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3/22] 미 국무장관 “가자 휴전에 아랍 동맹들과 의견 일치”

1. 중국 2023년도 복권판매 106조원어치 사상 최대
– 사상 최악 취업난에 시달리는 중국 청년들이 복권 구매를 통해 불만을 진정시키는 한편 일확천금도 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 중국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누적 복권 판매액은 5천800억위안(약 106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음. 현지 시장조사업체 몹데이터는 구매자의 80% 이상이 18~34세라고 밝혔음. 2020년 절반을 조금 넘었던 젊은층 비중이 대폭 증가.
– 젊은층의 복권 구매 급증은 심각한 수준의 청년 실업률과 맞물려 있음.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 통계부터는 발표를 잠정 중단. 중국은 몇 달간 연구 끝에 중·고교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 통계를 지난 1월부터 발표하기 시작. 1월에 발표된 지난해 12월 청년 실업률은 14.9%. 지난달의 경우 15.3%로 집계.
– 코로나19 사태 이전 중국 내 복권 판매량은 경기가 호황일 때 늘어났음. 봉급이 늘어날 때 여윳돈이 생기는 블루칼라 노동자 등 저소득층이 주 고객층이었기 때문. 최근 들어서는 젊은 층의 발걸음이 몰리면서 칙칙했던 복권 판매점들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음. 힙(hip·새롭고 개성이 강하다는 뜻)한 장소로 변신을 꾀하고 있음.
– 충칭의 한 복권 가게는 ‘우리는 여전히 꿈을 가져야 합니다. 언제가 그 꿈이 실현될지 누가 알겠어요’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청년들을 유혹. 남서부 윈난성의 성도 쿤밍에는 ‘로또 커피숍’이 등장했는데, 커피를 한 잔 주문할 때마다 즉석식 복권 한 장을 무료로 줌. 중국 정부가 복권을 용인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음.

2. “중국 기술패권 3대 키워드 AI·전기차·스마트폰”
–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스마트폰을 앞세워 미국의 기술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9월 신산업 선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을 형성하자고 말했음.
– 중국은 ‘새로운 생산력 개발’이란 슬로건 아래 자국 첨단산업 기업들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을 더욱 확대할 조짐.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주 자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를 시찰하면서 인공지능(AI)이 새로운 질적 생산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고, 인민해방군은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AI, 무인기술, 항공, 사이버스페이스 등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 현대전에서 갖는 중요성’을 언급.
– 중국은 후발주자이면서도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자국 기업들에 전략적으로 지원, 일부 첨단산업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월한 상태. 예컨대 최근 급격히 성장해 세계 1위 전기차업체로 올라선 BYD(比亞迪·비야디)는 2년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기업. 1990년대만 해도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휴대폰 배터리 등을 제조하던 이 회사는 전기차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이후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
– 이밖에 스마트폰, 반도체, 전자장비 생산 등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에 오른 중국이 기술패권 경쟁에 박차를 가한다면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을 둘러싼 서방과의 분쟁이 더욱 첨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지적. 자유시장경제 원칙이 적용되는 서방 기업들은 정책적 지원은 물론 각종 보조금과 저리 대출, 정부의 환율 개입 등 혜택을 받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기 때문.
– 이에 맞서 미국은 관세와 제재 카드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시도 중.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시절 중국산 상품을 겨냥한 고율 관세를 도입한데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는 등 각종 제재를 잇따라 부과하고 있음.

3. 일본 외교청서 원안, 중국 겨냥 미·일·필리핀 협력 강화 명기
– 일본 정부가 새로운 외교청서 원안(原案)에서 관계 개선중인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의 여러 가지 과제에 대응하는데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평가했다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이 작년 12월 이후 일본의 강제징용 피고 기업에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한 데 대해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
– 외교청서에서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와 관련해 일본과 미국, 필리핀 3개국 협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을 명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달 11일 백악관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을 초청해 제1차 미·일·필리핀 정상회의를 개최. 미국이 일본, 필리핀 3국 간의 정상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것으로 이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
– 외교청서 원안에서는 또 북한에 대해 핵과 탄도미사일 계획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 또 러시아의 대(對)북한 군사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적었음.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두고는 “시간적 제약이 있어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 문제”라며 조기 해결과 진전을 목표로 하는 자세를 분명히 했음.
– 일본 정부는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중국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조치의 즉시 철폐를 요구. 외교청서는 일본 정부가 국제정세와 외교활동 전반을 정리해 매년 펴내는 백서.

4. 태국 국왕 둘째아들 미국에서 모국으로 이주…후계구도 주목
– 지난해 27년 만에 모국을 방문한 태국 국왕 둘째 아들이 미국 생활을 접고 태국으로 이주할 뜻을 밝혀 후계 구도 등을 놓고 관심이 쏠림. 21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마하 와찌랄롱꼰(71·라마 10세) 태국 국왕의 둘째 아들인 와차라렛 위왓차라웡(42)은 태국으로 돌아와 영주권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말했음. 와차라렛은 최근 태국 여권과 신분증도 발급받았음.
–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태국에 투자하려는 외국 투자자와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회사를 세울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음. 다만 그는 “(영구 귀국을 위해서는) 커리어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 생각일 뿐,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래의 문제”라고 덧붙였음.
– 와차라렛은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과 둘째 부인 쑤짜리니 위왓차라웡 사이에서 태어난 5남매 중 둘째. 쑤짜리니는 국왕이 왕세자였던 1996년 이혼 후 아들들과 해외로 떠났음. 미국에서 자란 와차라렛은 지난해 8월 27년 만에 태국을 깜짝 방문. 왕실 지위를 박탈당해 왕자 신분은 아니지만 그는 태국 국민의 환대를 받았고, 지난해 12월과 이달 다시 태국을 방문.
– 30년 가까이 해외에 머물던 그의 귀국을 두고 세간에서는 왕실 후계 구도 등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이 나왔음. 와차라렛은 태국으로 돌아온 특별한 목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지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었을 뿐”이라며 27년 전 나라를 떠난 사람의 심정이라고 답했음. 정계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음.
–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은 네 번 결혼해 총 7명의 자녀를 뒀음. 왕실 공식 직함을 가진 자녀는 3명이며, 이들 중 아들은 디빵꼰(18) 왕자뿐. 왕실은 아직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았음. 1924년 제정된 왕실법에 따르면 국왕이 왕자 가운데 후계자를 지명할 수 있음.

5. 탈레반 최고지도자 거주 아프간 도시서 폭탄테러
– 아프가니스탄 제2의 도시이자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거주하는 남부 칸다하르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AFP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 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칸다하르 중심가 뉴카불 은행 지점 앞에서 폭탄이 터졌고, 이로 인해 현금 인출을 위해 은행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음.
– 아프간 경찰은 이번 테러로 3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지만 AFP 통신은 인근 병원 관계자 진술을 인용해 사망자가 20명에 달한다고 보도. 아프간 통치 세력인 탈레반은 이번 사건이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IS도 이날 늦게 자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
– 탈레반과 IS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계열이지만, IS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 협상을 벌이고 시아파에 온건한 태도를 유지한다며 비난하는 등 적대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음. 이번 폭탄 테러가 발생한 칸다하르는 1994년 탈레반이 결성된 곳으로 탈레반에게는 ‘정신적 고향’같은 도시로 여겨짐.

2024년 3월 21일 이집트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카이로에서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아랍권 고위 외교관들과 만나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AP/연합뉴스>

6. 미 국무장관 “가자 휴전에 아랍 동맹들과 의견 일치”
–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동에 급파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랍권 주요국과 연쇄 접촉하며 휴전을 압박. 블링컨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사메 수크리 외무장관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에 대해 미국과 아랍 동맹국 사이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음.
–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을 재개한 것과 관련해서도 “아직 그곳(합의)에 이르는 데에 어려운 작업이 남았지만,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간극을 좁히고 있다”고 강조. 또한 가자지구 피란민의 최후 보루인 라파 지상전과 관련,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대규모 작전을 펴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
–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최근 개혁 조치와 관련해서는 “초기 단계를 살펴봤는데,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개혁이 계속되면 역내 국가들이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나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과 극심한 인도적 위기를 겪는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구호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이집트 대통령실이 설명.
– 또 미국과 이집트는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가자지구 주민의 강제 이주를 거부하기로 재차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은 부연.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이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가자지구 전후 청사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음.
–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건설하는 방안을 포함한 중동 평화 및 안보 진전을 위해 이집트와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국무부는 소개.
–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시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 지지 입장을 밝혀온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안전 보장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 이는 결국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이전까지 미국이 역점을 들여 추진해온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수교 협상의 재개 노력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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