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팝콘은 가볍고 영화는 무겁다’
국회도서관장을 역임한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은 세계 도서관 탐험가이자 작가다. 유종필씨가 영화와 넷플릭스 시리즈물에 대해 인문학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평론한 에세이 모음을 냈다.
제목은 <팝콘은 가볍고 영화는 무겁다>. 그동안 인기를 끌던 ‘유종필의 쫄깃한 영화 이야기’ 블로그 연재물 중 엄선한 작품을 △사랑과 이별 △가족애와 우정 △예술 △정치 △사회 △미스터리 △인생의 아름다움 등 7개 테마 별로 엮은 것이다.
Ⅰ.
“영화는 외로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멕시코의 거장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자기 안의 상상력을 최대치로 동원하지 않으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없다. 없는 상상력까지 짜내려면 외로움의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고독은 상상력의 원천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지내면 극한의 상상력이 나오기 어렵다. 영화 생산자인 쿠아론이 말한 영화와 외로움의 관계는 이런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소비자 입장에서도 영화는 외로움과 관계가 깊다. 독생독사(獨生獨死)의 인생길에 고독을 대신해 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친구 해줄 영화는 넘쳐난다. 여기저기 널려진 게 영화관이고 OTT 서비스 활성화로 시간 장소 구애 없이 영화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그 무궁무진한 세계에서 마음껏 유영(游泳)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Ⅱ.
영화는 언뜻 보면 오락이지만 깊게 보면 인문학이다. 어떤 장르의 영화든 철학적, 문학적, 역사적, 정치·경제적 배경이 있다. 인문학도(人文學徒)를 자임하는 나는 영화를 인문학적 시선으로 보고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버릇이 있다. 인문학은 고독의 산물이다. 고독은 쌉쌀하면서도 달콤하다. 여기에 인문학과 영화의 접점이 있다. 인문학은 삶의 뿌리를 단련시킨다. 영화는 삶의 열매를 풍요롭게 한다. 삶의 뿌리를 단련시키고 열매를 풍요롭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문학적 영화 보기의 힘이다.
Ⅲ.
꽃이 피는 것은 외로움 때문이고, 바람에 향기를 날리는 것은 그리움 때문이다. 나는 외로움에 영화를 보았고, 그리움에 글을 쓰고 세상에 퍼뜨렸다. 영화 보기는 쾌락임과 동시에 고통이고, 글쓰기는 희열임과 동시에 고역이다.(프롤로그 중에서)
인문학도(人文學徒)를 자임하는 저자는 평소 영화나 드라마를 문사철(文史哲) 인문학적 시선으로 보고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버릇이 있다고 밝힌다. 영화는 외로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인문학은 쌉쌀 달콤한 고독의 산물이다. 여기에 인문학과 영화의 접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영화는 언뜻 보면 오락이지만 깊게 보면 인문학이다. ‘인문학적 영화 보기’는 과연 어떤 맛과 멋과 의미가 있을지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을 보자.
“이 책은 영화와 시리즈물의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코멘트하는 특이한 형식의 영화 서적이다. 저자 특유의 날카로운 분석은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따뜻한 감성이 배인 맛깔스러운 문장은 쫄깃한 맛을 선사한다. 활동사진을 글로 옮겨놓은 작업의 묘미가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영화의 맛과 전혀 다른 ‘글맛’을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