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9] 인니 대통령, 야당 대선후보와 독대 ‘중립의무’ 논란
1. 중국 지도부, 잇단 군 비리에 기강잡기
–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잇단 비리 사건에 연루된 군 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벌이는 가운데 군대 내 일선 조직에 대한 ‘기강잡기’에도 나섰음. 8일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에 따르면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와 중앙군사위 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군대기층 당조직의 제1종 형태에 대한 정확하고 규범적인 사용에 관한 통지’를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앙군사위의 비준을 받아 발표.
– ‘통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사력 강화 사상과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종엄치군(從嚴治軍·엄격한 군 관리) 요구를 철저히 관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음. 구체적으로는 군 장병에 대한 일상교육과 관리 감독을 강화하며 이른바 ‘첫번째 형식’을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도 적시.
– ‘첫번째 형식’이란 중국 공산당이 2016년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당의 기강 확립을 위해 채택한 ‘중국 공산당 당내 감독 규정’ 제7조에 언급된 4가지 형식 중 하나로, 자아비판과 조직 내의 상호비판이 핵심 내용. 이와 관련, 해방군보는 “당조직은 정치적 책임감을 갖고 문제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해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중국 지도부가 일선에 이같은 통지를 하달한 것은 최근 로켓군을 비롯한 군 장성들의 잇단 부패 사건이 잇따르는 것으로 볼 때 군대 내의 자정 기능이 상실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 상명하복 문화의 군의 특성상 내부 고발 등이 쉽지 않다 보니 작은 부패와 비리가 대형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임.
2. 일본 정부, ‘뒷북대응’ 비판 속 노토강진 ‘특별재해’ 지정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 지진을 ‘격심재해'(특별재해)로 지정하기 위한 준비 절차를 지시했다고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이 보도. 노토반도에서는 지난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으며 이날 사망자가 168명으로 늘어났음. 부상자 수는 565명, 연락 두절 주민 수는 323명으로 각각 집계.
–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관저에서 열린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피해 현황 조사 결과 공공토목과 농지 복구 사업의 보조율 상향, 중소기업 재해 보상 특례 등에서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특별재해 기준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관련 절차를 지시. 격심재해 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 예산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교부세율을 높일 수 있으며, 예비비를 통한 신속한 복구비 집행도 가능.
– 노토반도 강진은 이날로 발생 1주일이 됐지만, 여전히 고립된 사람과 연락이 끊긴 사람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피해 규모가 전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초기에 공무원을 파견해 정보를 수집하고 지시를 전달하려 했으나, 많은 도로가 훼손됐고 노토 공항도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음.
– 아울러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는 지진 발생 이틀 만에 자위대원을 2천 명에서 2만5천 명으로 늘렸지만, 이번에는 자위대 인력을 날마다 수천 명 혹은 수백 명씩 늘리는 데 그쳤다고 지적.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반도라는 지리적 조건과 많은 도로가 끊긴 곤란한 상황을 언급하며 “숫자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강조.
– 하지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는 “순차적으로 (자위대원이) 투입되고 있다. 늦다”고 밝혔고, 방위성 내부에서도 “초기 대응을 안이하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아사히는 전했음. 아울러 기시다 총리가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에 참여하고 취재진과 자주 만나 결과를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총리가 재해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음.
3. 인니 대통령, 야당 대선후보와 독대 ‘중립의무’ 논란
–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야당 후보와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음. 8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조코위 대통령이 기호 2번인 야당 그린드라당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와 한 식당에서 단둘이 식사하는 사진이 공개.
–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이 단둘이 만나는 장면이 공개된 것은 대선 후보가 확정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정치 중립 의무를 어기고 있다며 비난. 여당인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은 성명을 통해 조코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과 경찰, 군에 중립을 지키라고 명령했다며 자신부터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
– 여당 대선 후보인 간자르 프라노워도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이 누구 편이라고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낫겠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권한과 권력의 남용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음. 이에 대해 정치 평론가인 아디 프라이트노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조코위 대통령이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자신의 유일한 후계자라는 것을 대중에게 명확히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음.
– 내달 14일 열릴 인도네시아 대선은 조코위 대통령이 여당이 아닌 야당을 사실상 지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두 번 모두 조코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고, 대선 뒤에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조코위 대통령과 각을 세웠음.
–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 그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으며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자신이 속한 여당 후보가 아닌 야당 소속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PDI-P의 당수이자 전 대통령인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와 조코위 대통령의 관계가 단단히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
– 심지어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 시장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뛰고 있음. 이 과정에서 36세인 기브란이 부통령 후보로 나올 수 있도록 만 40세 이상으로 정해 놓은 대통령·부통령 후보 연령 제한을 바꾸기도 해 논란이 됐음.
4. 태국, ‘타이 셀렉트 푸드’ 인증제 실시
– 소프트파워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태국 정부가 자국 음식 세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섰음. 8일 현지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상무부는 소프트파워 강화 정책의 하나로 태국 음식을 해외에 홍보하기 위한 새로운 캠페인 ‘타이 셀렉트 푸드'(Thai SELECT Food)를 펼침. 신뢰할만한 태국 식당에 ‘타이 셀렉트’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
– 태국 정통 음식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외 태국 식당을 인증함으로써 태국 요리가 인기를 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도. 인증 마크는 태국 전통 방식으로 조리하는 식당이나 포장 식품에 제공.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태국 식당이 약 1만7천500여개 있으며, 미국에 가장 많은 약 6천850개가 있음.
– 태국 음식은 세계적인 미식 중 하나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 태국 정부는 2002년부터 음식을 앞세운 ‘미식 외교’를 펼쳤고, 해외에 약 5천500개였던 태국 식당은 3배 이상 늘어났음. 소프트파워 강화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인 정부는 태국 음식의 인기를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
– 태국은 지난해 9월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세타 타위신 총리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음. 관광, 축제, 스포츠, 음식, 영화, 음악, 미술, 도서, 게임, 디자인, 패션 등 11개 분야를 소프트파워 핵심 산업으로 선정. 정부는 태국 소프트파워를 세계에 알려 연간 4조밧(148조6천억원)을 창출하고 일자리 2천만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
5. 헤즈볼라 지휘관 폭사…이스라엘, ‘두개의 전면전’ 위기
–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전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북부 전선에선 헤즈볼라와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급 지휘관이 사망. 복수의 레바논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즈달 셀름을 공습,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지휘관 중 하나인 위삼 알타윌이 숨졌다고 전했음.
– 그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교전에서 지금까지 사망한 헤즈볼라 지휘관 가운데 최고위급. 다른 소식통은 AFP통신에 “숨진 지휘관이 레바논 남부지역의 헤즈볼라 작전을 관리해온 인물”이라며 “그는 차량을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에 사망했다”고 말했음. 라드완 부대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지역 침투 공격에 대비해 2008년에 창설한 특수작전부대.
– 가자지구에 집중해온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헤즈볼라에 공격받을 때마다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기지 등에 반격을 가했음. 지금까지 레바논에서 135명의 헤즈볼라 대원을 포함해 18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고 이스라엘에서도 9명의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사망.
– 지난 2일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하마스의 사무실까지 드론 공습을 받아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알아루리 등 6명이 사망하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 수위가 높아졌음.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 이날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고위급 지휘관이 사망하면서 헤즈볼라가 2006년처럼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음.
–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북부 국경을 방문, “헤즈볼라는 2006년 우리를 오판했고 지금은 더 심하게 오판한다”며 “헤즈볼라는 이곳에서 엄청난 힘과 단합, 안보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결단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음. 헤즈볼라도 이미 이스라엘과 전면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알아루리 사망 직후 성명을 통해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다”며 보복을 다짐.
6. 이스라엘군, 가자 전투 저강도 전환 공식화
– 석 달 넘게 하마스 소탕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고강도 전면전에서 저강도의 타깃형 전투로 전환했음을 공식 확인.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전쟁의 단계가 전환됐다. 그러나 전환 의식은 없다. 극적으로 발표할 것은 없다”고 말했음.
– 하가리 소장은 “이달 초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둔군 병력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 또 그는 이스라엘군이 전투 방식을 전면전에서 특정 목표를 겨냥한 급습 형태로 바꾼 이후 가자지구 북부 등에서 싸움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부연.
– 대신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와 데이르 알 바라흐 등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하마스 요새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덧붙였음.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은 약 200만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피란민을 위해 더 많은 구호품이 반입되도록 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음.
– 이 인터뷰를 두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 국면전환을 미국 매체를 통해 공식화한 것이 눈에 띈다고 논평.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에 공세 국면 전환을 지속해 요구해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