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3/5]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 남중국해 ‘영토’ 수호의지 천명

1. 중국 정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5% 안팎”
–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제시.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발표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음. 리 총리의 전인대 업무보고는 지난해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
–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이자 1991년(4.5%)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 중국은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자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2%의 경제성장을 이뤄내 ‘5.0% 안팎’이란 당초 목표를 달성. 이런 자신감을 앞세워 중국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목표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음.
–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경제활동 재개를 본격화했음에도 예상보다 회복의 동력이 약했던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 각종 악재로 고전.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이코노미스트 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5% 안팎으로 정하겠지만 실제로는 약 4.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음.
– 중국 정부는 또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액하기로 했음. 이는 지난해 증가율 7.2%와 같은 것으로 2021년 6.8%, 2022년 7.1%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것. 아울러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0%로 설정, 4조600억 위안(약 750조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하기로 했음. 이를 통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조 위안 상당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방침.
– 리 총리는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에 대해 “국내외 형세와 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필요와 가능성을 함께 따졌다”며 “성장률 목표는 취업 증가와 리스크 예방·해소, 경제 성장 잠재력과 이를 지지하는 조건을 고려했다”고 설명. 그는 “올해 우리나라(중국) 발전이 직면한 환경은 여전히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가 병존해 있고, 유리한 조건이 불리한 요소보다 강하다”고 강조.

2. 전인대 폐막회견 폐지…’시진핑 1인체제’ 권위 강화
–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때 총리 기자회견이라는 30여년 전통을 올해부터 없애기로 한 것은 현 중국 권력 체제에서 총리의 위상 저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옴. 이는 반대로 그만큼 ‘시진핑 1인체제’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보임.
– 러우친젠 전인대 14기 2차 회의 대변인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전인대 폐막 후 총리 기자회견을 개최하지 않는다”며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이번 전인대 후 몇 년 동안 더는 총리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음. 러우 대변인은 대신 미디어센터에서는 부장(장관) 기자회견과 약식 질의응답 횟수를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음.
– 언뜻 보면 특정 이슈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아는 담당 부장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줌으로써 언론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조치로 읽힐 수도 있음. 하지만, 중국에서는 최고 지도자급 인사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기회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음. 가뜩이나 중국은 그동안 기업 정보와 법원 판결문, 학술 논문 등의 접근을 제한해왔음.
– 총리 기자회견 중단은 깜짝 발표처럼 나왔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음. 양회 개막 전 관영 매체와 정부 웹사이트에 개설됐던 ‘총리에게 할 말 있습니다’라는 게시판은 ‘정부 업무보고에 건의합니다’로 이름이 바뀌었음. 이에 앞서 증시 폭락세와 관련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증권 당국 보고를 몸소 챙기는 등 본래 리 총리의 권한이 시 주석에게로 넘어간 모습도 보였음.
–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장이던 때 비서실장이었던 핵심 측근 리창이 국무원 총리로 임명될 때부터 총리의 역할이 ‘시진핑 대리인’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 ‘시진핑 1·2기’ 10년 동안 국무원을 이끈 고(故) 리커창 전 총리는 2인자이자 경제 사령탑으로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과는 명확히 대비되는 대목.

3. 일본 증시 첫 40,000선 돌파, 또 최고치 기록
–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일 40,0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2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40,109로 장을 마감.
닛케이지수가 장중과 종가 기준으로 40,000선을 넘은 것은 모두 처음.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개장과 동시에 40,000선을 넘은 뒤 오전 10시 47분께 40,314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상승 폭이 감소.
–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 지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의 추가 랠리 장이 펼쳐지면서 지난 12개월 동안 260% 급등한 엔비디아는 1일에도 종가 기준으로 4.0%나 상승.
– 도쿄증시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어받아 반도체 관련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 도쿄증시 대표적 반도체 종목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이날 약 2%가량 상승. 다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인 어드반테스트는 3%대, 디스코는 2%대 상승률을 각각 기록.
–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 7곳을 지칭하는 ‘매그니피센트7′(M7)에 빗대어 일본 증시를 이끄는 주요 기업 7곳을 ‘사무라이7′(S7)이라고 칭한 바 있는데 S7 멤버 중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주요 상승 종목에 이름을 올렸음.
– 일본 기업의 양호한 실적과 함께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서 탈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면서 국내외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된 것도 상승의 배경으로 꼽힘. 교도통신은 “일본 대기업이 봄철 임금협상 ‘춘투'(春鬪)에서 잇달아 큰 폭의 임금 인상에 노조와 합의, 물가와 임금이 나란히 오르는 선순환이 현실화 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주식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졌다”고 분석.

필리핀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4.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 남중국해 ‘영토’ 수호의지 천명
– 필리핀 정부가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위협에 굴하지 않고 ‘자국 영토’를 지켜내겠다고 천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동남아 국가연합)-호주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에 참가해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음.
– 마르코스 대통령은 “국제법에 의해 명확하게 밝혀졌음에도 (필리핀의) 주권과 관할권을 침해하기 위한 도발적이고 일방적이며 불법적인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불행하다”고 말했음. 그러면서 “다른 선택이 없다. 공화국 영해를 지켜야 한다. 그것은 지도자의 의무다”라며 “필리핀의 영토적 통합성은 위협받을 수 없고 위협받는다면 그 위협으로부터 (영토적 통합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
–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으나 그의 발언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필리핀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음.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음.
– 중국은 이런 주장을 근거로 2012년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를 강제로 점거했고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 이에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2016년 판결했음. 하지만 중국은 같은 입장을 고수해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음.
– 대통령 발언에 앞서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도 이날 또 다른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에서 남중국해에서 법의 지배가 유지되도록 중국을 제외한 주변 국가들에 더욱 강력히 단결하자고 촉구. 마날로 장관은 무력 사용 위협에 맞서 아세안 등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 그 역시 발언에서 중국을 거명하지는 않았음.

5. 탁신 ‘동생’ 잉락 전 총리, 직무태만 무혐의 판결
–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물러났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일가가 속속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있음. 로이터통신은 4일 태국 대법원이 잉락 친나왓 전 총리의 직무태만 혐의를 기각했다고 변호인과 현지 언론 등을 인용해 보도.
– 앞서 2022년 국가 반부패위원회는 잉락이 재임 시기인 2013년에 2억5천만밧(약 92억원) 상당의 정부 발주 사업과 관련해 규정대로 입찰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직무태만 혐의를 제기. 하지만 대법원은 잉락이 법에 따라 직무를 수행했으며 어떠한 혜택도 받지 않았다면서 만장일치로 혐의를 기각했다고 변호인은 전했음.
– 탁신의 동생인 잉락은 2011년부터 총리로 재임하던 중 2014년에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쌀 고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당해 5년간 정치 활동이 금지됐음. 또 검찰은 재정 손실 유발 및 부정부패 묵인 혐의로 그를 기소. 잉락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2017년 해외로 도피한 상황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음.
– 이번 대법원 결정은 지난달 단행된 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가석방과 맞물려 주목. 탁신은 2001∼2006년 총리를 역임하다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 부패 등 혐의 관련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달아났음. 해외에서도 계속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탁신은 자신의 세력인 프아타이당의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된 작년 8월 22일 전격 귀국해 징역 8년을 선고받고 수감.
– 수감 첫날 건강상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고, 수감 6개월 만인 지난달 18일 가석방. 그는 아직도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옴.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은 군부 세력과 결탁해 정권을 잡은 프아타이당의 대표. 탁신은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 바 있음.

6. 이란 ‘히잡 시위’ 뒤 첫 총선 강경파 압승
– 이달 1일 이란 총선에서 반서방 강경 보수파가 의회(마즐리스) 압도적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 4일(현지시간) 이란 내무부는 1일 투표에서 대선거구제에 따라 당선 확정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20%을 넘긴 후보가 전체 290명 중 245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음.
– AP 통신은 “당선자 245명 중 약 200명이 강경 보수파 진영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으로 분석됐다”고 전했음. 온건파이거나 중도로 분류된 당선자는 45명 안팎으로 집계. 이는 현 의회에 개혁파 18명, 중도 38명을 합한 수보다 적음. 여성 당선자도 11명으로 현재 여성 의원 16명보다 감소. 소수민족에게 할당된 5석을 제외한 나머지 40개 의석은 오는 4∼5월 결선 투표로 당선자가 결정.
–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갖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단 88명에 대한 선거에서도 보수파가 우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음.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위원에 무난히 당선.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84세로 고령이라는 점에서 차기 국가지도자운영회의가 후임자를 결정할 수도 있음.
–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상당히 저조. 국영 IRNA 통신은 투표율이 41%를 기록했다고 보도.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공화국이 건국된 이래 최저였던 2020년 총선(43%)보다도 낮아졌음. 블룸버그는 현지 언론을 인용, “30명을 뽑는 수도 테헤란의 투표율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음.
– 2022년 이른바 ‘히잡 시위’ 이후 첫 전국단위 선거였지만 개혁파를 지지하는 대도시의 젊은 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낮아진 투표율이 강경 보수파의 압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임. 앞서 서방 매체들은 개혁 성향의 후보 신청자가 후보 자격 심사에서 대거 탈락한 만큼 강경 보수파의 우세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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