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믿어서 구원받았을까?

구원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소위 말하는 회심이라는 과정 속에 우리는 내가 죄인 중의 괴수였다는 어마어마한 실망감과 더불어 나 같은 죄인이 용납 받았다는 무한한 기쁨이 함께 찾아오는 신비한 경험을 합니다. 좌절과 환희를 동시에 느낍니다.


갈라디아서 2장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알므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로써가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써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이신칭의'(以信稱義)라고 하는 구원에 관한 대명제입니다. 구원은 행위가 아닌 믿음을 통해 주어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믿어서 구원 받는다면 믿는 것도 일종의 행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생각하고 말하면서 은연중에 믿음을 행위로 여기곤 합니다. 그래서 믿어도 그냥 믿지 말고 ‘열심히’ 믿으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믿고 구원받았다고 하기엔 내가 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왠지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아 보험에 드는 차원으로 헌금생활, 주일성수, 교회봉사 등을 열심히 합니다. 구원 받은 감격 때문에 해야 하는 일들을 구원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믿음을 하나의 행위로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신 일, 그것 갖고는 불충분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구원에 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감사한 마음이 드는지, 아니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불안하고 허전한지 잘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구원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소위 말하는 회심이라는 과정 속에 우리는 내가 죄인 중의 괴수였다는 어마어마한 실망감과 더불어 나 같은 죄인이 용납 받았다는 무한한 기쁨이 함께 찾아오는 신비한 경험을 합니다. 좌절과 환희를 동시에 느낍니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내 존재 전체를 휘감았던 그 감격이 희미해지면, 우리는 믿음조차 하나의 행위로 여기게 됩니다. 지분의식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면 서로가 각자의 믿음 비교하게 되고 교회는 자기 믿음을 자랑하는 경연장으로 변질됩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우리는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받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믿어서 구원받은게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해주셔서 믿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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