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3/11] 중국 양회, ‘시진핑 1인체제’ 강조…’당정분리 종언’ 공식화
1. 중국 양회, ‘시진핑 1인체제’ 강조…’당정분리 종언’ 공식화
– 올해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로의 ‘권력 집중’을 명실상부하게 보여준 또 하나의 이벤트로 각인. ‘2인자’ 총리가 갖고 있던 최소한의 명목상 권한마저 사실상 사라지면서 중국 정치가 ‘시진핑 시대’에 완전히 진입했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임.
– 올해 양회 시작을 알린 것은 30여년간 이어져 온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 폐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2차회의 러우친젠 대변인은 개막 전날인 지난 4일 “올해 전인대 폐막 후 총리 기자회견을 개최하지 않는다”고 말했음. 중국 중앙정부 수장인 국무원 총리는 통상 연례 전인대 회의 개막일에 정부공작보고(정부업무보고)를, 폐막일에는 대미를 장식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해왔음.
– 그간 중국 정치 제도화의 핵심 줄기는 ‘당정 일체화’에서 ‘어느 정도의 당정 분리’로 나아가는 것이었음. 당과 국가 중심을 ‘정치 노선 투쟁’에서 ‘경제 발전’으로 변경했으니 중앙정부에 기능적 독립성을 부여하자는 게 문화대혁명을 겪은 덩샤오핑 구상이기도 했음. 이후 총리는 주로 경제 분야를 책임지면서 당 총서기·국가주석·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직하는 최고지도자와 호흡을 맞춰왔음.
– 그러나 시 주석을 오래 보좌해온 ‘시진핑 3기’의 리창 현 총리는 전인대 개막일 정부업무보고 외에는 이번 양회 기간 거의 한 차례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면서 급락한 중국 총리 위상을 그대로 보여줬음. 2018년 헌법 개정으로 국가주석 임기 제한이 철폐되고, 당내 집단지도체제나 당정 분리 관행이 하나씩 깨지면서 ‘당의 핵심’인 시 주석으로의 권력 수렴은 더 명백해졌음.
– 이날 전인대 전체회의가 마지막 일정으로 40여년 만에 통과시킬 것이 유력시되는 국무원조직법 개정안은 ‘당정 분리의 종언’을 법적으로 명문화한다는 의미를 가짐. 현행 국무원조직법은 제2조에서 ‘중국공산당’이나 ‘당’이라는 단어는 40년 넘게 이어진 이 법률 전체를 통틀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으나 개정안엔 국무원이 ‘당의 지도’ 아래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본문 곳곳에 ‘당’을 삽입.
2. “중국, ‘사상 최대’ 35조원 펀드 조성”
– 미국이 중국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규제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사상 최대인 270억달러(한화 약 35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
–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대기금'(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은 2019년 조성했던 2천억 위안(한화 약 36조원)의 2차 펀드 금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3차 펀드를 조성 중. 모금은 지방 정부와 투자 회사, 국영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중앙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액수는 매우 적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음.
– 이번 3차 펀드 조성 계획은 최근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견제하기 위해 잇달아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음. 미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규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과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음.
– 중국은 이에 대응해 반도체 독자 기술 개발을 최우선 국가 프로젝트로 정하고 화웨이와 SMIC 등 자국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음. 중국 정부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대기금’을 통해 조성한 반도체 펀드는 총 450억달러(약 59조원)에 달함.
– 그러나 최근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장착된 반도체 칩이 미국 장비업체의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아직 해외 부품과 장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음.
3. “증시 강세에 일본은행 보유 ETF 평가이익 305조원”
– 일본은행이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의 평가이익이 약 34조엔(약 30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일본 보험사인 닛폰생명 산하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이데 신고(井出吾) 연구원은 지난 2월말 현재 일본은행 보유 ETF의 시가가 약 71조엔으로, 평가이익은 34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
– 앞서 일본은행이 작년 9월 집계한 보유 ETF의 시가는 60조6천955억엔으로, 장부가(37조1천160억엔) 대비 평가이익이 23조5천794억엔이었음. 닛케이는 “반년도 안 되는 기간에 평가이익이 10조엔 이상 불어난 셈”이라며 “이유는 주가 강세”라고 전했음.
– 일본 증시는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40,000선을 돌파하는 등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음. 일본은행은 2010년부터 국채와 함께 자국의 ETF를 사들이기 시작해 한때는 연간 6조엔 규모로 매입하기도 했음. 일본은행의 ETF 매입은 일종의 금융완화 및 금융시스템 안정화 정책으로 도입돼 사실상 ETF를 구성하는 일본 주식시장을 지지해 왔음.
– 최근에는 일본의 주요 공적연금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보유한 일본 주식보다 일본은행이 ETF를 통해 보유한 주식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음.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수정과 관련해 마이너스 금리의 해제와 함께 ETF 매입의 중단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의 ETF 처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음.
4. ‘동남아 전기차허브 육성’ 태국, 전기차레이싱 대회 추진
– 전기차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태국이 세계적인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이하 포뮬러E) 개최를 추진. 11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내년 태국에서 포뮬러E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포뮬러E 경영진과 협의했다고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개. 포뮬러E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전기차 레이싱 대회.
– 동남아시아 전기차 생산 허브를 목표로 하는 태국은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음. 세타 총리는 태국이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고 있으며, 작년 연말 이후 신규 차량 주문의 약 40%가 전기차라고 전했음. 그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포뮬러E 대회를 유치하고자 한다”고 말했음.
– 세타 총리는 포뮬러E 경영진도 첫 태국 대회 개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음 주 치앙마이 지역을 방문해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에 나선 세타 총리는 프랑스에서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 등 12개 기업과 만났다고 밝혔음. 태국 정부는 앞서 미쉐린이 3년간 3억 유로(4천330억원)를 태국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음.
5. 자르다리 전 파키스탄 대통령, 대통령직 또다시 선출
–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또 대통령에 피선. 1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자르다리 전 대통령은 전날 연방 상·하원 및 주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 의원내각제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로 실질적 권한은 총리가 갖고 있음.
– 지난달 8일 총선 이후 협상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한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와 파키스탄인민당(PPP) 등이 후보로 내세운 자르다리는 선거에서 411표를 얻어 181표를 확보한 수니 이테하드 평의회(SIC)의 후보 마흐무드 칸 아차크자이를 가볍게 제쳤음.
– 연방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에서는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후보진영이 93석으로 최다 의석을 차지했으나,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음. 칸 전 총리는 ‘부패죄’ 로 수감 상태여서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음. PTI는 정당법 위반으로 정당 상징 사용이 금지돼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 PTI가 연대하기로 한 군소정당 SIC에 합류.
– 75석으로 의석수 2위를 차지한 PML-N과 3위 PPP 등은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서 PML-N 소속 셰바즈 샤리프 전 총리가 새 정부 총리를 맡고 PPP 소속 자르다리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을 갖는 것으로 합의.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 3일 연방하원에서 총리로 선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자르다리는 2007년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이자 현재 PPP 총재인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의 아버지.
6. “스위스 등 유럽 4개국, 인도에 15년간 130조원 투자”
– 스위스 등 유럽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이 인도에 15년에 걸쳐 1천억달러(약 130조원)를 투자하기로 했음.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와 EFTA가 약 16년에 걸쳐 협상을 벌인 끝에 이 같은 내용의 ‘무역과 경제 파트너십 협정'(TE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 등이 보도.
– 고얄 장관은 “이번 협정은 구속력 있고 공정하며 5개국 모두 (이 협정을 통해)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 함께 자리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연방경제교육부 장관은 이번 협정이 21차례의 협상 결과물이라며 인도를 무역과 투자를 위한 엄청난 기회의 시장이라고 지칭.
–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 4개국이 인도에 투자하는 대가로 가공식품과 음료, 전기기계 등의 수출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협정으로 이들 유럽국가의 의약품과 의료기기 산업도 혜택을 보게 됐다고 전했음. 인도는 지난 2년 동안 호주, 아랍에미리트(UAE)와 무역협정을 맺었고 현재 영국과는 협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이는 2030년까지 연 수출 1조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라 설명.
– EFTA는 1960년 유럽연합(EU)에 대한 견제 단체로 출범했으며 출범 당시에는 영국과 오스트리아 등 다수의 유럽 국가가 회원국으로 참가했지만 현재는 스위스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4개국만 남아있음. 세계 10대 상품 교역 기구인 EFTA는 지금까지 EU 회원국 외 40개국과 무역협정을 맺었음.
7. 가자지구 휴전협상 불투명, 라마단 앞두고 긴장 고조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 없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앞으로의 휴전 합의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옴.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3월 10일∼4월 8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변국들이 휴전 합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짐.
–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집트와 카타르 등의 중재로 열린 협상에서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맞교환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 이스라엘은 하마스 측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중 생존자와 석방 대상자, 인질 석방의 대가로 풀려날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등의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아예 협상단도 보내지 않았음.
– 하마스는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일선 부대와 접촉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스라엘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음. 또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군과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을 휴전 조건으로 내걸었음.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등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철군도 휴전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휴전이 체결되도록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음. 이집트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고위 간부들 및 중재국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이집트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
– 라마단 직전까지도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도 비상이 걸렸음. 라마단을 계기로 6주간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구호물자 가자지구 반입 확대를 추진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
–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휴전 협상 타결 없이 맞이하는 라마단을 우려하고 있음. 특히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의 불씨가 되어 왔음. 실제로 알아크사 사원 근처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