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메아리] 대전성모병원 전공의의 외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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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동 관련 대전성모병원 전공의가 쓴 글

한동훈 비대위원장님께서는 24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의 제안으로 회동을 가지고 “정부와 의료계 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의료계도 정부와 건설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단 말씀을 저에게 전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님께서는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해 “유연하게 대응하라”라고 하셨고,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 말씀하셨습니다.

1. 사직에 나선 것은 <전공의>입니다.

전공의들은 주 80시간이 넘는 높은 업무 강도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보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사람을 살린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지금까지 ‘버텨’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근거 없는 2000명 증원 정책과 설익은 필수의료 패키지를 내놓았고, 전공의들은 절망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에 따라 병원을 그만두었습니다.

이들은 전체 의사의 7% 정도로, 그마저도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이자 ‘수련의’입니다. 여전히 92%에 달하는 <의사>들은 현장에서 환자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2. <의대교수협>은 전공의나 의료계를 대변하지 못합니다.

<의대교수협>은 물론 일부 선배 의사님들의 모임이기도 하지만, 이해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수련 주 52시간제, 폭력과 폭언에 따른 수련병원 해제, 교육 중심 수련환경 구성 등에 대해 전공의와 각을 세우는 분들이시기도 합니다.

<의대교수협>과 대화하겠다는 것은 마치 자동차 노조가 사직을 했는데, 사측 대표이사를 만난 것과 같습니다. 결단코 어느 전공의도 <의대교수협>에 중재를 요청하거나, 권한을 위임한 바 없음을 알립니다.

3. 정부의 <대화> 언급은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쇼에 불과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전공의 처우개선 토론회>에 전공의를 부르지 않는 황당한 태도를 보인 바 있습니다. 노비와도 같은 <전공의>들과의 대화는 거부한 채로, 마름이나 지주와 머리를 맞대는 것에 황당함을 느낍니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님은 ‘2000명은 필수이며, 타협은 안 된다’ ‘의대 정원 확대, 협상과 타협은 불가하다’라고 하신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 없이 <대화>하자는 것에는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4. <면허정지 처분>에 대한 유예는 어떠한 전공의도 설득하지 못합니다.

면허 정지는 기본권인 헌법 15조의 ‘직업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며, 37조에 따라 그러한 조치가 행해질 ‘필요한 상황’도 아닙니다. 또한 ‘정당한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통제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민 건강과 보건이라는 공익 목적을 달성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법조계의 주된 의견은 행정소송이나 위헌법률심판에서 높은 확률로 정부가 패소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대통령님은 ‘정당하지 못한’ ‘어차피 하지 못할 처분’에 대해 논하고 계십니다. 정말 법적으로 옳고 당당하다면 즉시 면허 정지 처분을 제게 내려주십시오.

5.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먼저 보여주십시오.

정부는 이미 2020.9.4. 체결된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합의문> 1항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를 일방적으로 파기하였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게 월 100만원을 지급하겠다지만, 이미 몇 년 전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 주던 수련 보조금도 깎았던 정부입니다.

10조를 투입해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에 투입하겠다지만, 이미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수가를 인상했다가 파업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삭감했던 정부입니다. 누가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6. 정부는 <불통>과 <갑질>을 멈추어 주십시오.

전국에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늘어난 당직과 근무시간에 교수님들은 지쳤습니다. 사명감을 가진 전공의들은 병원과 필수의료를 영영 떠나겠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불통과 ‘갑’질을 멈추어 주시고 고통 받는 ‘을’인 환자와 전공의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를 호소 드립니다.

*요약
1. 사직에 나선 것은 <전공의>입니다.
2. <의대교수협>은 전공의나 의료계를 대변하지 못합니다.
3. 정부의 <대화> 언급은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쇼에 불과합니다.
4. <면허 정지 처분>에 대한 유예는 어떠한 전공의도 설득하지 못합니다.
5.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먼저 보여주십시오.
6. 정부는 <불통>과 <갑질>을 멈추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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