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4/4] “대만 25년만에 최대 강진, 9명 사망·1011명 부상
1. 인니 대통령 당선인 일본 방문, 기시다 총리와 남중국해 정세 논의
–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승리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중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해 3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프라보워 장관과 만나 “기본적인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양국 간 관계와 지역, 국제정세에서 협력을 진전시키고 싶다”고 밝혔음.
– 기시다 총리는 인프라, 에너지 분야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인도네시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지원할 방침도 제시. 이에 프라보워 장관은 “양호한 협력관계를 미래에도 강화해 나가자”면서 경제와 농업, 방재 분야에서 협력할 의사를 밝혔음.
– 교도는 기시다 총리와 프라보워 장관이 중국의 해양 진출이 강화되고 있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정세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음. 일본은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군사·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인도네시아와 ‘방위장비품·기술이전협정’을 체결하기도 했음.
– 이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있어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일본은 2023년 12월에 결정된 인도네시아에 대한 대형 순시선 제공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안보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 미국과 일본 등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응할 때 ‘자유와 개방’, ‘법치’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
– 프라보워 장관은 일본에 앞서 지난 1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 그는 시 주석과 면담에서 “중국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국방 협력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라며 “중국과 방위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생산적 대화 관계를 구축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음. 중국과 일본 방문을 마친 프라보워 장관은 말레이시아로 이동.
2. “대만 25년만에 최대 강진, 9명 사망·1011명 부상”
– 3일 오전 7시 58분(이하 현지시간)께 대만 동부에서 25년 만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 강진으로 이날 오후 7시 기준 9명이 숨지고 946명이 다쳤음. 또 137명은 고립 상태로 구조 작업이 진행 중. 대만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해안에도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나 큰 피해는 없었음. 이번 지진은 1999년 대만을 강타한 ‘921 지진’ 이후 최대 규모 강진으로 기록.
–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오전 7시 58분 대만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음. EMSC에 따르면 지진은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명의 관광도시 화롄(花蓮)에서 남동쪽으로 12㎞ 떨어진 곳에서 발생. 진원 깊이는 20㎞로 관측. 대만 당국은 이번 강진이 약 2천400명이 숨지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된 1999년 9월 21일 규모 7.6 지진 이후 최대라고 설명.
– 우젠푸 대만 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진앙이 육지와 상당히 가까운 얕은 층이어서 대만 전 지역에서 지진이 느껴졌다고 밝혔음. 또 앞으로 3∼4일간 규모 6.5∼7.0의 여진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경고.
일본 기상 당국은 이날 지진 규모를 당초 7.5에서 7.7로 상향했고 중국은 7.3으로 관측. 대만 매체들은 이 지진이 원자폭탄 32개 혹은 46개와 맞먹는 위력이라고 추정.
– 이번 지진으로 이날 오후 10시 기준 모두 9명이 숨지고 101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 또 137명이 지진으로 고립돼 구조 작업 중. 유명 관광지인 화롄 타이루거 국가공원 측은 지진 당시 관광객과 직원 등 모두 654명이 있었고 이날 입산한 사람을 포함, 산속에 고립돼 구조 중인 사람이 1천명에 가까울 것이라는 초기 추산을 내놨음.
– 대만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놓여 지진이 잦음. 1901∼2000년 사망자가 나온 지진아 48차례나 있었음. 대만에서도 특히 지진이 많은 화롄 지역은 1천㎢에 육박하는 타이루거 협곡과 최고 해발 800m의 칭수이 절벽 등이 있어 지형이 험준. 이날 지진은 화롄 지역에서 150㎞가량 떨어진 대만 수도 타이베이 등 대만 전역은 물론 일본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정도.
– 대만이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인 만큼 지진에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큰 관심이 쏠렸음.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생산라인 직원들이 한때 대피하면서 일부 반도체 생산이 한동안 멈췄음. TSMC는 이날 신축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음.
3. 태국 헌재, 제1당 해산 심판 착수
– 태국 헌법재판소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제1당 전진당(MFP) 해산 심판 요청을 수용. 이로써 지난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최다 의석을 차지하고도 야당이 된 전진당은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음.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태국 헌재는 선관위의 전진당 해산 심판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음.
– 앞서 헌재는 지난 1월 31일 전진당과 피타 림찌른랏 전 대표의 왕실모독죄 개정 계획이 입헌군주제 전복 시도에 해당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음. 이후 보수 진영 인사들이 이를 근거로 전진당 해산과 주요 당 간부 정치 활동 금지를 헌재에 청구해달라고 선관위에 청원. 선관위는 지난달 전진당 해산을 요청하며 헌재에 심판을 청구.
–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개정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전진당은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제1당에 올랐음. 그러나 친군부 등 보수 세력이 군주제 개혁 요구로 여겨지는 왕실모독죄 개정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피타는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음. 이후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 프아타이당과 친군부 정당들이 왕실모독죄 개정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연립정부를 구성.
–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실 구성원 또는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했음. 집권에 실패한 전진당과 피타 전 대표는 총선 이후 당 존폐와 정치생명을 위협받고 있음. 피타 전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미디어 주식 보유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무가 정지된 바 있음.
– 피타 전 대표는 지난 1월 헌재의 무죄 판결로 6개월 만에 의회로 복귀했으나, 왕실모독죄 사건과 관련해서는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였음. 앞서 헌재가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음을 고려하면 정당 해산과 주요 간부 정치 활동 금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4. 미얀마 내전, 지뢰피해 급증 “작년 민간인 사상자 1천명 넘어”
– 미얀마 군사정권과 저항세력 간 내전이 격화하면서 지뢰 등 폭발물로 인한 사상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음.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얀마에서 지뢰와 각종 폭발물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천52명이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이날 밝혔음.
–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각각 188명, 864명으로 집계. 작년 사상자 수는 2022년 390명보다 3배 가까이 증가. 증가율은 169.7%. 지난해 지뢰 폭발로 인한 사상자 중 20% 이상은 어린이. 지역별로는 사상자 35% 이상이 반군부 저항세력 거점인 북부 사가잉주에서 나왔음.
– 유니세프는 양측이 충돌하면서 지뢰와 기타 폭발물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 데버라 코미니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지뢰 사용은 비난받을 만한 일일 뿐만 아니라 국제인도법상 불법”이라고 말했음.
–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음. 군부는 민주 진영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고, 저항 세력이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내전 양상이 지속되고 있음. 3년여간 교전이 이어지면서 미얀마는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설치된 국가 중 하나가 됐음.
5. 필리핀 “일본과 자위대 병력 배치 논의 중”
– 일본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을 억지하기 위한 안보 조약 체결에 접근한 가운데 일본 자위대 병력을 필리핀에 파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필리핀 정부가 밝혔음.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는 필리핀과 일본이 양국 병력이 상대국에서 훈련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 접근권 협정’ 서명에 근접했다고 말했음.
– 로무알데스 대사는 양국이 병력을 상대국에 순환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음. 필리핀 헌법은 외국군의 영구 주둔을 막고 있어 미군은 순환 배치 방식으로 필리핀에 병력을 두고 있음. 페르난데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
– 이와 관련해 로무알데스 대사는 미·일·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3국 해군의 공동 순찰 합의에 접근했으며, 순찰 빈도와 장소 등 세부 항목을 최종 확정하는 단계라고 밝혔음. 또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정보 공유 협정 체결에도 매우 근접했으며, 이번 정상회담이 아니면 그 직후에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음.
– 일본 자위대 병력의 동남아 배치가 실현될 경우 이 지역에서 중국에 맞선 미국 중심 동맹의 협력이 크게 강화될 뿐만 아니라 일본 군사력의 대외적 활동 범위가 비약적으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임.
6. ‘네타냐후 라이벌’ 각료, 조기총선 촉구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요 라이벌이자 전시내각 각료인 중도파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이날 크세네트(의회)의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한 지 약 1년이 되는 오는 9월께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음.
– 간츠 대표는 “(총선) 날짜를 정하는 것은 이스라엘 국민에게 우리에 대한 그들의 신임을 연장할 것임을 알리고, 동시에 우리가 군사적 노력을 계속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주장. 그는 또한 조기 총선일 지정에 대해 “(국가의) 분열을 막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거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 최근 몇주 동안 네타냐후 총리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음.
– 간츠 대표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질의에 “이스라엘 사회가 지도부와의 계약을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며 “이를 가능케 하면서 하마스를 비롯한 안보 위협과 싸우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거날을 정하는 것”이라고 부연. 이와 관련 이스라엘 제1야당 ‘예쉬 아티드’의 대표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9월 이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
– 간츠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연립정부 측은 즉각 반발.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집권 리쿠드당은 “지금 선거를 치르면 사회가 마비되고 분열되며 라파에서의 전투를 해치고 인질 협상 가능성을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고 말했음. 리쿠드당은 또한 최근 간츠 대표의 국가통합당 내분을 지적하며 “베니 간츠는 자신의 당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문제를 들고나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음.
–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가자지구 전쟁에서의 강경 일변도 노선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음. 또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작전 계획을 둘러싸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도 갈등을 빚고 있음. 반면 중도우파인 제2야당 국가통합당은 지지율이 상승해 조기 총선 시 간츠 대표가 네타냐후를 밀어내고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