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아름다운 인연’…군산남초등 최정중 감독
2018년 인천 동막초등학교로 재능기부 가서 알게 된 최정중 감독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 연락하며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후배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을 선배로서 많이 배우고 있다.
한달 전 최정중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인천 동막초등학교 감독생활을 접고 고향인 군산으로 내려가 지난 2월 중순부터 군산남초등학교 지휘봉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9월 16일 군산남초등학교 야구부 숙원인 야구장 보수와 인조잔디가 드디어 완공이 되었다고 한다. 수년 동안 염원했던 인조잔디 구장 준공식이 그날 열렸다. 나는 만사 제쳐두고 인조잔디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군산으로 갔다.
군산남초등학교 야구부 방문은 이번이 3번째다. 인조잔디 준공식과 함께 포수 재능기부도 했다. 순천 남산초등학교와 익산리틀야구 선수들이 군산남초교에 왔다.
아래 글은 2018년 최정중 감독이 맡고 있었던 인천 동막초등학교에 재능기부 갔다가 썼던 글이다.
‘유소년들은 야구가 즐거워야 한다’
인천 동막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했다. 날씨가 쌀쌀한 가운데에서도 열정적으로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덩달아 힘이 났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볼을 던지고 타격하는 모습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전에는 주로 고등학교를 많이 다녔다면, 올해부터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위주로 다니려고 한다.
초등학생들을 위해 주로 당일로 재능기부 할 때가 많다. 짧은 시간에 기술적인 것을 가르치기보다는 학생들과 같이 운동하며 놀아주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야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인천 동막초등학교 최정중 감독이 오늘 내가 온다는 이야기를 지난 주에 해서 그런지 학생들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인천 동막초등학교는 작년에도 재능기부 했던 학교다. 어린학생들이 스스럼 없이 나에게 다가오면서 하는 말이 “감독님 SK팀에서 감독생활 하실 때 에러 8개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학생드은 “팬티만 입고 약속 지키셨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어요?” 그러면서 팬티만 입고 뛰던 흉내를 내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감독님 홈런 치시고 다이아몬드 도실 때 껑충 뛰시는 모습 잘 보았습니다” 하며 선수들이 내 흉내를 내는 것이다.
어린선수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선수들 마음은 이미 열렸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연습 내내 밝게 웃으면서 했다. 선수들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선수들로 인해 내가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엔도르핀이 마구 솟는 시간이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엔도르핀을 선물해 준 아이들에게 내가 더 고마웠다.
유소년들은 야구가 즐거워야 한다. 앞으로 현장 지도자들이 이 점에 더욱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운동선수들 중에 극히 일부분만 직업 운동선수가 된다. 나머지 선수들은 야구를 통해 얻어야 할 것들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스포츠를 통한 건강한 신체와 정정당당함, 협동심, 희생정신 이런 것들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운동장에서 흘리는 땀으로 배운다면 필경 좋은 사회구성원이 될 것이다.