(긴장 완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중재로 급물살을 탔었음. 하지만 전쟁 이후 대화는 멈췄고,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외교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상황. 이스라엘로서는 이슬람 세계에서 국가로 인정받는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가 보류된 셈.
–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 그동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직접 개입을 자제하던 이란은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자국 영사관이 폭격받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직접 응징을 예고.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벌어지던 친이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교전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
6.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병력 철수해도 전쟁은 계속”
–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철수했지만, 전쟁은 다른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음. 할레비 참모총장은 가자 전쟁 6개월째를 맞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상군 병력을 축소했지만) 가자지구에서 전쟁은 계속되며 종전까지는 아직 멀었다”며 “이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음.
– 그는 이어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숨어 있다. 조만간 우리는 그들을 찾아낼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테러범과 지휘관을 제거하고 테러 인프라를 파괴하며 진전을 보인다”고 자평.
할레비 참모총장은 또 “우리에게는 계획이 있고 결정이 되면 행동할 것”이라며 “공격 노력과 함께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도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제하지 못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군대를 (가자지구에서) 빼내고 라파 등에서 다음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음.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 최대 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4개월 넘게 참전했던 98사단을 철수시켰다고 밝혔음.
–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군 관리는 “필요할 때마다 작전을 재개하겠지만 작전이 없는 상황에서 계속 그곳에 주둔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 그는 이어 “칸 유니스에서 병력이 철수하면서 남부 최대도시 라파에 은신 중인 피란민이 주거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면 다시 작전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